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26일 홈 경기를 치렀지만 승패가 엇갈리는 결과를 낳았다. 그동안 선두권을 유지해 왔던 축구는 이기고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야구는 또 졌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이날 경기에서 선발 명단과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공격진 일원이었던 김승섭이 제외되고 윤승원이 원톱, 좌우 날개를 박용지와 안드레가 섰다. 또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던 박진섭이 빠졌고 이 자리에 이정문이 들어갔다. 왼쪽 미들에 최재현이 출전했다.

포메이션은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3-4-3 카드를 들고 나왔다. 3백을 가동한 것이다. 중앙에 이웅희가, 좌우에는 이규로와 이지솔을 세웠다. 그동안 3경기에서 공격적인 모습이 부족했다는 평가 때문인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바이오는 아직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출전 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는 의외로 이른 시간에 나왔다. 전반 6분만에 안드레가 첫 골을 기록했다. 안드레는 윤승원의 왼발 슛이 안산 골키퍼의 손을 맞은 뒤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오자 가볍게 왼발로 차 넣었다. 이날 경기 선취점이자 개인 통산 5번째 골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이 이번 시즌 기록한 첫 선제골이었다.

그러나 대전의 골은 안드레가 마지막이었다. 후반들어 안산의 반격이 거세졌고 대전은 별다른 공격을 하지 못했다. 결국 안드레의 골은 결승골이 됐고 대전은 승리를 거두며 4경기 연속 무패(3승 1무)로 승점 10점을 기록하며 리그 선두에 등극했다. 부천이 이날 제주와의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를 통해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실점을 하지 않은 모습이 긍정적이었다"면서 "지켜야 하는 모습이 있어야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는 선수들에게 큰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시티즌 경기가 끝난 1시간 뒤 한화도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대전과 다른 경기 결과를 안았다.

한화는 LG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채드벨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0-3으로 완패했다. 선발 채드벨은 한용덕 감독이 예고한 대로 60구(3 ⅓)만 던지고 내려 왔지만 실점은 없었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채드벨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이환은 3 ⅔ 동안 홈런 2방을 맞았다. 라모스는 그렇다쳐도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옮긴 정근우에게 맞은 한방은 타격이 컸다.

9회 올라온 안영명마저 1실점하면서 한화는 타선의 침묵속에 LG에 0-3으로 졌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패배였다. 한화는 7승 12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9위와 10위인 삼성과 SK가 패하며 순위 변동은 없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음에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화이글스는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팬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