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 석권’ 민주당, 허 시장과 사실상 첫 당정협의
공동의 목표 제시하면서도 정책집행 우선순위 ‘기싸움’ 

허태정 대전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철민(동구), 황운하(중구), 박병석(서구갑), 박범계(서구을), 조승래(유성갑), 이상민(유성을), 박영순(대덕구)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6일 오후 정책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대전지역 7명의 국회의원 당선인과 만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대책과 지역 숙원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허 시장과 당선인 전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이날 간담회는 사실상 ‘당·정협의’ 성격으로 진행됐다. 

다만 7명의 당선인들은 같은 당 소속이지만, 선거기간 내걸었던 자신의 주요공약을 대전시정의 중요정책으로 반영시키기 위해 자기 발언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책 집행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기(氣)싸움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6일 오후 3시 30분 시청 대회의실에서 민주당 소속 장철민(동구), 황운하(중구), 박병석(서구갑), 박범계(서구을), 조승래(유성갑), 이상민(유성을), 박영순(대덕구) 국회의원 당선인과 첫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허태정 시장은 “이번 총선 결과로 대전이 한 단계 도약하고 숙원사업이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며 “당선인들의 공약을 꼼꼼히 알고 있다. 대부분 대전시 발전을 위해 필요하고 민선7기 시정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정책에 잘 담아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성갑에서 재선에 성공한 조승래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은 ‘향후 실질적 당정협의 추진’을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그 동안 당정협의가 일회적이고 단발적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이어야 한다”며 “당정협의 실질화를 위해서 선출직뿐만 아니라 민주당 당직자와 대전시 간부공무원,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함께 참여하는 실무급 협의가 주축이 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유일한 6선 당선인으로 국회의장 선출이 유력한 박병석 의원(서구갑)은 “코로나 조기종식과 경제난 돌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며 “대전은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유치, 트램 등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시민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을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이상민 의원은 “대전을 4차산업혁명 전진기지로 키우겠다는 내 공약과 시정 방향이 일치하기에 국회 차원에서 열심히 뒷받침하겠다”며 “트램이 본선과 함께 교통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과학벨트와 연계해 중부권 신성장의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 지역구인 구즉·관평 등을 지나는 트램 지선건설 공약에 무게를 싣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3선에 성공한 박범계 의원(서구을)은 대전시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치켜세우고 박병석 의원의 국회의장 선출 필요성 등을 강조하면서도 자신이 선거기간 표방했던 ‘중부권 광역경제 벨트’과 ‘바이오메디컬 선도지역’ 구상에 무게를 실었다. 

박 의원은 “대전시가 제시한 정책자료집에 담긴 대전·세종·오송·오창 광역경제벨트 조성은 상당히 중요하다. 허태정 시장이 주도해야 한다”며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부족하다.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도심 3인방으로 불리는 장철민(동구), 황운하(중구), 박영순(대덕구) 초선 당선인들은 공통적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강조했다. 

먼저 장철민 당선인은 “코로나19를 단순히 극복하는 것을 넘어 그 동안의 부조리를 해결하는 방향의 극복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대전은 빈부격차 해소, 청년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방 청년의 삶을 챙기고 대전이 메갈로폴리스로 성장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운하 당선인 역시 “(민주당) 초선 당선지역인 중구, 동구, 대덕구는 어느 곳보다 대전시의 협력과 도움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선거기간 낙후된 지역을 살려달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초선의원이지만 열심히 배워가며 대전의 현안을 해결하는 21대 국회로 힘을 모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박영순 당선인은 “정무부시장으로 허태정 시장, 간부공무원과 일한 추억이 있어 감계무량하다”는 소회를 밝힌 뒤 “딱 하나만 부탁하고 싶다. 장철민, 황운하 당선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게 취약계층이고, 낙후지역이다. 대전시와 허 시장이 원도심 활성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주이 대전시 기획조정실장은 대전 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유치, 도시철도 2호선 트램건설 등 16개 지역발전 과제와 대전 스타트업파크 조성, 단지형 외국인투자지역 조성 등 국비과제를 설명하고 당선자들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했다.   

허태정 시장과 7명의 당선자들은 이후 간담회를 비공개로 전환한 뒤, 대전시정과 당선자 공약을 연계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식과 목표설정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당선인측 한 관계자는 “지역구를 둔 선출직 국회의원이 유권자에게 약속한 공약을 시정과 국정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이견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정책조율의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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