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토 공약이행 평가, 중·서·대덕 ‘매우 우수’

허태정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 왼쪽부터 박용갑 중구청장, 황인호 동구청장, 대전시장, 장종태 서구청장, 박정현 대덕구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자료사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 본부)가 조사한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공약이행 평가결과, 대전 5개 자치구 성적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서·대덕구 등 3개구는 최고 등급인 ‘매우 우수’(SA)등급을 받았다.

서구는 지난해에 이어 ‘매우 우수’ 등급을 유지했고 대덕구는 지난해 ‘우수’ 등급에서 ‘매우 우수’로 상향됐다. 지난해 저조한 성적을 냈던 동·중구 중 중구는 성적을 올렸지만, 동구는 여전히 공약이행이 저조했다. 황인호 동구청장이 후보시절, 광역단체장급 공약을 다수 제시한 까닭에 스스로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니페스토 본부가 대전지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사항을 확인한 결과, 완료된 공약은 9.02%(22개), 계속 추진되고 있는 공약은 32.79%(80개)로 나타나 총 41.08%가 완료·이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선6기 동일시점인 2016년 평가에서 완료·이행된 공약비율이 36.68%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5%p 상향된 것이기에 민선7기 대전 기초단체장들이 더 분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공약이행을 위한 재원마련이다. 대전 기초단체장들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약 1조 5166억 원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연말까지 확보된 재정은 48.97%인 약 7427억 원에 불과했다.  

특히 황인호 동구청장 공약사업의 재정소요 규모가 가장 크다. 5개 구청장 공약 중, 돈이 가장 많이 드는 ‘10대 공약 사업’에서 4개가 동구 몫이다. 무엇보다 재정소요 규모가 큰 용운외곽순환도로 교통망 구축(1672억 원), 대전의료원 건립(1315억 원) 사업 등은 지난 연말까지 사업비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구청장 공약 중에서 일부만 추진하거나 보류·폐기된 공약 대부분도 황 청장의 것이다. 황 청장이 제시한 국립 철도박물관 추진, 호국철도역사공원 조성, 주민복리증진을 위한 편의시설 유치, 동구 천동중학교 유치, 대한민국 1호 식장산 숲 정원 명품화 등 5개 공약은 일부만 추진하는 것으로 분류됐다. 

매니페스토 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광역·기초단체 재정협력이 수월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활발한 민간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하반기 공약이행 방안과 재정계획에 대한 민주적 절차를 거쳐 재설계하는 부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황인호 동구청장이 후보시절 제시했던 공약을 살펴보면, 구청장이 해결하기 어려운 광역급 대형 공약이 많았다”며 “크고 많은 공약을 한 단체장에게 공약이행평가는 족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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