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렛츠 황성진 대표

세종시 지역형 배달앱 개발자 렛츠 황성진 대표.
세종시 지역형 배달앱 개발자 렛츠 황성진 대표.

배달앱 시장 독과점과 수수료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세종시 지역형 배달앱이 출시된다면?

올해 4월, 공공 배달앱 도입 이슈가 전국을 휩쓸었다. 시장 점유율 1위 '배달의 민족' 앱 수수료 개편이 논란이 되면서 나타난 움직임이다. 

전국 지자체를 포함해 지난 총선 정치권에서도 너도 나도 공공앱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공앱 개발 이슈에 특별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세종시에 ‘세종배달대왕’ 민간 지역형 배달앱이 출시된다. 기존처럼 편리한 주문·결제 시스템을 갖추면서 가맹점 수수료는 낮추고, 소비자 이점은 높였다.

택시앱, 모바일페이 등 공공형 앱서비스가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추진된 민간 앱 출시는 또다른 시사점을 주고 있다. 

보안, 고객 관리, 막대한 유지·보수비용 등 공공앱 영역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 점차 드러났기 때문. 일부 지자체에서 민간 협력형 공공앱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형 배달앱 개발의 필요성과 지속성에 대해 개발자 렛츠 황성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황 대표와의 일문일답.

ㅡ 지난 4월 배달의 민족 수수료 개편 논란 이후 배달앱 관련 이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앱 개발 계기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독일의 한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서 소상공인들이 높은 수수료로 힘들어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몇몇 지자체에서 공공형 배달앱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저 또한 플랫폼 제작자이면서 소상공인에 속한다. 지역 소상공인들과 시민들을 위해 한 달 전 앱 개발을 시작했다.”

ㅡ 렛츠는 어떤 회사인가. 

“렛츠는 세종에 온 뒤 2017년 설립했다. 지역 서비스 플랫폼 ‘세종시이야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개발자로 일한 건 26살 때부터다. 그 전에는 한 사람만을 위한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CD를 제작해주는 이벤트 대행 서비스 창업을 했었다. 이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ㅡ 실제 앱 개발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나. 

“정식 서비스 오픈은 9월 중으로 생각하고 있다. 8월에는 베타서비스를 공개한다. 현재 모크업(mock-up) 버전이 나왔는데, 소상공인 조회 페이지, 결제·정산 시스템 등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모크업 버전은 유튜브(https://youtu.be/UdpB3ZFtLbk)에서 볼 수 있다.”

세종배달대왕 앱.
세종배달대왕 앱 모습.

ㅡ 타 지자체와 비교하면 세종시 지역 배달앱 개발이 빠른 편이다. 다른 지자체 사정은 어떤가.

“전북 군산은 ‘배달의 명수’ 앱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벤처 회사에서 만든 앱이기 때문에 완전한 형태의 공공앱은 아닐 것으로 본다. 앞으로는 경기도에서 추진 중인 공공형 배달앱이 새로운 모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여러 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민간 앱 개발에 비해 다소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

세종대왕앱의 경우 이미 개발된 군산시 앱보다는 진보한 수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앱이라고 자신한다.”

ㅡ 공공형 앱이 아니라 지역형 앱으로 이름붙였다. 지자체에서 내놓은 공공앱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그간 정부나 지자체가 내놓은 택시호출앱, 모바일페이 서비스가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사실 공공형 앱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고, 기업 형태도 아니기 때문에 지속성을 가지기 어렵다. 부가 가치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기 않기 때문이다.

민간에서 개발하고, 관은 운영·관리를 지원해주는 방향이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상적인 그림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리워드, 포인트제, 여민전과 연동한 결제 등 이점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

ㅡ 공공앱 개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인근 충북에서는 민간 협력형 공공앱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공공성 확보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공공성은 여러 기관과 함께 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수 있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수수료 상승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클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는 낮은 수수료를 시나 기관이 보조하는 방향 또는 운영이나 유지·관리 측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개발은 개발사가 하지만, 운영은 공공성을 띠는 것이 시민 입장에서도 이상적일 것으로 본다. 여러 기관이 함께 협의체가 돼 운영에 참여하도록 하면 공공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ㅡ 앱 개발 과정에서 세종시 소상공인들이 토로한 어려움은 어떤 점이었나.

“직접 소상공인들을 대면해 어떤 니즈가 있는지 확인했다. 기존 앱 가맹점들은 상단 광고 문제에 대한 고충을 많이 털어놨다. 이로 인해 또다른 형태의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잘되는 곳은 계속 잘되고 안 되는 곳은 계속 안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달앱 시장을 하나의 회사가 독점하면서 나타난 문제점도 있었다. 자유로운 경쟁이 없어지면서 가맹점 입점을 위한 프로모션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늘 수수료가 높아지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을 체감했다.”

ㅡ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우선 배달앱 완성도를 높여 9월 중 오픈하는 것이 가장 단기적인 목표다. 배달앱이 안정되면 바로 학원 솔루션 서비스를 개발하려 한다. 세종시 학교종이앱처럼 학원에서 원생과 학부모 관리, 운영 등 통합 관리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지역형 정보플랫폼 ‘세종시이야기3.0’ 버전도 앞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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