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 홈페이지.

1조원 대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충북 청주(오창)에 들어오게 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사광가속기 구축 부지로 청주시를 선정했다. 이 사업은 청주 나주 포항 춘천 4개 지역이 경쟁을 벌였다. 충북은 큰 덕을 보게 됐다. 고용효과 13만 명 7000명에 생산 6조7천억 원, 부가가치 2조4천억 원의 효과가 예상된다. 충북에 축하를 보낸다.

얼마 전 대덕특구의 한 과학자로부터 방사광가속기가 대덕특구로 와야 되는데 대전은 빠지고 다른 시도끼리 경쟁을 벌이고 있어 안타깝다는 얘기를 듣고 대전시에 사정을 물어봤었다. 과학비즈니스벨트에 중이온광가속기가 건설중일 뿐 아니라 유치하려고 해도 마땅한 부지가 없다는 얘기였다. 이 때문에 대전은 경쟁에 뛰어들지 못하고 충남 세종과 함께 충북을 응원했다. 

포항은 이미 방사광가속기를 2개나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에도 우리가 해야 한다고 덤볐다. 포항은 방사광가속기를 이미 운영해본 경험이 있으니 우리에게 줘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대전은 명색이 과학도시인 데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첨단과학시설 유치에 경쟁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은 이해가 안 간다. 실험용인 중이온가속기와 상업용 방사광가속기는 가까이 있을수록 시너지효과가 크기 때문에 대전이야말로 1순위라고 과학자는 말했다. 

대전으로선 아쉬운 점은 있으나 ‘이웃사촌’으로 결정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대전으로서는 이번에 경쟁을 벌인 도시 가운데는 청주가 최적지였다. 무엇보다 대덕특구와 가까운 점이 장점이다. 두 지역에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맏형 충북' 의 또 ‘한 건’ 방사광가속기

과기부는 선정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각 지역의 평가 점수도 공개했다. 물론 충북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지리적 여건, 발전 가능성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객관적 평가가 정말 그렇게 나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책사업 선정에 ‘정치’가 빠진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 점수는 기준을 잡기 나름이고 이유도 얼마든지 댈 수 있다.

방사광가속기 사업이 청주로 돌아간 것은 충북의 힘을 또 한 번 보여주는 사례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말마따나 ‘충북은 잘 되는 집’ 같다. 이런 일은 어쩌다가 잘 되는 경우는 없다. 그만한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충북 주민들은 이번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해 대전까지 와서 서명을 받으며 유치운동을 벌였다. 대전이나 충남은 그래본 적이 없을 것이다. 청주에서 근무하는 한 지인은 “충북은 이번에도 똘똘 뭉쳤다”고 했다. 

작년 호남지역에서 호남고속철도를 직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당시 이낙연 총리가 긍정적 뉘앙스를 풍기자 충북 시민단체까지 결사적으로 나서서 저지했다. 이번에도 막강 호남의 나주가 막판 다크호스로 부상했으나 충북을 넘지는 못했다. 충북은 무슨 일이 있으면 지역 사회 전체가 똘똘 뭉친다. 방사광가속기가 청주로 돌아가면서 대통령 비서실장 등 충북 출신 몇 명이 언뜻 떠오르기는 하지만 한 두 사람의 힘으로 맺은 결실은 아닐 것이다. 충북지사 충북 국회의원 각급기관 시민단체 도민들이 단결해서 이뤄낸 것이 분명하다. 

언제부턴가 충북은 충청도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비록 중간에 포기하긴 했으나 충청권의 아시안게임 공동유치도 충북에서 나온 작품이었다. 양남(영호남) 패권 시대를 종식시키자는 뜻으로 만든 ‘영충호’(영남 충청 호남 인구순 호칭)란 말을 만든 것도 이시종 충북지사다. 충북은 지금 충청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가속기 후보지 확정은 충청도에선 ‘충북 형님’이 또 다시 이룬 ‘한 건’이다. 이번에는 대전 충남 세종이 충북을 도왔으니 다음엔 충북이 도와줄 차례다. 다시 한번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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