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구 가수원동 가수원중학교 옆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정식 백반, 즉 집 밥이 새삼스럽게 주목받고 있다.
집 밥은 한국 식문화에서 밥은 상징적인 존재다. 식사인 동시에 생명이기 때문이다. 영양적으로 안정돼 있고 칼로리도 낮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식단이다. 

벌교꼬막 무침
벌교꼬막 무침

어머니 정성과 손맛이 살아있는 동네 집 밥 벌교에서 온 꼬막무침정식 인기

대전시 서구 가수원동 가수원중학교 옆에 있는 ‘자연애뜰‘은 옛날 시골집에서 어머니 손맛으로 차려준 밥상을 선보이는 동네 집 밥집이다. 한마디로 집에서 먹는 것처럼 좋은 재료를 써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깔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50m2(15평) 정도의 작은 매장으로 메뉴는 벌교꼬막정식을 비롯해 갈치조림, 갈치구이, 고등어구이, 청국장 등이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여기에는 모두 돌솥밥이 함께 딸려 나온다.

꼬막정식의 꼬막회무침은 대형 꼬막프랜차이즈 업소와 주산지 전남 보성군 벌교보다 더 맛깔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벌교에서 이틀마다 공수해 오는 참꼬막은 그중에서도 최고 등급인 A급만 사용해서 삶으면 토실토실하고 통통해 씹히는 식감이 다르다. 여기에 껍질을 깐 꼬막에 진간장을 다시 이집만의 비법으로 재 가공해서 만든 특제양념장이 일품. 달착지근하면서 입안에 착 달라붙은 담백한 맛이 10대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입맛에 맞는다. 가격도 착하지만 양도 푸짐하게 준다.

돌솥밥 벌교꼬막정식
돌솥밥 벌교꼬막정식
벌교꼬막정식
벌교꼬막정식

이런 꼬막무침을 들기름과 김가루를 뿌린 양푼에 돌솥에 있는 따끈따끈한 돌솥밥을 넣고 참나물이나 고사리나물을 넣고 비벼서 먹는 환상의 맛은 무조건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마력의 맛이다. 꼬막과 밥알이 양념장과 아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통통한 꼬막이 물컹하게 씹히면 치 감과 식감이 최고조에 이루면서 세로토닌이 솟아나는 느낌이다.

보통 바지락 크기의 작은 꼬막 맛을 본 사람들은 꼬막 맛에 새삼 놀란다. 그만큼 꼬막재료만큼은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최고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이런 맛으로 SBS 생활의 달인에서 꼬막의 달인 방송출연이 요청이 들어왔다. 담당 PD가 찾아와 먹어보고 요청했지만 혼자 1인 3역을 해오고 있는 주인장 신영현 씨가 이틀 동안 촬영하는 여건이 맞질 않아 거절했다고 한다. 이밖에 갈치조림과 갈치구이도 인기 메뉴, 구수한 청국장도 괜찮다.

갈치조림
갈치조림
돌솥밥갈치조림정식
돌솥밥갈치조림정식

모든 메뉴 돌솥밥.특제 양념장으로 무친 벌교꼬막무침 일품. 꼬막비빔밥으로 최고

꼬막은 수심 10m까지의 진흙바다에서 산다. 오염된 바다에서는 살 수 없어 바다 청정도의 척도가 되는 해산물이기도 하다. 종류는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으로 나뉘는데 특히 보성 벌교의 참꼬막은 가장 살이 쫄깃하고 즙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벌교 산이 최고로 대접받는 것은 벌교앞바다의 지리적 특성 때문, 고흥반도와 여수반도가 감싸는 벌교 앞바다 여자만(汝自灣)의 갯벌은 모래가 섞이지 않는데다 오염되지 않아 꼬막서식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해양수산부는 여자만 갯벌을 우리나라에서 상태가 가장 좋은 갯벌이라 발표한 바 있다.

꼬막에는 헤모글로빈과 비타민B, 철분, 코발트 성분이 들어있어, 빈혈, 현기증에 효과가 있다. 또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함량이 적고 타우린과 베타인 등의 성분이 있어 간의 독성을 해독해주고 숙취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주인장 신영현
주인장 신영현
부추전
부추전

이곳 집 밥에는 변하지 않는 8가지 반찬이 제공된다. 오징어무침, 두부조림, 참나물무침, 버섯볶음, 도라지무침, 열무김치 등 매일 아침 만들어 점심식사에 사용한다. 점심 후에는 다시 반찬을 만들어 저녁에 사용할 정도로 신선하고 정갈한 반찬이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예사롭지 않다. 어머니 정성과 손맛이 그대로 배어있다.  반찬은 계절에 따라 그때그때 제철식재료로 바뀌어 나오기 때문에 질리지도 않는다. 이런 반찬 은 보통 2-3번 리필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신영현 주인장이 직접 만든다. 손도 빠르지만 부지런하다. 거기다 푸짐한 인심이 남다르다. 손님이 원하면 뭐든 퍼준다. 이런 원동력은 부산이 고향인 부산아즈매가 20년 전 남편직장으로 대전으로 이사와 대형식당을 운영한 적이 있는데 음식솜씨만 믿고 너무 자만하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 이제는 그런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계산하지 않고 모든 것은 손님입장에 서서 생각한다.

참꼬막
참꼬막
삶은 벌교 참꼬막
삶은 벌교 참꼬막

주인장 신영현 1인 3역 손님입장에 서서 식당운영 단골 늘어나

이런 것을 손님들이 아는지 잊지 않고 찾아주는 단골들이 많다. 돌솥밥이기 때문에 30분 전이라도 전화예약을 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 요즘 코로나19로 예전 같진 않지만 그래도 예약전화로 정신없이 바쁘다. 

사실 이곳은 가수원동에서도 은하아파트 뒤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은 조금은 외진 곳이다, 하지만 최근 외지에서도 소문 듣고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는 브레이크타임이 없다. 시간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찾아와 먹을 수 있게 만든 주인장의 배려다.
1주, 3주째 일요일 휴무. 32석. 돌솥밥꼬막정식 1만 원. 돌솥밥갈치조림1만 2000원. 돌솥밥청국장 정식 8000원. 대전시 서구 가수원로48에 위치해 있다.

대전시 서구 가수원동 은하아파트 뒤편에 위치한 자연애뜰 전경
대전시 서구 가수원동 은하아파트 뒤편에 위치한 자연애뜰 전경

최근 식단은 점점 서구화 되고 있다. 맛을 느끼는 미각은 개인의 경험과 주관에 따라 달라지지만 직장인들은 집에서 어머니가 해줬던 평범하지만 정성이 들어간 음식생각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자연애뜰은 문득 어머니가 해주는 집 밥이 생각날 때 찾으면 더없이 좋은 곳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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