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범계‧박완주 진로 선택폭 넓어
통합당, 지역주의 한계에 전략부재 등 겹쳐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박완주 의원, 미래통합당 김태흠, 이명수 의원.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박완주 의원, 미래통합당 김태흠, 이명수 의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7일과 8일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각각 선출한다. 충청권은 4‧15총선에서 중진급 의원을 여럿 배출하고도 여야 모두 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해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에서는 충청권 의원들의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 배경으로 지역주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당의 경우 향후 당내 입지 확보를 위한 일보 후퇴 성격으로, 통합당은 의원들의 정치 역량 부족 때문이라는 상반된 분석도 있다.

박범계, 당권‧입각‧상임위원장 등 선택지 다양
박완주, 전반기 상임위원장-후반기 원내대표 ‘예상’

먼저 민주당은 박범계 의원(3선. 대전 서구을)과 박완주 의원(3선. 충남 천안을)이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 했다. 하지만 두 의원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범계 의원은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이냐를 고민했을 때, 원내대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박완주 의원은 “문재인 정부 성공과 4기 민주 정부를 만드는데 힘 쓰겠다”고 불출마 사유를 밝혔다. 두 의원은 집권 여당 소속으로 이번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하며 정치적 진로가 넓어졌다.

박범계 의원은 당권 내지 입각, 상임위원장을 넘볼 수 있고, “이번에는 (원내대표에)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 박완주 의원도 전반기 상임위원장, 후반기 원내대표 도전 등 선택지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통합당의 경우는 결이 다르다. 통합당은 이명수 의원(4선. 충남 아산갑)과 김태흠 의원(3선. 충남 보령‧서천)이 지난 1일과 3일 각각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 “통합당은 분홍색으로 치장한 흑백 텔레비전”이라며 당의 쇄신을 선언했고, 김 의원도 “벼랑 끝에 선 절박한 심정”이라며 결기를 보였다.

이명수-김태흠, 영남 출신 러닝메이트 영입 실패
“수도권‧강원 등 폭 넓혀 계파‧지역주의 타파 아쉬워”

하지만 두 의원 모두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 영입에 실패하면서 지난 6일 출마를 철회했다. 두 의원은 ‘영남권 출신 경제 전문가’를 목표로 짝을 찾았지만, 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과 전략‧정책 수립에 선뜻 손을 잡는 인사가 나오지 않았다.

특히 통합당은 지역구 당선인 84명 가운데 67%에 달하는 56명을 영남권이 차지하면서 주호영 의원(4선. 대구 수성을)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기류가 흘렀다.

이 의원도 불출마 선언 직후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지역주의가 남아 있다는 걸 느꼈다”며 “지지를 할 수 있는 범위가 이미 형성돼 있어 쉽지 않겠다는 판단에 뜻을 접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다만, 지역 정가에서는 총선 참패 이후 당내 분위기와 지역주의 한계에 공감하면서도 두 의원의 정치력과 전략 미스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주호영 의원의 경우 충청권 이종배 의원(3선. 충북 충주)을 러닝메이트로 영입했고, 수도권 출신인 권영세 당선인(3선. 서울 용산)도 영남 출신 조해진 당선인(3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포섭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이 의원이나 김 의원이 영남 출신 인사만 고집할 게 아니라, 수도권과 강원권 등으로 폭을 넓혀 계파와 지역주의 타파를 강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선까지 정치권 똘똘 뭉쳐 대외적 블록 형성해야”

실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5명, 강원권은 3명의 재선 이상 당선인이 포진해 있다. 원내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은 차기 당대표나 최고위원을, 김 의원은 상임위원장 도전이 예상된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7일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통합당은 당대표도 없는 상태에서 김종인 비대위나 미래한국당과 통합 등 당의 진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내대표 러닝메이트로 나서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나 통합당 모두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며 “일단은 다음 대선까지 지역 정치권이 똘똘 뭉쳐 대외적으로 블록 형성해 ‘충청권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걸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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