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우리는 착한 사람으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착한 사람으로 살아서 자신을 살게 하는 일이라면 착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조건 착한 사람으로 사는 것은 무모하고 어리석은 결정이다. 착한 사람으로 자신을 만들고자 했다면, 혹은 현재 착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믿고 있는 자신 안에서 이제는 나와야 한다. 착한 사람으로 살아왔던 삶은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았든 상관없이 습관처럼 살아왔던 삶이었다. 그래서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 또한 인정하기 싫지만 자신의 선택이다. 자신의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진통이 필요하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려 할 때 병아리가 스스로 껍질을 쪼개는 수고로움과 어미가 밖에서 톡톡 쪼는 소리가 합해져서 비로써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상황에 따라서 혼자 그 알을 깨고 나오는 경우도 많다.

알을 깨고 나올 때 너무 아파서 때로는 진통제가 필요하다. 그 진통제가 주변사람들의 응원과 지지일 수도 있고, 자신만의 휴식시간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더 강하게 이를 악물고 버티고 견뎌내서 자신의 부리가 피가 철철 흐름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 또한 자신의 선택이다. 즉 자신의 선택을 탐색하는 기회가 된다. 그 어떤 선택을 하던지 간에 깨어나는 데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왜 착한 사람이 되고자 하였을까? 어쩌면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해서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무언가를 채우려고 하지 않았는데 비워지지 않는 원리와 비슷하다. 사람마다 타고 태어난 기질이 다르다. 또한 자신의 기질에 부모의 양육태도, 환경에 따라서 성격이 형성된다. 그런 과정에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되는 시기에 자신을 낳아 준 부모가 없어지거나 자신을 낳아 준 부모가 자신의 존재를 부담스럽거나 불편해 했다면, 결국 자신의 존재를 부모가 부정했을 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아내야만 했을 것이다. 또는 그런 것과 전혀 무관하게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즉 남다른 인간애가 있어서 일수도 있다. 어쩌면 답이 하나가 아닐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이 없는(자기애가 없는)’ 생활이 습관화 되어 있었을 것이다. 마치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여 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도 내세울 줄도 모르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했을 때 기쁘고 행복했는지를 알아간다는 것이 오히려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런 여유를 자신에게 허락지 않았을 것이다. 

착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신이 억울하거나 불평등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사자에게 따진다는 것이 부질없다 생각한다. 여기서 그들의 마음을 깊이 탐색해본다. 정말 부질없다고 생각해서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접어버렸을까? 아니다. 접어버리다 보니 억울함과 분노가 그대로 쌓여있다. 그러면 그들은 왜 접어버려야만 했을까? 첫째, 싸워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 둘째, 이긴다고 한들 자신에게 남는 것이 통쾌가 아닌 불편함이 크기 때문이다. 셋째, 일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복잡하거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포기한다. 즉 내면의 게으름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게으름은 진짜 게으름이 아닌 무기력 같은 것이다. 넷째, 그렇게 한다고 한들 그들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고 눈 하나 깜박거리지 않을 거라는 것과 마지막으로 바위에 계단 던지기란 선입견 때문이었다.

착한 사람들의 분노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엉뚱한 곳에 터진다. 늘 시한폭탄을 안고 살다보니 어디서 폭탄이 터질지 자신도 모를 일이다. 폭탄은 언젠가는 터지게 되어있고, 영문도 모르는 사람이 그 폭탄을 맞는다면 자책하는 마음이 커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많은 이유가 있더라도 싸워야 하는 것은 끝까지 싸웠어야 한다. 처음에는 서툴고 어색하고 유치할 수 있겠지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이유를 묻는다면, 우리는 처음부터 온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의 삶의 패턴의 양식을 버리고 익숙하지 않는 삶의 길을 선택하는 길목에서는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는 것은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가 걸음마를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알에서 깨어나서 먼저 하는 일은 적당한 거리두기, 적당한 거절을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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