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토종 선발 확정, 테이블 세터와 중심타선 그리고 백업 요원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프로야구 개막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화이글스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프로야구 개막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화이글스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2020 시즌을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하는 모습.

드디어 야구가 돌아왔다. 기승을 부리던 “코로나 19”의 확산이 점점 잦아들고 있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기에 정부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연장하면서도 그 강도는 하향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 

이에 발맞춰 한국야구위원회는 21일부터 27일까지 팀당 4경기씩 총 20경기의 공식 연습경기를 갖기로 결정했다. 현재 상황에 따라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며 정규 시즌 개막일이 확정되면 연습경기 일정을 추가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화이글스는 21일 KT와 수원에서, 23일은 대전에서 기아와, 25일에는 대구에서 삼성, 마지막 27일은 대전에서 KT와 차례로 맞붙게 되었다.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는 일정으로 모든 팀과 맞붙지는 못하지만, 자체 청백전이 아닌 다른 팀들과 경기를 하는데 의의를 둘 수 있겠다.

오는 21일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정규시즌 개막일이 결정되면 각 팀들은 바쁘게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5월 1일과 5일 중 개막일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개막일은 5월 5일이다. 이는 한국야구위원회가 개막 2주 전에는 개막일을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정상 하루라도 더 필요한 상황에서 5월 1일의 전격적 개막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2020프로야구의 시계는 가기 시작했다. 자체 청백전으로 경기 감각을 유지했던 선수들에게 주어진 기회는 단 네 경기. 젊은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어필의 장(場)이 될 것이고, 감독에게는 최종 결정을 앞둔 선택의 장(場)이 될 것이다.

한화이글스도 마지막 네 경기를 통해 기회를 얻어야 하는 선수도,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감독의 선택도, 마무리가 되어야 하는 시점이 왔다. 공식 연습경기를 통해 토종 선발진의 확정, 테이블 세터와 중심타선 그리고 백업이 최종적으로 검토되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수와 함께 할 토종 선발 트리오의 확정

자가 격리 후, 팀 훈련에 참여한 서폴드와 채드벨은 아직 완전한 몸 상태는 아니다. 당장 마운드에 오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개막일이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 두 외국인 투수의 등판 일정도 최종적으로 결정이 되겠지만 우선은 토종 선발진의 결정이 먼저이다.

스프링캠프를 지나 자체 청백전을 통해 드러난 한화이글스의 토종 선발진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부실한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장시환이 토종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했던 그림이다.

여기에 자체 청백전에서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장민재와 김민우가 4, 5선발로 투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장민재는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노련해진 피칭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을 높인 것이 타자들에게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만년 유망주 김민우는 직구 스피드도 회복하고 투구 폼이 고정되면서 예전의 기대했던 모습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자체 청백전에서도 나쁘지 않은 컨트롤과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5선발로서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여기에 두 외국인 투수의 투입 시점에 따라 토종 선발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선두주자는 고졸 2년 차 김이환이다. 지난 시즌 막바지의 선발 경험이 김이환을 성장시켜 주는데 큰 바탕이 되었다. 여기에 베테랑 좌완 임준섭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된 좌완 이현호도 대체 선발 자원으로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선발진에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테이블 세터와 중심타선 그리고 백업 요원

한용덕 감독의 올시즌 성공은 “야수 운영”에 있다고 본다. 투수 출신이기 때문에 투수진 운영은 어느 정도 답이 나오지만 야수진 운영은 크게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 야수진의 운영은 한용덕 감독과 한화이글스의 성패를 크게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가용 자원이 많아진 상황에서 어떻게 그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 적재적소에 투입하고 기회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와 함께 팀 분위기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 어떤 선수를 투입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감독의 권한이다. 선수들의 장, 단점 파악 뿐 아니라 전체적인 경기 흐름도 정확하게 읽어야 하는 부분이다. 

가장 어렵고 중요한 것은 주전 라인업의 짜임새와 백업 요원의 활용이다. 엔트리가 한 명 늘어난 시즌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자원을 잘 활용해야 좋은 경기력을 보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돌아온 이용규와 하주석 그리고 외부에서 영입된 김문호, 정진호 등의 야수진이 모두 좌타자라는데 어려움이 있다. 자칫 타선의 좌, 우 밸런스가 깨지면서 상대 팀에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용덕 감독의 선택과 용병술이 중요해진 이유이다. 

한용덕 감독은 테이블 세터진으로 이용규(중, 좌)와 정은원(2루, 좌)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테이블 세터진이 모두 좌타이기 때문에 중심타선의 시작인 3번에 어떤 선수를 배치할 것인가 고민을 해야 한다. 한화이글스 중심타선 후보는 호잉(우, 좌), 이성열(1루, 좌), 김태균(지명, 우), 송광민(3루, 우)이다. 

장타도 있고 발도 빠른 호잉을 3번에 배치한다면 1, 2, 3번이 모두 좌타가 된다. 여기에 이성열이 4번에 배치되면 네 명이 모두 좌타로 도배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김태균을 4번에 넣고 이성열을 5번에 넣으면 해결은 되겠지만 이성열의 장타가 아쉬울 수 있다.

좌타 라인을 극복하기 위해 송광민을 3번에 넣고 이성열을 4번, 호잉을 5번, 김태균을 6번으로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송광민의 출루율이 아쉽다면 김태균과 자리를 바꾸는 것도 또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만약 테이블 세터를 다른 선수로 대체가 가능하다면, 중심타선의 운영은 조금 수월해질 수 있다. 바로 유장혁(외, 우)의 투입이다. 고졸 2년 차에 불과한 유장혁은 지난 시즌 막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청백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이면서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유장혁이 외야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한용덕 감독이 유장혁을 주전으로 투입을 한다면 테이블 세터진의 변화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규, 유장혁의 테이블 세터 또는 정은원, 유장혁의 라인이 짜여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중심타선은 호잉, 이성열, 김태균, 송광민으로 가도 크게 밸런스에 문제가 있지는 않게 된다. 하위타선은 하주석(유, 좌), 최재훈(포, 우)로 구성되고 한 자리는 유장혁을 제외한 김문호, 정진호, 장진혁, 이동훈은 좌타 선수들이다. 

과연 한용덕 감독이 주전 라인업의 밸런스를 어떻게 구성해서 짜임새 있는 타선을 만들어 내느냐도 지켜볼 대목이다. 지난 시즌 경기에 투입이 되지 않았던 이용규, 하주석을 제외하고 정은원, 호잉, 장진혁은 좌투수에 너무 약했고 이성열도 타율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홈런이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좌타 라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다. 

5월 개막이 타자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인구의 변화로 투고타저의 지난 시즌이었지만 올시즌 초반에는 타자들이 유리한 타고투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스몰볼에 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수비가 기본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 백업 요원을 어떻게 선택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결정 중의 하나이다. 포수 백업은 베테랑 이해창, 내야의 백업은 유망주 노시환과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오선진이, 그리고 양 코너와 일발 장타가 있는 김회성이 선택될 것으로 보인다. 노시환이 유격수 수비까지도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키스톤 백업과 양 코너 백업 그리고 대타 요원까지 확보가 가능해진다. 자체 청백전에서 가능성을 보인 조한민, 노태형 등이 깜짝 발탁될 수도 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외야는 호잉, 이용규에 과연 어느 선수들을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격을 생각하면 김문호와 정진호, 수비와 미래 그리고 주루까지도 생각을 해보면 장진혁, 이동훈, 좌우 밸런스까지 생각하면 유장혁, 장운호도 후보가 될 수 있다. 

한용덕 감독의 선택이 어떤 결정으로 내려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공식 연습경기로 치러지는 네 경기에서 한용덕 감독의 선택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리고 최종 결정은 향후 치러질 개막전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많은 훈련과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 개막하는 그 날까지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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