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 정권심판론’ 인식,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
대전 정치판도 변화의 바로미터, 세력간 대결 이유

[기사보강 10일 오후 15시] ‘황운하’ 당선 여부가 21대 총선의 중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전 중구에 출마한 황운하 후보를 둘러싸고 거대양당이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지도부까지 나서 황 후보 지원에 나섰고, 반대로 통합당은 중앙당까지 황 후보 공격에 나서는 등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0일 오전 대전 중구 은행선화동 사전투표소에서 황운하 후보와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더불어시민당과 합동 선거대책위원회가 예정돼 있어 가까운 은행선화동 사전투표소를 찾았지만, 황 후보 지원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전날(9일) 광주 방문 후 서울로 향하는 길에 대전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전 원도심 후보 3인방과 만나 “여러 지역이 선거 후반에 들어오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좋은 성과가 나올 것 같다. 최선을 다해 달라”고 이들을 격려했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원장도 대전 원도심 후보 3인방, 특히 황운하 후보 지원에 무게를 실었다. 이 위원장은 10일 선대위 회의 직후 황운하 후보 사무실에서 ‘원도심 후보 3인방’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황운하 후보를 향해 “신념과 실천력을 갖춘 보기 드문 지도자”라며 “정치의 실망을 씻어드리고 새로운 희망을 주는 좋은 인재”라고 치켜세웠다.  

반대로 통합당은 ‘황운하 낙선’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황운하 후보와 경쟁 중인 현역 이은권 후보 당선운동이 아니라 ‘황운하 낙선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황 후보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통합당 대전시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달 들어 5차례 이상 황운하 후보에 대한 논평·성명전을 폈다. 다른 민주당 후보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집중적인 공세였다.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과 관련해 황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급기야 통합당 중앙당까지 나서 황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지난 8일 통합당 중앙당 선대위는 “경찰직은 유지한 채 총선에 출마한 것 역시 경찰의 명예를 더럽히고, 국민을 눈속임하려는 것에 다름없다”며 “범죄혐의를 받고 검찰에 기소까지 된 마당에, 수리되지도 않을 사직서를 제출하며 쇼를 하고,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핑계 삼아 버젓이 후보직을 수행하는 것은 ‘나 몰라라’식의 안면몰수 그 자체”라고 공격했다.

'청와대 하명수사'의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있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11일 대전을 방문, 기자회견을 열고 황운하 후보에 대한 직접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김 전 시장은 황 후보의 경쟁상대인 이은권 후보 지원유세까지 나서는 등 사살상 '황운하 낙선운동'의 전면에 나선 셈.  

거대양당이 황운하 후보 당락을 두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황 후보가 관련된 ‘울산 사건’이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을 겨냥해 심판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황운하를 공격하고 있고,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차단하기 위해 황 후보 엄호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황운하’는 중부권의 중심, 대전의 판세를 좌우하는 바로미터 역할도 하고 있다. 현재 대전지역 국회의원 의석분포는 4대 3으로 민주당이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기는 하지만 무게추가 쏠린 상태는 아니다. 지역적으로는 대전의 신도심인 서·유성구는 민주당, 원도심인 동·중·대덕구는 통합당 현역으로 양분돼 있다. 

이번 선거에서 황운하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 같은 균형추는 민주당 쪽으로 급격하게 쏠린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황 후보뿐만 아니라 동구와 대덕구에서도 당선돼, 원도심 전체를 탈환하겠다는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반대로 통합당에게 원도심은 ‘최후의 보루’와 같은 곳이다. 이장우(동구), 이은권(중구), 정용기(대덕구) 후보 등 원도심 현역 3명 중 1명이라도 낙선하면 대전 전체 정치지형에서 크게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장우 지역 선대위원장은 “대전 7개 선거구 전석 석권이 목표”라고 호언하고 있지만, 통합당 내부에서조차 “실현 가능하다”는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이처럼 황운하의 당선 여부는 후보 개인의 당락을 떠나 정치세력간 대결로 번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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