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안정론’ 기대감이냐, ‘정권 심판론’ 보수 결집이냐

21대 국회의원 총선 사전투표 결과 충청권은 전국적으로는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천안시청에 설치한 사전투표소 안내판 모습.
21대 국회의원 총선 사전투표 결과 충청권은 전국적으로는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천안시청사 내에 설치한 불당동 사전투표소 안내판 모습.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사전투표에서 충청권은 세종을 제외하고 전국 평균 투표율(26.69%)과 근사한 수치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집계한 충청권 사전 투표율은 대전 26.93%, 세종 32.37%, 충남 25.31%, 충북 26.71%로 나타났다. 이중 세종은 전남(35.77%)과 전북(34.75%)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세종, 전국 3번째..대전‧충남북, 전국 중하위권
민주당, 지난 총선 2배 이상 높아 ‘정권 안정론’ 판단

충남은 평균을 밑돌았지만, 대전과 충북은 전국 평균을 넘어서면서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했다. 다만,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전은 9번째, 충북 10번째, 충남 13번째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사전투표율이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20대 총선(대전 12.94%, 충남 12.13%)때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는 점에서 ‘정권 안정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앞서 충청권은 사전투표가 처음 시행된 2014년 제6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 대전 11.2%, 세종 15.1%, 충남 11.9%를 기록했다. 당시 전국 평균 투표율은 11.5%였다. 또 사전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전국 투표율이 26.06%를 기록한 가운데 대전 27.52%, 세종 34.48%, 충남 24.18%를 기록한 바 있다.

통합당, 보수층 ‘정권 심판론’ 결집 분석
30%이상 투표율 8곳 중 6곳 현역 지역구

전국 17개 시·도 사전투표율 결과 충청권은 세종 3번째, 대전 9번째, 충북 10번째, 충남 13번째를 기록했다. 네이버 포털.
전국 17개 시·도 사전투표율 결과 충청권은 세종 3번째, 대전 9번째, 충북 10번째, 충남 13번째를 기록했다. 네이버 포털.

반면 미래통합당을 포함한 보수 야권은 현역 의원 지역구를 비롯해 보수층 강세지역에서 투표율이 높았다는 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충남의 경우 15개 시‧군에서 8곳 사전투표율이 30%가 넘었는데, 이 중 통합당 의원 지역구가 6곳(공주시, 보령시, 태안군, 부여군, 서천군, 청양군)으로 집계됐다.

대전은 5개 구(區) 가운데 민주당 강세지역인 서구와 유성구는 26.27%와 28.76%, 통합당 의원들이 포진한 동구와 중구, 대덕구는 26.90%, 26.77%, 25.54%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역 보수층이 문재인 정부와 여당 ‘심판론’을 위해 결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급이라 불릴 만큼 높아졌지만, 전국적으로 중하위권에 그친 이유는 부동층과 중도층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여야 모두 남은 선거 운동기간 지역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안정세에 사전투표 몰렸을 것”
“최종 투표율 높아질 것..부동층 표심 막판 변수”

충청권은 타 지역에 비해 중도층과 부동층의 비중이 높은 만큼, 남은 선거운동 기간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여야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자료사진
충청권은 타 지역에 비해 중도층과 부동층의 비중이 높은 만큼, 남은 선거운동 기간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여야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자료사진

최호택 배재대 교수는 이날 오후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선거 당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투표소 주변 혼잡과 긴 대기시간을 우려해 사전투표에 많이 몰린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고, 선관위가 방역관리를 잘 했기 때문에 안도하면서 투표에 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나 여야가 내놓은 긴급재난지원금 등 공약도 투표율 상승에 다소 영향을 줬을 것이다. 또 사전 투표가 주말과 끼어있으면 본 선거를 믿고 투표를 미뤘겠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로 갈 곳이 없다. 오히려 투표장을 가는 것이 바람을 쐬는 기회였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 교수는 “사전 투표율이 높았다고 해서 최종 투표율까지 높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예년에 비해 투표율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충청권은 아직까지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한 중도층과 부동층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1대 총선 본 투표는 오는 1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사전투표와 달리 거주지 인근의 지정된 장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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