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자료사진.
틀니. 자료사진.

치과보철과 전공의 시절, 가장 힘들었던 분야가 의치(부분틀니, 전체틀니), 즉 틀니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이었다. 직접 해야 하는 제작 과정도 어렵고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틀니 환자들의 상당수는 치아를 잃어 본인이 갖고 있던 교합고경(vertical dimension), 즉 치아를 갖고 있을 당시의 높이를 상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합의 높이를 재현하는 것은 힘들고 복잡한 과정이었다. 그 과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유성선치과병원 이종훈 전문의.
유성선치과병원 이종훈 전문의.

교합의 높이를 비슷하게라도 찾지 못하면 환자들의 불편함도 문제지만, 악관절 부위에 무리가 올수 있다는 점도, 삼차신경계통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 등도 문제다. 심한 경우, 틀니를 다시 제작해야 할 수도 있다.

틀니는 부분틀니와 전체틀니로 구분 할 수 있다. 부분틀니는 남아있는 치아들을 이용할 수 있어 높이를 찾기도 조금 쉽고, 남아 있는 치아들을 유지할 수도 있으므로 제작 과정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적응 속도가 전체틀니보다 낫다. 전체틀니의 경우 틀니의 유지 면에서 항상 문제점이 있어 왔지만 현재는 임플란트를 이용한 다양한 유지 기술이 개발됐다.

예전에는 인상재(치과에서 진단 및 치료를 위해 구강 내 조직의 모습을 본뜨는 과정 혹은 그 모형)를 지금처럼 좋은 재료들로 만들지 못했다. 모델링 컴파운드라는, 마치 초콜릿처럼 생긴 인상재를 뜨거운 물에 중탕해가면서 개인 트레이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가운과 바지에 모델링 컴파운드 가루가 묻어서 옷은 엉망이 됐다. 하루에 진료하는 틀니 환자가 2~3명이면 그날은 옷을 버리는 날이라고 생각했다.

부분틀니의 틀을 만드는 재료 역시 합금으로 만들 때는 무게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요즘은 합금이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비행기 동체 제작에 쓰이는 듀말루민 역시 부분틀니의 틀을 제작하는 데 쓰인 바 있다.

가볍고 탄성이 좋은 재료는 계속 개발되고 있고, 이미 제작된 틀니는 모양이 바뀔 수 없다는 단점까지 보완돼 가볍고 탄성이 좋으며 더욱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한편, 옛날에는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 치아의 남아 있는 뿌리 부위라도 신경치료를 한 뒤 코핑(금속성 덮개)로 씌운 후 틀니 내부에 구멍을 형성했고, 잔존치아의 뿌리끼리 연결하는 장치를 이용하기도 했다.

그 후 1984년경에는 블레이드 벤트 타입 임플란트가 서울대 보철과에서 환자에게 처음 식립됐고, 4~5년 정도의 기간 동안 임플란트가 발전하면서 고정체 타입(fixture type)이 나왔다. 또 상부 구조를 이용해 틀니 내측에 유지 부위를 형성해 상부 구조와 틀니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임플란트에 바를 연결해 틀니 내부에 금속 피메일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방법 역시 안쪽 금속의 마모로 인해 쉽게 유지력을 잃거나 바가 파절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요즘에는 로케이터 등 좋은 제품들과 자석을 이용한 유지 장치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나, 자석식 유지 장치는 자성이 떨어지면서 유지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로케이터 역시 유지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고무로 된 링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임플란트의 경우 상·하악 각 2개씩의 임플란트 만으로도 로케이터를 이용한 좋은 유지력을 얻고 있다. 요즘은 임플란트를 이용한 틀니의 사용이 많이 시도되고 있으며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시멘트 없이 탈부착하는 보철물(cementless implant crown)의 개념을 틀니에도 적용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틀니가 불편한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여러 재료의 연구와 임플란트의 발달로 전체틀니의 유지력이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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