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건강별미 보리밥전문점 ‘옥수당골’
추억의 건강별미 보리밥전문점 ‘옥수당골’
  •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16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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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맛과 영양으로 과거 추억에서 벗어나 각광
옛날 된장 맛과 푸짐한 쌈채소 일품. 20년 가양동 보리밥전문점으로 인기

보리밥은 푹 퍼지게 삶은 보리쌀을 깔고 그 위에 불린 쌀을 안쳐 물을 부어 지은 밥이다. 과거에는 쌀이 없어 가난한 서민들의 먹거리로 보릿고개를 겪은 세대들의 경우 아주 학을 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릿고개를 넘으며 질리도록 먹었다던 그 옛날의 보리밥이 건강별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보리밥이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보리밥을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입맛 없을 때 갖가지 제철나물 얹고 된장,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는 별미로 과거의 추억에만 머무르지 않고 맛과 영양에서 각광받고 있다.

보리밥 한상차림
보리밥 한상차림

보리밥
보리밥

가양동 보리밥맛집 유명 신선한 쌈 채소가 푸짐하고 시골밥상 느낌

대전시 동구 가양동 동구보훈회관 옆에 위치한 ‘옥수당골’은 강원도 횡성 출신의 엄옥자 여사가 가양2동주민센터 옆에서 20년 이상을 추억의 별미를 전해주고 있는 보리밥전문점이다.

좌식 식탁이라 조금 불편하지만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면 에피타이저로 뱃속을 따뜻하게 해줄 보리숭늉 같은 보리누룽지가 나온다. 밥알을 담갔다가 꺼낸 허연 숭늉이 아니라 보리누룽지를 오래 끓인 진국이라 일단 입맛을 잡아준다.

이어 커다란 양푼에 보리밥과 각종 나물반찬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양푼에 담긴 갓 지은 잘 퍼진 보리밥에 신선한 제철채소와 나물반찬, 뽀글뽀글 끓는 구수한 된장이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돋운다.

보리밥
보리밥

보리밥
비벼진 보리밥

취향에 따라 부추무침, 생채, 콩나물, 호박나물, 봄동겉절이, 된장 등 10여 가지 반찬과 신선한 쌈 채소(치커리, 열무, 상추)를 직접 담근 고추장과 된장을 넣고 비비면 된다.

정성들여 무친 간이 잘 밴 나물들은 맨입에 먹어도 아삭아삭한 맛이 살아 있다. 밥보다 야채의 양이 훨씬 많아 보인다. 잘 비빈 보리밥을 한 수저 떠서 입안에 넣으면 미끌미끌하고 탱글탱글하게 돌아가는 보리밥이 혀끝에 걸린다. 어린 시절의 느낌 그대로다. 보리밥 알갱이가 입 속에서 각종나물과 어우러져 착착 감기면서 입에 쩍쩍 달라붙는다. 꿀맛이다.

시골밥상처럼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보리밥은 비빈 후에도 정갈하고 삼삼할 뿐만 아니라 나물고유의 향과 맛이 잘 배어 나온다. 특히 쌈 채소가 수북하게 나와 잘라서 보리밥에 넣기도 하지만 쌈을 싸서 먹어도 좋다.

쌈채소
신선한 쌈채소

우렁이가 들어간 집된장
우렁이가 들어간 집된장

강원 횡성 고향 엄옥자 여사의 정직한 맛이 담긴 보리밥

우렁이가 들어간 전통된장의 맛과 콩나물, 열무의 아삭거림이나 신선한 채소의 풋내를 맛보는 재미에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진다. 보리밥은 정확히 말하면 보리밥에 각종나물 등을 넣고 비비기 때문에 보리비빔밥이다. 그래서 보리밥과 함께 된장 맛이 좋아야 하고 특히 나물 맛이 좋아야 제 맛을 낸다. 한마디로 나물들이 제 맛을 내면서도 밥과 비볐을 때 한 가지 맛으로 조화를 이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음식들은 주인 엄옥자 여사가 매일 아침 손수 만들기 때문에 음식 하나하나가 정성이 가득하다. 칠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녀 같은 동안의 모습으로 친절하고 인심이 후하다. 정직한 맛을 추구하기 때문에 식재료에 거짓이 없다. 특히 쌈 채소는 당일 들어온 것만 사용한다. 그래서 그런지 보기만 해도 신선하다.

옥수당골주인 엄옥자 여사
옥수당골 주인 엄옥자 여사

보리밥 한상차림
보리밥 반찬 한상차림

보리는 밀가루의 5배, 쌀의 16배에 해당하는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소화시간이 쌀보다 길어 포만감을 오래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에도 좋다. 추운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병충해가 심하지 않아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식품이다. 비타민과 무기성분,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각기병, 변비에 좋고 쌀과 혼식하면 영양분을 고루 섭취할 수 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최근 뉴트로(Newtro) 열풍과 웰빙 트렌드에 맞게 보리밥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레트로 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레트로가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과거에 유행했던 것을 다시 꺼내 그 향수를 느끼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같은 과거의 것인데 이걸 즐기는 계층에겐 새롭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옥수당골 외부전경
대전시 동구 가양동 동구보훈공원 주변에 있는옥수당골 외부 전경

보리밥 건강별식으로 인기 된장,고추장 등 모두 담아 사용

솥에서 푹 삶아낸 보들보들하고 구수한 옛날보리밥의 맛을 젊은 세대가 제대로 알리는 없지만 건강별식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건 틀림없다. 보리밥 7000원, 일요일 휴무, 대전시 동구 동대전로284번길 141(가양동)에 위치해 있다.

이제 미끌미끌하고 거칠거칠한 색다른 추억의 맛을 즐겨보고 싶다면 옥수당골을 찾아보자. 강원도 식 보리밥 맛에 매료돼 금방 단골이 될 것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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