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 구만리 자식앞날걱정, 점점 적어지는 부모의 남은 시간 걱정
부모와 자식의 지극한 도리는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부자자효(父慈子孝)다. 
그런데 여기에 불편한 진실이 있다. 
누구도 자식이기는 부모 없듯이 자식사랑 뛰어 넘는 부모효도는 없다는 것이다. 

자식사랑은 본능적이고 부모효도는 인위적이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래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식 사랑하는 만큼 부모에게 효도하라”하였다. 
다시 말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자식 사랑하는 만큼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것이다. 

공자의 말을 이렇게 응용해 보면 어떨까 한다. 
자식에 대한 불만을 느낄 때‘부모는 나에게 어떤 불만을 가지고 계실까’하고 자식에 대한 불만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부모에게 소홀함이 없는지를 반성해 보는 것이다. 
이것이 자식사랑하면서 부모에게 효도하는 지혜가 아니겠는가. 
그렇다. 
자식의 구만리 같은 미래를 걱정할 때 살날이 점점 적어지는 부모의 남은 시간도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 자식사랑은 늙어서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흔히 60대를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지막세대요. 자식한테 버림받는 첫 세대라고 한다. 
이제는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고 부모가 자식에게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다시 말해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부자자효(父慈子孝)는 그리움의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 날 부모와 자식의 도리는 부모는 부모의 위치에서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요. 
자식은 자식의 위치에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다. 
한 마디로 각자가 알아서 잘 사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사랑의 출발은 늙어서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요. 
부모효도의 출발은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 하겠다.

▴ 아들아, 결혼 할 때 부모모시는 여자 택하지 마라.
어느 스님의 글을 소개 하겠다. 
엄마가 아들에게 부탁하는 말이다.
“아들아 결혼 할 때 부모모시겠다는 여자 택하지 마라. 
너는 엄마랑 살고 싶겠지만 엄마는 이제 너를 벗어나 엄마가 아닌 나라는 인간으로 살고 싶단다. 

너는 엄마한테 효도하는 여자를 택하려 하지 마라. 
네 효도는 너 잘사는 걸로 족하단다. 

아들아 네가 가정을 이룬 후 어미 애비를 이용하지는 말아다오. 
평생 너의 행복을 위해 애써온 부모다. 
너희 힘든 건 너희들이 알아서 살아다오. 
늙은 어미 애비 이제 좀 쉬면서 삶을 마감하게 해다오. 

아들아, 우리가 원하는 건 너희들의 행복이란다. 
그러니 너희도 늙은 어미애비의 행복을 침해하지 말아다오. 
손자 길러 달라는 말하지 마라. 
매일 보고 싶은 손자들이지만 늙어가는 나는 내 인생도 중요하더구나”

▴ 늙어가는 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너희들도 협조하여라.
서울대 오종범교수는‘손자 손녀 보느라고 스케줄 변경하는 부모, 자식에게 재산 물려주고 용돈 타 쓰는 부모, 애들 방 모자랄까봐 아파트 평수를 늘리는 부모가 인생의 3대 바보라.’하였다. 

이와는 달리 손자, 손녀를 위해 할빠, 할마가 되는 노부모도 많은 것 같다. 
할빠 할마는 신조어로서 할빠는 할아버지와 아빠의 합성어요. 
할마는 할머니와 엄마의 합성어다. 
경제적으로나 생활의 여유가 있는 노부모가 아빠, 엄마를 대신해서 경제적 역할을 하고 교육을 맡아준다. 
노후 삶의 형편에 따라서 3대 바보가 되지 않으려하기도 할 것이고, 할빠, 할마가 돼 주기도 할 것이다. 
어떤 노후의 삶이 되었던 노후는 자신의 인생을 위해 살아야 한다. 

누구나 일명일생(一命一生) 즉 하나뿐인 목숨가지고 한번뿐인 삶을 산다. 
그러므로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인생은 나 혼자만의 홀로드라마이고 그 주인공은 나다. 
그러므로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살아야 한다. 
내가 이 세상에 나와 단 한번 나를 위한 삶, 내가 주인공이 되지 못한 삶을 산다면 저승 가서 얼마나 후회가 될까 가족이나 자식, 돈, 일을 위한 삶이 전반기 삶이었다면 후반기 삶에서는 자기 자신을 위한 못 다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므로 자식에게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
“이제는 이 애비 이 어미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너희들도 협조해야한다.”고……

▴ 그렇다. 자신을 위한 삶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늙어가는 내 인생이 얼마나 중요한가!


김충남 인문학교육연구소장.
김충남 인문학교육연구소장.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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