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27일 보문산 활성화 시민토론회 개최
내달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기본계획' 발표 예정

베이스볼 드림파크와 연계한 보문산 관광개발 구상(안). [제공=대전시]
베이스볼 드림파크와 연계한 보문산 관광개발 구상(안). [제공=대전시]

대전시가 경제성 부족과 환경 훼손 등으로 공전을 거듭해 온 보문산 활성화에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민선 7기 공약 사업 중 하나로 보문산 관광개발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환경단체 반발이 거듭되면서 '개발과 보전' 중 어떤 것에 무게가 실릴지 주목된다. 

앞서 허 시장은 지난해 7월 신축야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야구장 신설과 연계한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구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구상안은 높이 170m 보문산 전망타워, 신축 야구장에서 전망타워, 보문산성, 대전 오월드를 연결하는 4.2㎞ 스카이곤돌라, 오월드 현대화사업 등 총 1144억 원대 투자 계획을 담았다.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보문산은 이전부터 관광개발 논리가 보전보다 우선하는 방향으로 진행해 민선4기부터 구체적인 개발 계획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보문산 활성화는 민선 6기에도 보문스카이힐스, 대사지구와 행평지구 연결 케이블카, 워터파크 등 조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경제성과 사업성 부족, 생태경관 훼손 등 이유로 추진에 애를 먹었다.

시는 민선 7기에도 원도심 활성화 일원으로 보문산 관광개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는 '보문산 친환경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계획(안)'을 당초 지난해 9월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역 환경단체 등이 개발 반대 입장을 내자 의견 수렴 등을 위해 일정을 연기한 상태.

당시 대전충남녹색연합·대전충남생명의숲·대전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시설물 중심의 관광개발계획을 철회하고 보전 중심의 보문산 관리계획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베이스볼 드림파크와 연계한 보문산 전망타워, 케이블카 설치, 오월드 현대화는 실패가 예견된 사업이자 생태경관 훼손과 예산낭비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문산은 '보물산'으로 불리는 우리 민중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상징적 장소"라며 "이런 자원을 가지고 컨텐츠와 스토리를 개발하고 공간과 사람을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관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개발을 찬성하는 지역 주민들은 "일부 환경단체의 반대를 위한 반대에 흔들리지 말라"며 찬반 입장이 팽팽히 갈리고 있다. 

대전시와 5개구 주민자치협의회도 "보문산 관광개발사업은 대전시의 대표적인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면서 도시 균형발전을 이룰 상징적인 사업"이라며 "어떠한 이유라도 보문산 관광개발사업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찬성 의견에 힘을 실었다. 

시는 찬반 논란이 일자 의견 수렴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시민과 시민·환경단체, 전문가 등 17명으로 '보문산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11차례 회의를 통해 환경 훼손 논란이 있는 보문산 관광개발에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시는 오는 27일 오후 3시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식장산홀에서 전문가와 시민, 시민단체 등 70여 명이 참석하는 온.오프라인 토론회에서 시민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어 보문산 활성화 및 여론조사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내달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기본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환경 훼손 우려와 관련해 접점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번번이 무산된 민자유치나 경제성과 사업성 부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보문산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인 법적보호종 '노란목도리담비'와 '삵'이 발견되면서 도시 숲으로서 보문산을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시가 어떤 의지를 가지고 결론을 낼 진 모르겠지만, 개발로 단정짓지는 못할 것"이라며 "시설 중심으로 보문산을 활성화 하기 보다는 환경 보존을 큰 전제로 두고 시민들의 발길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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