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서봉균 사무국장

공주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소환제 청구가 시장을 향하면서다. 표면적인 소환 사유는 최근 논란이 된 백제문화제 격년 개최와 공주보 철거 등 총 5가지로 요약된다.

일각에선 주민 소환 사유부터 청구인 대표의 자격 적절성, 대안 없는 반발 등을 두고 순수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당사자인 김정섭 공주시장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태를 정면 반박했고, 소환운동 추진 측에서는 불통 시정을 내세우며 공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번 주민소환 사태의 경위와 제도 보완 필요성, 시민사회 의견을 차례대로 들어봤다. <편집자 주>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서봉균 사무국장.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서봉균 사무국장.

ㅡ 김정섭 공주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이 추진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입장에서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주민소환 청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권리다. 하지만 남용하면 문제가 된다. 얼마전 공주에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 정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민관 협력이 절대적인 시기에 주민소환이 꼭 필요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특히 그 사유 대부분은 시장의 정책적 결단이거나 시정 범위를 벗어나는 사안이다.”

ㅡ 주민소환운동 추진 측에서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핵심은 최근 논란이 된 백제문화제 격년 개최 합의인 듯하다.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백제문화제 격년 개최 이야기는 뜬금없이 나온 것이 아니다. 이미 5년 전부터 부여와 공주 사이에 경쟁이 심화되면서 양 측 모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동안은 민감한 문제다보니 회피해온 것이 사실이다. 민선 7기 들어 김 시장이 결단을 내렸다. 독단적 결정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주민소환 사유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ㅡ 지난해 보 철거 논란이 전국 이슈가 되면서 공주도 갈등을 겪었다. 그 당시 김정섭 시장이 취한 태도가 주민소환 사유에 포함됐는데.

“공주보 논란은 폭력사태 일보 직전까지 갔을 정도로 양측의 입장이 격렬하게 부딪힌 사안이다. 하지만 결국 지자체 권한 밖의 일이었고, 환경청과 정부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시장이 이렇다 저렇다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것 같다.”

ㅡ 주민소환 청구인 측에서는 여러 사업에 대한 시장의 정책 결정을 문제 삼고 있다. 

“사유에 포함된 구 공주의료원 부지 활용에 대한 내용은 정책 결정 그 자체에 대한 반대라는 생각이다. 이미 김 시장이 취임했을 때 공주의료원이 옮겨갔고,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 시민 의견이 분분했다. 호텔을 짓자는 사람도, 카이스트 과학관을 유치하거나 대규모 오피스 건물을 짓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결국 시민참여위원회 의견 수렴을 거쳐 목관아터 복원으로 방향이 잡혔다. 역사성을 살리자는 취지였다. 이 사안이 주민소환 사유가 된 점은 의아스럽다.”

ㅡ 김정섭 공주시장이 공식 브리핑에서 주민 소환 추진 대표가 지역 언론인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기자도 시민이기 때문에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적 제약을 떠나 직업윤리라는 것이 있지 않나. 사안에 대해 객관적으로 떨어져서 봐야 할 자리에 있는 분이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ㅡ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지역 언론과 김 시장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이 있는데.

“그 문제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다. 관계가 좋지 않은 이유는 기존 기득권 관행을 부수려는 시도에서 시작됐다. 시가 지역 언론계와 새로운 관계 정립을 하려다보니 기존 언론에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정진석 국회의원이 주민소환 추진 움직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

ㅡ 시민 여론은 어떤지 궁금하다.

“공주는 보수의 텃밭으로 불렸으나 최근 많이 바뀌었다. 특히 총선에서도 공주만 떼고 보면 민주당 후보가 통합당 후보를 계속 이겼다. 무엇보다 현 시국이 코로나 사태로 힘든 상황인데 이런 논란까지 겹치니 실망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본다.

민관이 일심동체가 돼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데 동참했으면 한다. 꼭 주민소환 방식이 아니라도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가 많다.”

ㅡ 주민소환제는 지난 2007년 시행됐다. 이번 사태를 통해 본 주민소환제도는 어떤가.

“주민소환제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의 꽃이다. 남용해선 안 될 제도다. 물론 제도상의 문제도 있다. 누구나, 시민이면 제기할 수 있으나 사유에 대한 제한이 없다. 주민소환에 동의한 시민이 10명이든 100명이든 결국 주민소환이 청구됐다는 기록은 남는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타격일 수 있어 충분히 악용 가능한 제도로 보인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단체나 위원회를 구성해 1차적으로 사유에 대한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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