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 요청 거부, 해경 '수도권 입지 선호' 반영

충남 5개 시·군(당진·서산·보령시, 태안·홍성군)이 중부해양경찰청 신청사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중부해경은 최종 후보지 선정 평가결과를 비공개에 부쳤다.
충남 5개 시·군(당진·서산·보령시, 태안·홍성군)이 중부해양경찰청 신청사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중부해경은 최종 후보지 선정 평가결과를 비공개에 부쳤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중부해경)이 신청사 이전 후보지에 대한 평가결과를 비공개에 부쳤다. 중부해경은 ‘공정한 심의·평가’를 강조해왔지만, 일각에선 ‘수도권 이전’을 선호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우선 반영된 결과라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중부해경은 28일 <디트뉴스>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중부해경 이전 후보지에 대한 ‘지자체별 배점결과’와 ‘부지선정위원회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중부해경은 “사업추진 의견이 노출되고, 지자체 시시비비가 일어날 소지가 있다. 또 원활한 사업추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비공개 사유를 밝혔다. 부지선정위원회 명단 공개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신청사 부지, 현 청사서 불과 8km 떨어져
“해양치안 여건 최우선” vs “수도권 선호 최우선”

앞서 중부해경은 지난 13일 “해양치안 여건을 최우선 고려했다”며 최종 후보지로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선정을 발표했다. 신청사 부지는 현 청사서 8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하지만 충남 지자체와 정치권은 직원들의 수도권 선호 경향이 후보지 선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충남지역 복수 관계자는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중부해경 관계자들로부터 ‘직원들이 수도권을 선호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며 “결국 해경 관계자로 꾸려진 부지선정위원들이 직원 목소리를 최우선 반영한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중부해경 신청사 부지는 현 청사서 불과 8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중부해경 신청사 부지는 현 청사서 불과 8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부지선정기준 평가표 형평성 논란

애당초 중부해경 이전은 수도권으로 정해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청사신축 부지선정기준 평가표’ 자체가 수도권에 유리하게 짜였다는 것이다.

중부해경에 따르면 부지선정기준은 ▲입지여건(접근성 15점, 지휘권 15점, 환경친화적 입지 15점) ▲편의성(민원인 편의성 15점, 근무환경 10점, 도시 인프라 구축 5점) ▲예산부분(건축비 5점, 매입비 10점) ▲의견수렴 및 지원계획(직원여론조사 10점, 지자체 지원 5점) 100점 만점으로 이뤄졌다.

지역 관계자는 “부지선정기준도 부지선정위원회 위원들이 마련했을 것인데, 위원회 구성에 있어 형평성과 공정성을 고려한 외부 전문가를 포함시켰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사신축 부지선정기준 및 평가표.
청사신축 부지선정기준 및 평가표.

충남 5개 시·군 유치전 나서.."도, 컨트롤타워 역할 부재"

충남지역 5개 시·군(당진·서산·보령시, 태안·홍성군)이 유치전에 동시다발로 뛰어들면서 역량을 집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승재(서산1·민주) 충남도의회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장은 "우선 충남도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했다고 본다"며 "도는 5개 시·군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누구 편을 들어주기 힘든 상황이 됐다. 도 차원에서 사전에 교통정리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과거 복합치유센터 유치전에서도 홍성·예산군이 유치전에 뛰어들며 충북 음성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추후 혁신도시 지정에 따른 공공기관 유치전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라도 연이은 유치전 실패에 대한 정확한 사후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남 어업인 수는 1만7999명으로 경기(1477명)·인천(4729명)을 합친 것보다 3배가량 많고, 어선 수에서도 충남은 5735척으로 경기(1825척), 인천(1530척)을 월등히 많다. 충남 해안선은 1242km로 경기(260.1km)·인천(1078.8km) 해안선 길이와 맞먹는다. 

충남도는 이 같은 근거를 들어 “해양 치안과 안전, 해양영토를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키 위해 중부해경이 충남에 위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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