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이백숙과 칼칼하고 개운한 자연산버섯전골 인기
김현기·최영희 부부 직접 버섯채취, 농산물 농사지어 충당
유명 영어강사에서 버섯약초꾼으로 변신한 효심 깊은 김현기

산과 강이 많은 충남 금산은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이름난 식당들이 많다. 특히 인삼의 고장답게 다양한 인삼 요리도 있지만 건강에 좋은 자연산버섯요리를 추천한다. 버섯은 채소와 육류에 들어 있는 장점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신이 내린 음식이다. ·

자연산버섯전골
10여 가지 자연산버섯이 들어간 자연산버섯전골
자연산버섯전골
자연산버섯전골

정직한 식재료 친정엄마 손내림 받은 최영희 손맛 살아있어

충남 금산군 금산읍 신대리 금산경찰서 맞은편에 위치한 ‘처음처럼’은 버섯채취전문가 김현기·최영희 부부가 채취한 100% 자연산버섯만 사용해 만든 자연산버섯요리전문점이다. 특히 능이버섯백숙과 칼칼하고 개운한 자연산버섯전골은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전국에서 찾는 곳이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문 앞에 특이하게 다양한 종류의 수백 권의 책이 빼곡하게 꽂아 있는 책장이 눈길을 끈다. 내부진열대에는 각종 동충하초와 약초로 담근 크고 작은 술병이 진열되어 술꾼들의 시선을 자극한다.

자연산버섯전골은 싸리버섯, 밤버섯, 가지버섯, 서리버섯, 닭다리버섯, 총각버섯, 그물버섯, 외꽃버섯 등 10가지 자연산 버섯을 고추장과 참기름에 볶다가 능이버섯을 3시간 끓여 만든 육수를 붓고 갖은 양념을 해 손님상에 낸다.

자연산버섯전골 한상차림
자연산버섯전골 한상차림
버섯요리
버섯요리. 싸리버섯, 밤버섯, 가지버섯, 서리버섯, 닭다리버섯, 총각버섯, 그물버섯, 외꽃버섯 등을 넣었다.

여러 종류의 자연산 버섯의 맛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얼큰하면서 흙내와 잡 내가 없고 담백한 게 특징.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고 천연양념으로 맛을 낸 자연산버섯 특유의 맛이 일품. 특히 버섯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육류는 넣질 않는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토속적인 밑반찬 10여 가지도 군침을 돌게 한다. 불미나리, 민들레, 돌나물, 횟잎나물, 방풍장아찌, 야생 땅 두릅, 소간버섯(그물버섯), 머위나물 등 제철에 나오는 나물과 채소를 채취해 삼삼한 간으로 그때그때 묻혀 입맛을 당기게 만든다.

특히 그물버섯은 삶아 놓으면 보라 빛이 돌아서 소의 간 같다고 해서 소간버섯으로 불린다. 살짝 데쳐서 회처럼 나오는데 참기름 장에 찍어 먹으면 소간을 먹는 것처럼 식감이 좋고 맛도 좋다. 소간버섯을 먹기 위해 이집을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 인기가 많다.

버섯전골
 양도 많고 푸짐한 버섯전골
김현기,최영희 부부
버섯채취전문가 김현기·최영희 부부

제철나물 밑반찬 인기. 특히 소간버섯 일품

능이칼국수도 별미. 능이버섯과 함께 호박, 당근, 양파 등을 넣고 끓여 능이버섯향이 진하게 올라와 건강을 먹는 느낌이다. 능이버섯은 다른 곳과 달리 국산만 사용한다. 버섯류 중에 으뜸으로 치는 능이버섯은 향과 맛이 뛰어난 고급 식재다. 여기에 담근 갓김치와 새콤하게 익은 파김치가 일품. 능이만두도 능이버섯을 만두소에 능이를 갈아 넣어 건강만두로 별미.

이집의 식재료는 모두 채취하거나 대부분 농사 지은 것으로 충당한다. 금산 남일면에 논 1200평, 밭 600평에 농사를 짓고 있어 쌀을 비롯해 고구마, 고추, 콩, 들깨, 당귀 등 웬만한 농산물은 자급자족한다. 버섯시즌에는 버섯채취 하고 농사도 짓고 정말 바쁘게 산다, 대단한 정성이 아닐 수 없다. 

처음처럼은 연중 자연산버섯전골을 먹을 수 있다. 이는 버섯이 나는 제철에 재취해 염장, 저온저장을 해 연중 사용한다. 특히 8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는 새벽부터 자연산 버섯을 채취하기 때문에 전날 예약해야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

능이칼국수
능이칼국수
능이칼국수
국산 능이가 들어간 능이칼국수

여주인 최영희 대표는 장태산이 있는 대전 장안동이 고향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친이 장태산에서 버섯을 채취해 오면 친정엄마가 맛있게 요리를 해준 솜씨를 대물림 받았다. 그래서 어떤 요리든 손맛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이접기강사, 숲 해설사로 활동하다 남편 김현기 씨가 버섯채취전문가로 변신하자 음식점을 해보라는 주변의 권유를 받아 2013년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상호 처음처럼은 처음과 끝이 똑같은 맛을 유지한다는 즉 초심을 잃지 않는 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제원면 천내리에 오픈을 했다. 하지만 몰려드는 손님들을 감당할 수 없어 작년에 이곳으로 확장이전을 했다. 이곳은 30여대 전용주차장을 갖추고 연회석 방 12개로 단체회식과 가족외식에 적격이다. 최 씨는 요즘 요리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연회석
연회석
입식 홀 식탁
입식 홀 식탁

남편 김현기 씨는 금산이 고향으로 충남대 불문과를 나와 불어, 영어에 능통해 서울에서 18년 동안 유명 영어강사로 활동했다. 23년 전 고향의 부친이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위독하다고 할 때 당시 3형제 중 막내인데도 부친의 병 구환을 위해 서울생활을 과감하게 접고 낙향.

그때부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동네어르신 약초꾼들과 함께 각종약초와 버섯을 채취해 정성스럽게 달여 부친에게 드렸다. 그리고 남는 버섯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 시작하면서 영어강사에서 버섯약초꾼으로 변신하게 된다. 벌써 20여 년이 흘렀다.

독특한 향기와 맛, 그리고 영양을 고루 갖고 있는 버섯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애용되는 대표 식품으로 동서고금을 통해 귀하게 여겨왔다.

금산 처음처럼 외부전경
금산경찰서 맞은 편에 위치한 처음처럼 외부전경
30여대 전용주차장
30여 대 주차할 수 있는 전용주차장

부친 병 구환 위해 유명 영어강사 접고 버섯채취전문가로 변신한 효자 김현기

버섯을 따오면 무게를 달아 그만큼 황금으로 상을 내렸다는 로마 네로황제. 중국 진시황도 평소에는 동충하초를 복용했다고 하고  조선시대 영조는 송이버섯 애호가였다.

또 식탁에 버섯요리가 오르지 않으면 짜증을 냈다는 나폴레옹, 동충하초와 영지버섯으로 아름다움을 맘껏 뽐냈다는 양귀비, 중국의 등소평도 평소 보양식으로 동충하초를 즐겼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한무제는 버섯이 발견되면 궁중에서 연회를 베풀고 시를 지어 읊으며 축하했다는 신비스런 영약이 버섯이다.
100석, 연중무휴, 자연산버섯전골(중) 3만 원 (대)5만 원, 능이칼국수 7000원, 충남 금산군 금산읍 인삼로246 금산경찰서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식약동원(食藥同原), 먹는 음식과 약은 그 뿌리가 같다. 음식 하나하나에 건강을 담아내는 금산 처음처럼. 언제 찾아가도 초심을 잃지 않는 집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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