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석 중 5곳 ‘수성’, 민주당 후보들과 득표율 10%p 이내

미래통합당이 지난 4‧15 총선 참패에도 충남 11석 중 기존 의석수(5석)를 수성하며 선전했다.
미래통합당이 지난 4‧15 총선 참패에도 충남 11석 중 기존 의석수(5석)를 수성하며 선전했다.

미래통합당이 지난 4‧15 총선 참패에도 충남 11석 중 기존 의석수(5석)를 수성하며 선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충청권인 대전(7석)과 세종(2석)을 싹쓸이 한 것과 비교할 때 유의미한 성과를 얻은 셈이다.

일부에서는 소지역주의가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들의 득표율을 따져보면 오히려 소지역주의가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충남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5석,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6석을 가져갔다. 하지만 한국당 소속이던 박찬우 전 의원(천안갑) 낙마로 2018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재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며 6대 5로 민주당이 우위를 점했다.

대전‧세종 ‘싹쓸이 참패’ 불구 자존심 지켜
현역 출마한 전통적 강세지역 모두 승리

민주당은 당시 양승조 의원(현 충남지사)이 지방선거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해 치러진 천안병 보궐선거에서도 승리하며 의석수를 지킨 바 있다. 그러나 21대 총선에서는 전국적 압승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우세를 가져오지 못했다. 반대로 통합당은 5석을 그대로 유지하며 선전했다.

통합당이 의석수를 지킨 곳은 모두 현역 의원이 공천을 받아 출마한 지역이다. 또 서해안권(보령‧서천, 서산‧태안)과 남부‧내륙권(홍성‧예산, 공주‧부여‧청양), 아산갑 등 전반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은 지역적 특성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정가에서는 소지역주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번 총선의 실제 표심은 소지역주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통합당 후보들이 당선된 5곳 득표율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민주당, 의석수 추가 확보 ‘실패’
5곳 득표율 10%p 이내, 소지역주의 완화 분석

먼저 아산갑은 이명수 통합당 당선인이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55.09%(3만3795표)를 얻어 이위종 당시 민주당 후보 44.90%(2만7539표)을 크게 이겼다.

그러나 복기왕 민주당 후보와 16년 만에 리턴매치로 치른 이번 총선에선 49.82%(3만8167표)를 얻어 49.09%(3만7603표)를 얻은 복 후보에 0.7%p차로 신승했다.

공주‧부여‧청양에서도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정진석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득표율을 지난 20대 총선 당시 3.17%p차(정 48.12%, 박 44.95%)에서 이번에는 2.22%p(정 48.65%, 박 46.43%)차로 줄였다.

4년 만에 재대결이 벌어진 보령‧서천은 김태흠 통합당 당선인이 20대 총선에선 50.70%(4만1341표)로, 44.73%(3만6474표)을 얻은 나소열 전 민주당 후보를 압도했지만, 이번에는 1.73%p차(김 50.86%, 나 49.13%)에 불과했다.

홍성‧예산은 홍문표 통합당 당선인이 20대 총선에서 42.47%(3만5958표)로, 강희권 전 민주당 후보 24.09%(2만396표)를 크게 앞서며 3선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홍 당선인은 53.95%(5만1997표)를 얻어 김학민 민주당 후보(44.48%, 4만2869표)를 꺾었지만, 득표율은 9.47%p에 불과했다. 특히 홍 당선인은 3선 중진이고, 김 후보는 정치 신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산‧태안의 경우 성일종 통합당 당선인이 지난 총선에서 조한기 민주당 후보에 1.76%p차(성 39.05%, 조 37.29%) 신승을 거뒀지만, 이번에는 50%가 넘는 득표율(52.69%)로 44.20%를 얻은 조 후보를 8.49%p차로 간격을 벌리며 이겼다.

통합당이 승리를 거둔 5곳 모두 득표율 차이가 10%p 이내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선거를 거듭할수록 소지역주의가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층 투표 포기‧다선 중진 배출 기대감
어기구‧유시민 발언, 중도층 결집 가능성

지역 정치권에서는 통합당이 격전지에서 승리한 요인으로 부동층의 투표 포기와 더불어 다선 중진 배출에 기대감이 작동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충남은 이번 총선에서 전국 평균 투표율(66.2%)을 밑도는 62.4%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또 정진석(5선)‧홍문표(4선)‧이명수(4선)‧김태흠(3선) 등 다선 중진이 대거 탄생했다.

여기에 선거운동 초반 어기구(당진시)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의 “충남 전석 석권”과 선거 막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180석 확보’ 발언이 지역 민심을 자극해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졌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어 위원장은 지난 달 23일 충남도당사에서 열린 후보자 합동 기자회견에서 우세지역을 묻는 <디트뉴스> 질문에 “어느 지역 몇 석이 우세가 아니다. 천안시장을 비롯해 11석을 싹쓸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지역민들에게 오만으로 들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어 위원장은 20일 통화에서 “저희가 도민들의 마음을 얻는데 2% 부족했다”며 “이번 선거 패인을 면밀히 분석해서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심을 얻을 수 있도록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은 양당 구도가 굳어진 상태에서 치러졌기 때문에 득표율 차이는 크지 않았다. 영남에서도 의석수는 통합당이 압도했지만, 득표율은 민주당이 상당히 선전했다. 따라서 선거 결과를 소지역주의로 단정하기는 무리”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보수의 쇄신을 바라는 민심의 변화가 충남에서도 작용한 결과”라며 “민주당 역시 승리지역 대부분 접전을 벌였다는 점을 숙지하고, 양당 모두 향후 지역 현안 해결과 의정활동에 있어 협치에 보다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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