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순대 일주일 3번 만들어 사용
순대와 머리 수육, 순대국밥 2개 푸짐한 세트메뉴 가족외식 인기
이곳에만 있는 오소리감투, 곱창이 들어간 오소리두부조림 일품

밥과 국. 우리 식문화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이다. 국에 순대를 넣은 순대국밥은 배고팠던 서민들의 푸짐한 한 끼 식사였다. 언제 들어도 친근한 이름 순대국밥,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느낌이 물씬 난다. 최근 대전에서 수제순대로 끓인 순대국밥으로 화제가 되는 집이 있다.

순대국밥
순대국밥
순대국밥
순대국밥

일주일 3번 만드는 수제 순대 인기

대전시 동구 가양1동 가양감리교회 앞에 있는 ‘조선가마솥순대’는 직접 만든 순대로 끓인 순대국밥과 막창순대 등으로 최근 뜨고 있는 집이다.
보통 식당은 안으로 들어서면 좌석이 있고 그 뒤에 주방이 보이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특이하게 허름한 가정집 구조인 입구에 들어서면 주방이 앞에 있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만큼 음식에 자신이 있게 때문에 손님에게 오픈된 주방을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일 것이다.

순대국밥은 어디서나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국밥이다. 하지만 식재료와 정성에 따라 맛은 다르다. 자칫 조금만 소홀하면 돼지 잡 내가 나기 때문이다. 이집은 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 따로 순대국밥이지만 음식에 정성이 묻어 있다. 또 싸구려 그릇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성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막창순대
막창순대
순대
순대

순대는 돼지창자에 돼지선지를 비롯한 부속고기, 곡물, 채소 등 여러 재료를 섞어 채운 뒤 삶아낸 음식이다. 이곳이 유명해진데는 이런 순대를 주인 이지윤 씨가 일주일에 3번 새벽에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순대는 소창 속에 선지, 두부, 양배추, 당근, 콩가루 등 각종 야채 10여 가지를 넣고 1시간 동안 삶은 야채순대이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순대를 칼로 숭숭 썰어 접시에 담아내면 소주 한잔 생각이 절로 나는 순대. 순댓집에서 직접 순대를 만드는 일은 흔치 않다. 대전의 유명 순대국밥 집에서도 순대만큼은 공장에서 받아서 쓴다.

순대를 만든다는 것이 힘도 들지만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땀과 정성이 묻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런 정성이 담긴 순대를 맛보기 위해 식사시간에는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안주세트
안주세트
김치를 담그는 모습
김치를 담그는 모습

오소리감투, 곱창이 들어간 오소리두부조림 일품

순대국밥은 가마솥에 사골과 머리뼈 등을 넣고 12시간 이상 푹 고운 육수가 맛의 비법. 오랜 시간 끓여서 걸쭉해진 뽀얀 사골국물에 순대를 비롯해 수삼, 오소리감투, 곱창, 곱창, 애기보 등 명을 수북이 얹어 손님상에 낸다. 구수한 맛이 잡 내가 없고 깔끔하다. 특이한건 귀한 수삼과 오소리감투가 들어가 식감이 좋다. 뚝배기에 밥을 한 그릇 말아서 호호 불면서 입안으로 가져가면 뜨거운 국물과 구수한 향기가 움츠린 몸을 활짝 피게 만들어준다.

오소리감투를 좋아하는 분은 순대와 오소리감투만 넣은 오소리순대국밥을 주문하면 된다. 순댓집에서 흔히 먹을 수 없는 막창순대도 직접 만든다. 취향에 따라 부추와 새우젓, 파무침 등을 넣어 간을 하면 풍미를 더해준다. 국밥에는 부추를 많이 넣을수록 맛이 난다.

이지윤 대표
이지윤 대표
내부
내부

오소리감투는 돼지의 위를 일컫는 말이다.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고 식감이 쫄깃한지라 돼지 내장 중에서 식재료로 매우 선호되는 부위다. 이름에는 여러 설이 있다. 예로부터 맛이 뛰어나 돼지를 잡을 때 몰래 빼돌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오소리가 굴에 숨듯 한번 사라지면 행적을 알 수 없다는 비유에서 나왔다는 설과 맛 때문에 누가 먹을지 다투는 것이 권력을 말하는 오소리감투를 놓고 싸우는 것과 같아 불렸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위장 부위의 모양이 둥그런 감투모양을 닮았다는 점과, 이 부위가 유달리 쫄깃하고 식감이 좋아 탐내어 다투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에서 오소리감투란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곳에는 안주세트라고 이름이 붙은 가성비 좋은 인기 메뉴가 인기. 순대와 머리 수육 그리고 순대국밥 2개가 푸짐하게 세트로 나오는 메뉴인데 가격은 2만 5000원으로 안주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해 주기 때문에 주당들이 선호하는 메뉴다. 최근에는 가족단위 외식에서 많이 찾는다고 한다.

오소리두부조림도 특이하다. 벌건 양념 두부조림에 오소리감투와 곱창을 넣어 두부조림처럼 졸여 먹는 메뉴인데 이것도 칼칼해서 술안주에 인기가 많다, 특히 오소리감투가 양념되어 씹히는 맛이 색다르다. 출출한 퇴근길이나 전날 음주 후 속이 쓰릴 때 해장으로 좋은 순대국밥은 서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다. 하지만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어 호불호가 있다.

대전시 동구 가양동에 위치한 조선가마솥순대 전경
대전시 동구 가양동에 위치한 조선가마솥순대 전경

순대와 머리 수육, 순대국밥 2개 푸짐한 세트메뉴 가족외식 인기

순대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우리 고유의 음식으로 세계 어느 곳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먹거리다. 영양가도 여러 가지 육류와 채소가 골고루 혼합돼 있어 맛도 있고 동, 식물성식품이 균형 있게 배합된 영양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연중무휴, 순대국밥 6000원, 머리고기수육, 오소리두부조림1만 2000원, 대전시 동구 가양로96(가양감리교회 앞)에 위치해 있다.

이집의 인기비결은 직접 제조한 투박한 순대 맛도 있지만 담백하고 개운한 국물, 야들 거리는 머리고기와 고소한 맛의 내장과 맛을 담아내는 정성에 그 답이 있다. 더 중요한건 주인의 푸짐한 인심과 친절함까지 묻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조선가마솥순대로 가보자. 손님이 몰리는 곳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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