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높은 벽 실감" 또다른 행보 암시
무소속 완주, 정의당 비례정당 득표 의미도

김병준 미래통합당 후보가 선거유세 중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병준 미래통합당 후보가 선거유세 중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숨 가쁘게 달려온 4·15 총선. 세종시 지역구 낙선자들이 굿바이 인사와 함께 새 시작을 암시하는 낙선 인사를 전했다.

세종을 지역구 낙선자 김병준 미래통합당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회견 당시 사지를 험지로 바꾸고 험지를 다시 격전지로 바꿔 살아오겠다고 말했었다”며 “지역구에 내려온 지 한 달 동안 열심히 뛰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인 세종에서 높은 벽을 실감한 현실 인식도 털어놨다. 동시에 득표율을 두고서는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김 후보는 “주민 평균 연령이 30대 초중반인 젊은 도시, 이 젊은 도시의 강한 민주당 정서와 미래통합당에 대한 높은 비호감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위안을 얻는다면, 40%에서 0.4% 모자라는 득표율이다. 2018년 지방선거 때 자유한국당 시장 후보의 득표율 18%, 2017년 대선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의 득표율 15%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행보를 암시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2년 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염두한 발언이다.

김 후보는 “지는 싸움, 그리고 지는 줄 알면서도 하는 싸움을 수없이 해 왔다. 실패 속에 성공이 잉태되기도 하고, 성공 속에 실패가 잉태되기도 한다”며 “바로 이 자리에서 또 다른 성공을 꿈꾸겠다. 2년 뒤 지방선거 승리와 대선 승리를 준비하겠다. 그 승리의 맨 앞줄에 저와 여러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당 세종갑 지역구 낙선자 김중로 후보도 같은 날 선거에 임한 마지막 소감을 밝혔다.

김 후보는 “많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한 마음에 면목이 없다”며 “여러분께 힘을 드리지 못해, 제대로 모시지 못한 점 반성한다. 앞으로 지역을 위해, 국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행보도 언급했다.

김 후보는 “자연인의 신분에서도 늘 지역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 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끝까지 함께 응원해준 여러분께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지치지 않는 자전거 페달처럼, 무소속 완주

민주당 탈당 후 세종갑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형권 후보. 자전거 선거 유세로 시민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민주당 탈당 후 세종갑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형권 후보. 이번 선거에선 자전거 선거 유세로 시민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같은 지역구 윤형권 무소속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연일 자전거를 타고 곳곳을 누비며 이름을 알렸다. 윤 후보는 세종시의원을 사퇴한 뒤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당 전략공천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했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같은 당 후보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당원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라는 실험은 실패했지만 좋은 분들을 얻었다”며 “정치를 통해서 이루려고 했던, 세종시와 세종시민들을 위한 그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다.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남아 있는 삶을 의미있게, 가족을 보살피며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후보 등록 직후 그는 소방관인 아들과의 일화를 털어놓으며 가족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아들은 특근수당으로 모은 300만 원을 건네며 아버지를 응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윤 후보는 “저를 지지해주신 세종시민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새벽부터 밤늦도록 도와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은 평생 간직하고 갚아나가겠다. 낙선하신 후보님들과도 위로를 나누고싶다”고 밝혔다.

정의당 유일 후보, 비례정당 득표 12%의 가치

세종시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정의당으로 출마한 이혁재 후보. 선거 유세 내내 밝은 웃음으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세종시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정의당으로 출마한 이혁재 후보. 선거 유세 내내 밝은 웃음으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혁재 정의당 후보는 세종시 2곳 지역구에서 유일한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세종갑에서 총 5522표를 얻어 득표율 5.5%를 기록했다.

동지역 한솔동 득표율이 6.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평동 6.32% ▲도담동 6.18% ▲▲새롬·다정·나성동 5.97% ▲소담·반곡동 5.88% ▲보람동 5.56% 순으로 집계됐다.

비례정당 투표에서는 양당 독주 체제와 위성정당 난립 상황을 감안하고서도 고무적인 성과가 나왔다.

세종시 비례정당 득표에서 정의당은 12.25%로 1만 5771표를 얻었다. 전국 평균(9.67%)을 상회하고, 전국적으로 보면 제주(12.89%)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 후보는 “사력을 다해 달려왔다. 여한이 없다. 시민들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짧은 소회를 남겼다.

함께 완주한 낙선자들에게는 위로를 전했고, 앞으로의 행보도 전했다. 

이 후보는 “당선된 민주당 홍성국 후보에겐 축하의 말을, 함께 선거를 완주한 낙선자분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시민여러분이 내려주신 엄중한 평가를 겸허히 수용한다. 이를 교훈으로 세종시 발전을 위해 발로 뛰겠다. 듣고,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겠다. 정의당 세종시당에 대한 발전적 비판과 격려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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