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문자메시지 공개..“미안하거나 사과할 일 아냐” 감싸

박수현 전 더불어민주당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후보.
박수현 전 더불어민주당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후보.

21대 총선 충남 공주‧부여‧청양 선거구에서 낙선한 박수현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가 ‘180석 발언’ 논란에 휩싸인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감싸고 나섰다.

박 전 후보는 19일 페이스 북에 “'범 진보 180석' 발언 때문에 '박수현 등이 떨어졌고 정치비평마저도 접겠다'는 유시민 이사장께 보낸 저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한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유시민 ‘180석 발언’ 사과에 답례 메시지
“공주 설득 10년 걸려, 부여‧청양도 10년 다짐하고 한 일”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17일 유튜브 ‘유시민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선거 전 자신이 ‘범 진보 180석’ 관측으로 피해를 본 박수현 후보와 남영희 후보(인천 동구미추홀구을), 김영춘(부산 부산진구갑)에 사과하며 정치 평론 은퇴를 선언했다.

박 전 후보의 이날 페이스북 글은 유 이사장의 사과에 답례 차원 성격으로 풀이된다. 박 전 후보는 실제 “이사장께서 왜 사과를 하십니까. 낙선은 오로지 제 부족함 때문”이라고 두둔했다.

그는 특히 “공주를 설득하는데 10년이 걸렸듯이, 부여와 청양을 변화시키는데도 10년은 걸릴 거라고 다짐하고 시작한 일”이라며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고 과정 중에 있을 뿐”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공주의 10년 중에 겪었던 '상상조차 어려울 정도의 고통'보다 더 큰 과정을 부여‧청양이 요구하고 있다. 당연하다”고도 했다.

19대 충남 공주시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부여‧청양군과 선거구가 합구 되면서 재선에 실패했다. 4년 뒤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도 두 지역 ‘보수의 벽’을 체감하면서 낙선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정진석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득표율을 지난 20대 총선 당시 3.17%p(정 48.12%, 박 44.95%)차를 이번에 2.22%p(정 48.65%, 박 46.43%)차로 줄였다.

“지역정당 사라졌을 뿐, 맹목적 보수의 뿌리 잘 안 뽑혀”
“2년 후 정권 재창출과 지선 승리 목표”

그는 또 “저는 운동권 언저리에서 감옥은 가지 못했으나 지금 그 빚을 갚고 있다고 생각하고 산다. 그 빚을 다 갚는 날은 부여와 청양도 저를 받아들이는 날이 될 것”이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들이 처음으로 당선되면서 절반쯤 왔다고 생각했고, 이제 남은 절반을 지치지 않고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이것은 저의 삶이고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니 이사장께서 미안해하거나 사과하실 일이 절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이사장의 삶에 오히려 제가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 공주‧부여‧청양의 변화는 충남의 변화이고, 대구의 가능성”이라고 역설했다.

계속해서 “충청의 지역정당이 사라졌을 뿐, 지역주의는 아직도 맹목적 보수의 뿌리로 남아 잘 뽑히지 않고 있다. 이 뿌리들이 제 삶에 운명처럼 얽혀있는 것이고, 그 삶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했다.

박 전 후보는 끝으로 “이사장의 말씀이 힘이 되어 남은 그 길을 또 씩씩하게 출발한다. 저의 목표는 4년 후가 아니라, 2년 후 정권 재창출과 지방선거 승리다. 그것으로 오늘의 패배를 갚겠다”고 각오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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