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인터뷰] 세종시 홍성국·강준현 당선인

이번 총선에서 세종시 갑, 을 지역구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강준현 당선인.
이번 총선에서 세종시 갑, 을 지역구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강준현 당선인.

세종시는 출범 이후 8년 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텃밭'이나 다름 없었다. 그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지역구도 2곳으로 늘어나면서 정치 새내기들이 그의 자리를 꿰찼다.

홍성국(세종갑), 강준현(세종을) 당선인이 그 주인공. 이들은 23일 오전 10시 세종시 출입기자단과 만나 초선 의원으로서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또 가슴을 울린 유권자와의 만남과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자세, 21대 국회에서 이루어야 할 각종 법 개정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홍 당선인은 국내 굴지 금융권 수장을 지냈고, 강 당선인은 세종시 정무부시장으로 일하며 지역 곳곳을 누볐다. 두 사람의 고향은 세종시지만, 공교롭게 모두 서로의 고향을 떠나 당선됐다.

비슷한 듯 다른 행보를 보여준 두 당선이 앞으로 4년 간 지역 발전에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다음은 홍성국, 강준현 당선인과 일문일답.

세종을 강준현 당선인.
세종을 지역구 강준현 당선인.

ㅡ 당선 후 일주일이 지났다. 소감이 어떤가.

강: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지역을 돌아다니며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또 국회 등원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 분주하다. 선거 회계 처리 등 내부적으로도 정리할 일도 남았다. 해를 넘기며 함께 동고동락한 선거운동원들과 자원봉사자, 당원 동지들에게 감사드린다.”

홍: “선거 운동 기간이 너무 짧았다. 당선되는 순간에는 엄청난 중압감과 무게감이 몰려왔다. 무엇보다 정치에 발을 들이면서 기존에 가졌던 사고방식이나 세상을 보는 관점 차이를 많이 느꼈다. 전업주부인 아내는 아직도 선거 로고송이 환청처럼 들린다고 한다.(웃음)”

ㅡ 선거 운동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유권자나 유세 장소가 있었다면.

홍: “선거 유세 중 제 책에 사인을 해드린 일이다. 거리에서 저를 본 한 시민께서 인근 서점에서 책을 구매해 아들 이름으로 사인을 부탁하셨다. 아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집안이 남양 홍씨 연기파 종가집이다. 고향 애경사에 자주 참석하긴 했지만, 선거 운동 기간 어르신들까지 열심히 도와주셨다. 문중이 단결했다는 점에서 가족애를 많이 느꼈다. 나성동 저녁 인사를 다닐 때는 우연히 어릴 적 연서초등학교 동창을 만나기도 했다.”

강: “아내하고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아침인사를 했다. 한 시간 반 정도 서 있으면 발이 꽁꽁 언다. 어느날 지나가는 시민이 발팩 한 박스를 가져다 주셨다. 무척 고맙고 기억에 남는 일이다.

전통시장을 다닐 때는 자주 혼이 났다. 어렵다는 말씀이 많았다. 장날 만난 한 할머니는 하루 20만 원씩 팔았는데 요즘은 만 원 한 장 팔기 어렵다는 말을 하셨다. 코로나19 사태에 선거 운동을 하면서 지원 사각지대가 있음을 실감했다.”

ㅡ 이달 말이면 21대 국회에 입성한다. 가장 먼저 발의하고 싶은 법안이 있나. 또 원하는 상임위가 있다면.

홍: “초선이 ‘어디 보내주세요’ 얘기하는 것이 사실 어렵다. 경제 전문가로 영입됐고, 경제대변인 직함도 있기 때문에 관련 상임위로 가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다. 아직 상임위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1호 발의 법안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강: “석사로 도시계획을 전공했다. 또 세종시 특성상 국토위에 한 사람이 필연적으로 배정돼야 한다고 본다. 상임위 배정은 당 구조상 원내대표에 권한이 있는 만큼 원내대표 선거가 끝난 후 홍 당선인과 잘 협의해 진행하겠다.”

ㅡ 이번 20대 국회에서 세종시 관련 여러 법안이 모두 폐기됐다. 앞으로 개정안 등과 관련해 입법 능력을 보여줘야 할텐데,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강: “이제 국회의원이 둘이 됐다. 힘을 합쳐 발로 뛰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회 세종의사당이든 대통령 제2집무실이든 대전, 충청권과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행정수도 원안 사수 당시 충청 500만 도민이 뭉쳤다. 지난해 행정수도 완성 국민청원이 20만 명이 안 됐다. 동력이 떨어졌다. 충청권 공동의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홍: “현재 한국의 가장 큰 경제 문제는 소득양극화, 사회 문제는 지역양극화다. 이번에 민주당이 180석을 얻게 된 만큼 많은 법안 처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사회적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세종시 지방재정 부족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방교부세 특례 연장 문제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ㅡ 실질적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있다. 국회세종의사당 설치, 대통령 제2집무실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강: “국회세종의사당 설치 문제는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차기 국회의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몇 분 거론되고 있는데, 누가 됐든 한 달에 한 번이고 두 달에 한 번이고 만나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여러 협의체가 있지만 형식적이다. 밤을 새더라도 의제가 있으면 결론을 내려야 한다. 집무실은 보안과 경호 문제 때문에 대통령께서 고민이 많으신 것으로 안다.”

홍: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는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정부부처가 이미 많이 내려와있다. 국회 분원까지 추진되면 제2집무실도 당연히 필요할 것으로 본다.”

세종갑 지역구 홍성국 당선인.
세종갑 지역구 홍성국 당선인.

ㅡ 이번 선거 기간 여러 공약을 내놨다.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거나 최우선 과제로 꼽는 공약이 있다면.

홍: “‘우븐시티’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세종시만의 인프라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벌써 이 공약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도시도 있는데, 현실적으론 세종에서만 가능하다고 본다. 기술이 있으면 자본은 따라온다. 사람도 모인다. 문전박대 당하더라도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따라다녀야 한다.”

강: “세종시 국가산단이 타당성 조사 중에 있다. 올해 6월에 용역이 끝난다. 다른 지자체에 뺏기는 일이 없도록 이 사업에 역점을 둬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보조BRT 도입 공약을 실현하는 일이 있다. 큰 재정이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곧 시행 가능할 것으로 본다.”

ㅡ (홍 당선인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있다. 세종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나. 또 이번 국회에 이용우 카카오뱅크 전 대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여성 임원 등 경제 분야 인사들이 당선에 성공했는데,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홍: “코로나 이후는 IMF 때를 생각해보면 된다. 소재, 자동차 산업 등 기존 주력 산업이 무너졌다. 그리고 1998~ 1999년 국민 대부분이 휴대폰을 사기 시작했다. 유럽이나 미국을 보면 일반 차는 안 팔리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계속 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산업 기반이 없는 세종시는 사실상 소외될 우려가 크다. 다급함을 인지하고, 세종형 산업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민주당 내 경제 전문가가 많지 않다. 국회에 들어가면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드는 일에 서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 정책을 예로 들면, 일자리가 아니라 일을 먼저 만들어야한다. 두 분은 모두 개인적으로도 잘 아는 분들이다. 다만, 민간 기업 유치 문제는 이번 선거에서 모든 당선인들이 공약한 내용이다. 300명 모두 경쟁자가 될 것이다.”

ㅡ (강 당선인에게) 고향이자 출마를 준비했던 세종갑 지역을 떠나 세종을 지역구에서 선거를 치렀다. 경선 지역구 발표 후 어떤 심정이었나. 또 시당위원장 선출은 어떤 방식이 될 것으로 보나.

강: “경선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는 이해찬 대표님의 약속이 결과적으로 지켜졌다. 지역위원장 문제는 아직 당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지구당 개편대회가 5월에, 이후 시당 개편대회가 열릴 것이다. 인근 대전 등을 보면 합의추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종은 2명뿐인만큼 논의해서 결정하면 된다.”

ㅡ 끝으로 두 당선인이 공통점도 있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선거 기간 느낀 서로의 강점을 소개한다면.

강: “만난지 한 달 정도 됐다.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계신데, 그 말씀이 굉장히 공감이 간다. 전 중소기업도 해보고 자영업도 해봐서 실질적인 관점을 갖고 있다. 향후 뵙고 거시적인 안목에 대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다.”

홍: “선거 때 가장 많이 도와주신 분이다. 저는 연서면 출신, 강 당선인은 금남면 출신이다. 집안분들도 서로 응원했다. 지역 밀착도나 친화력에서 많이 배우고 또 제가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느꼈다. 지역 이슈나 정당 부분에 대한 이해가 아직은 부족한 편이어서 상호 의존적인 관계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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