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안정감 찾아가는 투수진 운영의 묘 필요, 위기의 야수진 정비 필요

한화이글스가 2020 시즌 초반 당초 예상과 달리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용덕 감독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한화이글스가 2020 시즌 초반 당초 예상과 달리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용덕 감독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2020시즌 한국프로야구가 시즌 초반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들어갔다. 시즌 초 5강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우승 후보로까지는 여겨지지 않았던 NC다이노스가 투, 타의 완벽한 밸런스를 갖추며 독주 체제를 선언하고 있다. 반면, 우승 후보로까지 지목되었던 SK와이번스는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긴 했으나 투, 타의 밸런스가 완전히 깨지면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강호로 지목되었던 디펜딩 챔피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 그리고 키움히어로즈가 예상대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타이거즈가 지난 주 상승세를 보이며 상위 그룹에 포진해 있다. 롯데, KT, 한화는 연패와 연승의 기로에서 중위권을, 삼성과 SK는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주 상승세의 KT와 선두 NC를 만나 2승 4패의 연속 루징 시리즈를 당하며 중위권 도약의 희망을 이어가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놀라운 페이스를 선보였던 선발진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데 있고 주전 라인업에서 활약을 펼쳤던 오선진과 하주석의 부상 이탈, 김태균의 컨디션 난조로 인한 1군 말소, 부상에서 돌아온 호잉과 이용규의 완벽하지 않은 컨디션 등이 팀의 상승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송광민과 이성열의 베테랑 라인은 여전히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안정감을 찾아가는 투수진, 하지만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관건

어메이징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선발진의 상승세는 일단 한풀 꺾였다. 지난 주 KT를 만나 장시환, 장민재, 김이환이 모두 5이닝 이하의 피칭을 하는 퀵오프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편, 선두 NC를 만나 서폴드와 김민우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위안이지만 3선발 역할을 해줘야 하는 장시환은 퀄리티 피칭에 연이어 실패하며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다음 주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전력에서 이탈했던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복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채드벨이 복귀를 했을 때 현재의 선발진 운영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시즌 초반 한화이글스의 투수 운영에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시환, 장민재, 김이환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맞지만 시즌 내내 한 팀의 에이스처럼 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이 세 선수가 다음 등판에서 과연 어떤 피칭을 하느냐가 지금의 실패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과연 6선발로 운영을 할 것인지, 선발 중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릴 것인지는 한용덕 감독의 선택이다. 선발 중 한 명이 불펜으로 그것도 롱릴리프로 가게 되면 과연 어떤 선수가 이동을 하게 될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서폴드가 퀄리티 피칭을 이어가며 좋은 피칭을 해주고 있듯이 채드벨도 지난 시즌 막판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준다면 한화이글스의 선발진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허약해진 불펜진에 선발 투수 중 한 명이 보강된다면 불펜진 또한 더불어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과연 한용덕 감독이 투수진의 “운영의 묘”를 어떻게 살릴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타선이 부진한 상황에서 박빙의 승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불펜진의 운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한용덕 감독은 불펜의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계속 어긋남을 보여주고 있다. 주로 한 타임 늦게 투수 교체가 이루어지면서 마운드를 이어 받은 투수들이 대부분 승계 주자를 둔 상황에서 피칭을 하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피칭을 하고 결국 결과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투수진에서 상대 팀에게 위기를 맞고 실점을 허용하는 과정이 썩 좋지 않다. 장타를 맞고 적시타를 허용할 수 있지만 그 상황이 하위타선에게 출루 및 적시타를 허용하는 장면이 잦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빠른 승부를 보려다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은 투수와 베터리 파트에서 충분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가 시즌 초반 중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채드벨이 복귀하는 이번 주에 반전의 계기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선발진과 불펜진이 재편되면 마운드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투수진의 역량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부상 이탈과 컨디션 난조 그리고 컨디션 회복이 필요한 위기의 야수진 정비 필요

내야의 핵심 오선진과 하주석의 부상 이탈은 가뜩이나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한화이글스 내야진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하듯이 주전들의 빈자리는 새로운 선수들이 반드시 메워줘야 팀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는 다른 팀에 비해 많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선수들이 “잇몸”이 아니라 “새로운 이”로 거듭날 수 있다면 한화는 그만큼 강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오선진과 하주석의 빈자리는 노시환, 박한결, 조한민 등이 메우기 시작했다. 특히 노시환은 유격수 하주석의 빈자리를 메우며 장타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수비의 폭은 하주석에 비해 넓다고 할 수 없지만 큰 무리 없이 수비를 해내고 있고 공격에서는 하위 타선에 배치되어 홈런 두 개를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김태균의 컨디션 난조로 기회를 잡은 김문호가 연이어 좋은 타격을 선보이면서 어느덧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이용규와 호잉이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고 공, 수에서 복덩이 역할을 했던 정진호가 주춤하고 있는 것이 전체적인 공격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김태균의 이탈로 송광민, 이성열의 베테랑 라인도 긴장을 해야 하지만 여전히 기대했던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화이글스의 공격력에 어려움을 더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한번 점검해야 할 부분들은 개개인의 능력이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지느냐, 아니면 전력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분석 파트의 문제냐, 그것도 아니면 이런 상황들을 타개해 낼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타격 파트의 문제인가는 한번 짚어봐야 할 것이다.

팀 베팅의 실종으로 진루타나 희생타가 나와 줘야 할 상황에서 좋은 타격이 이루어지지 않고 유리한 볼카운트나 경기 상황임에도 오히려 섣부른 베팅으로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또한, 좋은 공은 놓치고 나쁜 공에 베팅이 되면서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들은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는 전형적인 상황이다. 상대 투수에 따라서는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도 개인의 문제와 분석의 문제 그리고 코칭의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에 심각하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한화이글스는 타선이 힘을 내면 투수진이 무너지고 투수진이 힘을 내면 타선이 침묵하는 엇박자의 행보를 걷고 있다. 투, 타의 밸런스가 맞아 들어가는 팀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 한화이글스의 비상(飛上)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현재로서는 베테랑들이 힘을 내주고 젊은 선수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만들어서 최대의 경기력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야구는 결국 선수가 하는 것이지만 그 여건을 만들어내는 것은 지도자가 하는 것이다.

한용덕 감독의 지도력이 절대적으로 빛을 발해야 하는 시기의 한화이글스이다. 

어렵게 개막을 맞이한 2020시즌. 팬들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많은 훈련과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내고 가을야구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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