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기 기준, 대전 지역 3568명 참여
학생 간 거리두기 무색, 돌봄전담사 업무 피로 심각
교육 당국 대책 마련 필요

사진=지난 3월 5일 설동호 대전교육감 및 관계자들이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의 긴급돌봄교실을 방문한 모습(대전교육청)
사진=지난 3월 5일 설동호 대전교육감 및 관계자들이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의 긴급돌봄교실을 방문한 모습(대전교육청)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온라인 개학이 실시되며 긴급돌봄 참여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등교 개학이 미뤄질수록 초등 돌봄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돌봄전담사들의 업무 가중과 학부모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방역물품은 물론 인력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 지난 20일 대전지역 초등 긴급돌봄 참여 학생수는 3568명에 달했다. 지난달 말 1500~1600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으며,  한 학교 당 20~30 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는 셈이다. 

초등 긴급돌봄 참여 학생수는 일주일 전인 지난 13일 2403명, 14일 2366명, 16일 2729명, 17일 2886명 등으로 지속적해서 증가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마지막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 20일과 17일 사이에는 682명이 급증, 교육 당국은 앞으로도 긴급돌봄 참여 학생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학생수에 비해  돌봄전담사들은 제한돼 있어 점차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비록 교육 당국이 원격수업 도우미를 배치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학교장 재량인 데다, 특히 돌봄전담사들은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기 전인 지난해 겨울 방학부터 온종일 돌봄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지난 5개월여간 쌓인 업무 피로도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전지부 관계자는 "아이들 점심부터 돌봄전담사가 챙겨야 하기 때문에 5~6시간의 근무시간을 초과하는 일이 수 개월째인 것은 물론 교실 환기나 소독 등을 할 시간 조차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돌봄 전담사들이 많다"며 "교육 현장에서 정작 돌봄전담사들은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 동구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돌봄전담사도 "1~2학년은 돌봄교실 한 학급당 10명 이상 넘는 곳이 많다. 초등 고학년도 돌봄교실 참여가 늘면서 학생 간 거리두기 유지가 무색한 실정이고 손 소독 등 예방수칙 지도도 버거울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이 더 늘어나면 교실을 분리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며 "등교 개학이 언제 될지 모르니, 교육 당국이 안정적인 긴급 돌봄을 위해 한시적이라도 인력 충원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언뜻 교사들의 돌봄교실 지원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겠지만 온라인 개학 이후, 원격 수업과 학습자료 준비, 출결 및 평가, 과제 관리, 학급관리 등으로 일선 학교 교사들도 업무 가중이 돌봄전담사 못지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돌봄교실에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 

1학년 자녀가 있는 30대 학부모는 "어머님이 아이를 봐주고 계시지만 온라인 개학에 따른 학습을 챙기는 것까지는 힘들어하신다. 어쩔 수 없이 어제 아침 학교(돌봄교실)를 보냈는데 아이가 낯설어 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2학년 딸 아이를 둔 김 모(42) 씨도 "어제는 휴가를 내서 아이와 같이 있으며 '이렇게 하면 돼'라고 설명했지만, 오늘은 제대로 하고 있을지 불안하다"며 "아무래도 돌봄교실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른 지역에서 초등학생이 코로나19 확진이 나왔다는 기사를 보면 안 되겠다 싶고... 정말 갈피를 잡을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대전 교육통계에 따르면 관내 148개의 공·사립 초등학교에 402명의 돌봄전담사가 배치돼 있다.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초등학생들은 오전에는 원격수업 도우미나 돌봄전담사의 지도에 따라 온라인 학습을 하고 있으며 오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으나 오후 7시까지 연장됐으며 점심은 도시락으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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