민간사업자 KPIH “하나금융투자와 금융주간사 계약”
대전시·도시공사 “주주갈등 불씨 꺼야 사업정상화 가능”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유성복합터미널 건립사업이 하나금융투자의 참여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민간사업자인 KPIH가 하나금융투자와 금융주간사 계약을 체결키로 한 것. 다만, KPIH 주주 간 갈등을 함께 풀 수 있느냐가 사업정상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9일 (주)KPIH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KPIH는 서울 본사에서 하나금융투자와 금융주간사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당초 금융권 3개사 이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문제를 협의해 왔으나 하나금융측이 가장 적극성을 보이면서 금융주간사 계약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KPIH측 설명이다.
지난달 4일 토지소유주인 대전도시공사는 KPIH가 사업자금 확보를 위한 PF대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용지매매계약을 해제하고 토지대금 594억 원을 돌려 준 바 있다. 본 계약인 사업협약 해지는 아니었지만, 사실상 ‘사업무산’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대전시 내부에서는 “민간사업방식이 계속 좌초돼 시민불편과 불만만 가중시키느니, 일단 재정을 투입해 터미널부터 짓자”는 공영개발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전도시공사와 KPIH측 토지매매계약이 해제됐다고 해서, 섣불리 공영개발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은 소송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본 계약 해제를 위해 KPIH측에 자금 확보 기회를 주고, 여의치 않을 경우 본 계약을 파기시킨 뒤 공영개발을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데드라인은 오는 16일로 정해졌다. 16일까지 KPIH가 사업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본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가 이뤄졌다. 그 사이 KPIH측은 3개 이상의 금융사와 PF대출 문제를 협의했고, 여기에 하나금융투자가 응하면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게 된 것.
물론, KPIH가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나금융투자와 금융주간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도 주주 간 분쟁 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사업이 재차 공전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나 대전시도 매우 신중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전시 고위 관계자는 “지난 번 금융사가 사업에서 이탈한 이유 역시 주주 간 갈등 때문이었다”며 “주주 간 갈등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채 금융주간사를 선정했다고 해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대전도시공사 역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아직 확실히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모든 사업제약 요인을 해소해야, KPIH와 사업협약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