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이 또 멈췄다. 이번엔 처음부터 위태위태하더니 끝내 좌초 위기를 맞았다. 이 사업을 맡았던 사업자가 자금조달에 실패하자 대전도시공사는 터미널부지 매매계약에 대한 해지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4번째 실패로 이어지자 이 사업의 실질적 책임기관인 대전시에 대한 비판과 함께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왜 이렇게 계속 헛발질만 하는지, 실패의 근본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사업은 20년 전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전·현직 시장 3명이 사업계약까지 맺었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우연으로만 보기 어렵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큰 문제점은 대전시에 개발사업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다.

대전시는 이 일을 도시공사에 맡겨 추진하고 있으나 지금 도시공사에는 이 사업을 제대로 관리할 만한 전문가는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물론 대전시 안에도 이런 전문가가 없다.  관련 업무를 하는 기관에서 근무한 경력만 가지고는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이런 사업을 자신이 진행해서 성공해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단독 주택 한 채를 지을 때도 그 일을 잘 아는 사람을 찾는다. 내가 직접 사업자를 찾아내서 바로 일을 맡기지는 않는다. 돈이 남아 돌아도 그렇게 하는 법은 없다. 유성복합터미널처럼 8000억 원대 사업이면 말할 필요도 없다. 사업을 맡기는 입장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져도 별 문제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착각이다. 그게 맞다면 세상에는 전문가도 인재도 필요 없다.

성공 경험 있는 개발사업전문가 확보 가장 중요

대전시는 번번이 실패하면서도 전문가 확보에 목말라 한 적은 없어 보인다. 대전시장은 이제라도 전문가를 찾는 데 힘써야 한다. 뛰어난 능력과 경험을 소유한 사람을 확보해야 한다. 출신지나 활동 지역을 가릴 일도 아니다. 돈이 더 들더라도 일을 해낼 수 있는 유능한 전문가가 중요하다. 

대전시는 사업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공영개발 방식도 검토해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데 민간개발이 어려운 경우 공영개발로 추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공영개발은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영방식으로 가더라도 전문가를 확보해서 판단하고 진행해야 한다. 그런 과정도 없이 지금 당장 공영개발로 진행하는 것은 또 한번의 실패만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대전시로서는 중요한 사업이고, 특히 유성지역 주민들에겐 시급한 숙원사업이다. 그렇다고 실을 바늘 허리에 매서 쓸 수는 없다. 무조건 서두른 것이 잇따른 실패의 또 다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시간에 쫓겨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맡긴 게 사실이다. 이는 요행이지 사업이 아니다. 대전시장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 사업을 제대로 이끌 전문가부터 찾았으면 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