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와 떡
느티와 떡
  • 송선헌
  • 승인 2020.05.04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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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느티나무 너는
 너는 지킴이다. 그래서 마을 어귀, 당산(堂山)마다 전설로 서있다.
너는 듬직함이다. 그래서 대장감이다.
너는 조선의 바오밥이다. 그래서 더 웅장하다.
너는 풍성함이다. 그래서 정자의 그늘이 넓다.
너는 궁궐도 장식한다. 그래서 창덕궁 후원(後苑)도 절반이 너다.
너는 장수목이다. 그래서 기장군 장안리 너는 1,340살이다. 
너는 혼이 있다. 그래서 괴(槐, 魂+木)목이다. 
너는 신성하다. 그래서 천연기념물(총 14그루)이 많다.
너는 Monoecism이다. 그래서 암수한그루다. 
너는 이름표다. 그래서 괴정동(槐亭洞), 괴곡동(槐谷洞). 괴(槐)골, 괴곡(槐谷), 괴산(槐山)... 있다.
너는 신격(神格)이다. 그래서 괴곡동의 노거수(老巨樹)는 목신제를 지낸다. 
너는 벗이다. 그래서 낙엽이 진 괴산 오가리 너가 최고 멋지다.
너는 거인이다. 그래서 장성 단전리 너가 제일 크다.
너는 의리다. 그래서 임실에는 주인을 구한 의견(義犬)의 개나무(오수, 獒樹) 너가 있다. 
너는 고수다. 그래서 의령에는 곽재우 장군의 현고수(懸鼓樹)가 있다. 
너는 치성(致誠)이다. 그래서 도계에는 입학철이면 기도하는 너가 있다.
너는 국수(國樹)다. 그래서 청천과 정족산성의 너는 나라를 지켰다. 
​너는 든든하다. 그래서 나무의 황제다. 
너는 요긴하다. 그래서 사방탁자, 뒤주, 장롱, 궤짝으로 변했다.
너는 다 준다. 그래서 단풍든 마른 잎까지 불쏘시개로 쓴다.  
너는 값지다. 그래서 임당과 가야 고분, 천마총, 고려시대의 배에 사용되었다. 
너는 불-학성(佛-學性)을 가졌다. 그래서 부석사의 무량수전, 해인사 법보전(대장경판은 산벚과 돌배나무)과 수다라장(修多羅藏), 강진 무위사, 부여의 무량사, 구례 화엄사, 관덕정의 기둥으로 세워졌다. 
너는 불구(佛具)다. 그래서 나무불상과 절의 구시(큰 밥통)가 된다. 
너는 단단하다. 그래서 소나무보다 3배정도 강하다. 
너는 변신가다. ​그래서 나뭇결이 비늘, 구슬, 모란꽃 모양도 있다. 
너는 해먹(Hammock)이다. 그래서 우리 동네 진산엔 높은 그네가 걸렸었다.
너는 진화했다. 그래서 작은 3~4장의 잎과 씨가 하나로 멀리 간다.
너는 톱 모양 잎이다. 그래서 Sawleaf라 한다.
너는 느릅나무科다. 그래서 느릅나무 유(楡)를 쓴다.
너는 느티떡(유엽병, 楡葉餠)이다. 그래서 부처님 오신 날(初八日) 특식이다. 
너는 회상이다. 그래서 당지 시골집 뒷산이 많이 그립다.
너는 미래다. 그래서 새천년나무가 되었다. 
너는 ‘운명’이다. 그래서 너의 꽃말이 되었다.


2. 느티떡에게
 초파일 회포리 친구 모친상에 갔다가 반야사 석천길을 걸었다.
충청도와 경상도를 나누는 소백산맥이 가팔랐다.
호랑이가 살고 있는 백화골이 잠시 신라와 백제로 나누었다.
세상사 마음먹기라는 말이 딱 하루만 유효했다.
환타를 갖고 갔던 소풍도 흐릿해졌다.
뜨건 여름 세조가 목욕했다는 곳에 얼굴을 묻을 것이다.
또 배롱나무에 반해 세상으로 급하게 뛰쳐나갈지 모른다.
온통 데크길 세상에 흙길이 아이 오줌 줄기만큼 남아 있다.

룸비니의 햇살에 연초록 애기 느티잎들이 시리도록 얄포름했다.
그런데 생전 처음 본 느티떡을 J교수님이 갖고 오셨다.
말이 씨가, 그리고 간절함은 세상에 퍼진다.
Jesus와 달리 염화미소가 입속으로...


송선헌(宋瑄憲) 약력

송선헌 원장
송선헌 원장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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