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제1민사부, 10개월만에 28일 변론기일 열어
불상 진위 가리기 위해 전문가 추천받아 6월 9일 증인심문

부석사 불상으로 알려진 금동관음보살좌상.

고려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금동관음보살좌상(이하 불상)을 둘러싼 충남 서산 부석사측과 정부측의 법정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불상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격론이 예상된다.

대전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는 28일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인도 소송 항소심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 불상은 고려시대인 1330년 부석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된 뒤 고려 말 또는 조선 초기(1526년 이전) 당시 서산 등 서해안지역에 자주 출몰했던 왜구들이 약탈해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보관 중이었다.

하지만 2012년 10월께 절도범들이 훔쳐 대한민국으로 밀반입하다 적발된 뒤 불상은 압수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물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부석사는 불상의 소유를 주장하며 지난 2016년 4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두차례에 걸친 변론준비기일과 현장검증, 증인신문(3명) 등을 거쳐 9개월만인 2017년 1월 26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법원이 불상의 부석사 소유권을 인정한 것이다.

정부 측은 곧바로 항소를 제기하면서 불상의 부석사 인도 집행정지도 요청했다. 법원은 부석사 신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상의 인도를 취소했고 현재 불상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그대로 보관돼 있다.

정부 측의 항소장이 제출된 것이 2017년 1월 31일이지만 이후 공판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사이 재판부가 변경됐고 2018년에는 재판부가 국립문화재연구소를 직접 찾아 불상을 검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과 6월 변론 준비기일이 열린 뒤 이번에 변론기일이 잡힌 것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부석사 측과 정부 측에서 여러가지 쟁점을 언급했는데 주목되는 부분은 불상의 진위 여부였다. 1심 과정에서는 불상의 진위 여부에 대해 그다지 문제시 되지 않은 채 진행됐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언급됐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원고 측에 진위 여부를 판단할 전문가 추천을 요구했고, 덕성여대 최성은 교수와 동국대 문명대 명예교수가 추천됐다. 다만 문 교수의 경우 고령인 점을 고려해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자료를 제출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들과 반대되는 주장을 펼칠 전문가도 추천돼 오는 6월 9일로 예정된 다음 변론기일에는 전문가들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 불상의 진위 논란에 대해 치열한 격론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부석사 주지인 원우스님은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관 중인 불상과 관련해 "보존 처리가 안돼 있어 산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보존 처리를 요구했고, 재판부는 정부 측을 대신해 출석한 검찰을 향해 보존처리 가능여부를 타진했다.

이에 검찰 측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전처리 가능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