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 희망, 불펜 불안, 수비, 타격, 주루는 많이 미흡

한화이글스가 2020 시즌 첫 시리즈를 위닝시리즈로 가져갔지만 두번째 시리즈는 스윕패하면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한화이글스가 2020 시즌 첫 시리즈를 위닝시리즈로 가져갔지만 두번째 시리즈는 스윕패하면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사진은 이번 시즌 한화이글스 캐치 프레이즈.

대망의 2020시즌 한국프로야구가 시작됐다. 지난 5일 어린이날,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2020시즌 한국프로야구가 문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이 되었지만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나름 화려하게 개막을 한 모양새가 되었다. 

당분간은 현재처럼 운영이 되겠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이 더욱 잦아들고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들의 입장도 점차적으로 허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우선적으로는 TV 시청 및 라디오 청취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프로야구를 접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할만한 상황이다. 

한화이글스는 개막 첫 주의 6연전을 원정에서 시작했는데 천적 SK를 맞아 개막 시리즈를 위닝(2승 1패)으로 만들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에이스 서폴드는 2005년 삼성의 배영수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 완봉승을 거두었고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는 2002년 송진우 투수 코치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투수로는 사상 처음인 대기록을 만들었다. 

서폴드의 호투는 한화이글스의 개막전 9연패를 끊고 2009년 이후 11년 만의 승리를 안겨주는 승리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개막전을 치르며 2020시즌을 깔끔하게 시작한 한화이글스였다. 하지만 키움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키움 전의 3연패는 한화 선수들이 스스로 무너진 경기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아픈 패배였다.

채드벨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서폴드가 위력을 발휘했지만 불펜이 난조를 보이며 개막 원정 6연전에서 2승에 그친 한화이글스. 이번 주부터는 기아와 롯데를 상대로 홈 6연전을 펼치게 된다. 지난주의 경기를 복기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지 않으면 2020시즌 가을야구를 향한 발걸음이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채드벨 빠진 선발 희망적, 믿었던 불펜은 불안한 시작으로 고민!!

제2선발 외국인 투수 채드벨의 뜻하지 않은 팔꿈치 염좌로 비상이 걸린 한화이글스의 선발진. 하지만 에이스 서폴드가 두 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며 중심을 잡아줬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시환이 첫 등판에서 퀄리티 피칭을 완성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장민재는 자신의 몫을 다했고 고졸 2년차 김이환은 더욱 기대를 품게 했다. 다만, 채드벨의 대안으로 선택됐던 좌완 임준섭은 아쉬운 피칭을 선보이며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임준섭의 뒤를 이어 마운드를 지켰던 김민우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서폴드는 개막전에서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완봉승을, 마지막 6차전에서는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피칭을 챙기며 올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다. 장시환은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피칭을 거두었는데 9안타(2루타 2개, 3루타 1개)를 내줬지만 볼넷을 한 개만 허용하면서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탈삼진 6개)을 선보이며 다음 등판을 기대케 했다.

장민재는 5이닝 3실점을 허용하면서 퀼리티 피칭에는 못 미쳤지만 키움의 강타선을 상대로 성공적인 피칭을 했다고 판단된다. 조금 더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간다면 지난 시즌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5선발 고졸 2년차 김이환은 첫 등판에서 키움의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선보였지만 불펜이 난조를 보이면서 아쉽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피칭과 뛰어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2018시즌 가을야구의 힘이었던 불펜의 믿음이 불안으로 바뀐 개막 첫 주였다. 한화이글스의 계투진은 최고참 안영명을 필두로 이태양, 박상원의 우완 트리오 그리고 사이드암 신정락, 왼손 파이어볼러 김범수가 주축이다. 여기에 새롭게 김진영이 합류하면서 질과 양적으로 다른 팀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용덕 감독의 등판 시점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이태양, 신정락, 김범수가 나란히 부진하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지난 키움과의 3연전에서 이 세 선수의 계속된 난조는 스윕패의 단초가 되었다. 특히, 토요일 경기 후 이태양과 김범수는 1군 등록이 말소되고 말았다. 그 빈자리는 좌완 송창현과 우완 김종수가 채우게 됐다. 일요일 경기에서는 안영명, 박상원마저 무너지면서 또 다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믿는 불펜에 발등을 찍힌 한화이글스였다.

당분간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안영명, 박상원, 김진영의 우완 트리오, 사이드암 신정락에 좌완 임준섭과 송창현, 롱맨 김종수의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완벽하지 않은 선발진이기에 불펜진의 선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투수진의 선전과 한용덕 감독의 투수 운영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나아진 수비 하지만 세밀한 플레이 미숙, 아직 미덥지 못한 타격과 주루는 고민

확실히 좋아졌다. 확실히 안정감이 생겼다. 바로 한화이글스의 수비이야기다. 이용규, 하주석의 복귀와 정진호의 영입으로 전체적인 수비 안정감은 정상으로 돌아온 듯싶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 나오는 집중력 잃은 클러치 실책은 팀을 어렵게 만들었다.

외야의 장진혁, 내야의 오선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주전의 체력적인 부분과 경쟁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외야의 장운호, 내야의 김회성, 노시환의 활용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야수진의 적극적인 활용은 한용덕 감독의 선수 운영이 달라졌음을 의미하고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한화이글스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출루율도 장타율도 하위권에 처져 있고 병살타는 여전히 많이 양산하고 있으며 타석에서는 조급함을 보이며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의 섣부른 공격,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가는 등의 아쉬운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들이다. 

개막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테이블 세터의 완성과 중심 타선의 장타는 한화이글스가 경기를 해나가며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겨져 있다. 이용규, 정진호, 정은원이 빨리 페이스를 되찾고 김태균의 장타도 터져야 한다.

특히 아쉬운 부분은 지난 시즌 성장세가 눈에 띄었던 정은원이 시즌 초반 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과 지난 시즌 역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최재훈이 아직은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타선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정진호의 영입과 활약은 한화이글스의 공, 수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전반적인 그림은 괜찮으나 세밀한 플레이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음이 드러났다. 9일 경기에서의 실책에 이은 실점 그리고 역전패, 10일 경기에서 나온 실책에 이은 실점 그리고 번트 실패, 연속된 주루사 등으로 추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다시 역전패. 이런 아쉬운 플레이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결국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 대표적인 장면들이다. 

선수들이 경기에 조금 더 집중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해줘야 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한용덕 감독이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기용할 때 자신의 기회를 잡아 제 몫을 해준다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렵게 개막을 맞이한 2020시즌. 팬들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많은 훈련과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승리를 따내고 가을야구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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