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상춘재서 김태년‧주호영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
21대 국회 개원 및 전반기 원구성 앞두고 ‘협치’ 당부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만나 오찬 회동을 통해 협치를 당부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만나 오찬 회동을 통해 협치를 당부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낮 1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노타이 차림으로 만나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의제 없이 진행했고, 문 대통령과 양당 원내대표 모두 발언도 생략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지난 2018년 11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 이후 1년 6개월 만이고, 문 대통령 취임 이후 4번째다.

문 대통령은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청와대 방문이) 세 번째인가”라고 물었고, 주 원내대표는 “그렇다. 바른정당 시절에 한 번 (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 초청할 때 한번 오셨다”고 하자 주 원내대표는 “당 대표할 때 대행으로 한 번 더 왔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본격적인 회동에 앞서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오늘 대화도 날씨만큼 좋을 것 같다”고 한 말에 주 원내대표는 “그리 됐으면 좋겠다”고 받았다.

주 원내대표는 다만 “김 원내대표가 잘해 주시면 술술 넘어가고, ‘다 가져간다’ 이런 말 하면..”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여야가 벌이고 있는 신경전이 청와대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반영한 셈.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177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에 “국회를 엎자는 건가”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빨리 들어가는 게 덜 부담스럽겠다”며 두 원내대표와 상춘재 안으로 들어갔다. 회동은 오찬에 이어 경내 산책으로 이어져 오후 2시 37분 종료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양 원내대표에게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양 원내대표에게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라면서 “아무런 격식 없이 만나는 게 좋은 첫 단추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회동 결과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과거 뭔가 일 안 풀릴 때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만나려다 보니 만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현안 있으면 이야기 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서 정국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회가 법에 정해진 날짜에 정상적 방식으로 개원하지 못했다”며 “시작이 반이다. 두 분이 역량을 잘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금은 코로나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총력 기울이고 있지만, 이후에는 미래를 향한 경쟁이 될 것이다. 누가 협치와 통합을 위해 열려 있는지 국민이 합리적으로 볼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20대 국회도 협치와 통합을 표방했으나 실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번에 제대로 해보자는 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고 했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적극 돕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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