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정유미 부장, 코로나19 지원단 파견 두고 비판 칼럼

대전지검 현직 부장검사가 법무부의 조치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칼럼을 게재해 법조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전지검에 근무하고 있는 부장검사가 자신과 함께 근무하던 또 다른 부장검사를 법무부가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단에 파견한 것을 두고 "멍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대전지검 정유미 형사2부장(사시 40회, 연수원 30기)은 지난 2일 <법률신문>에 '멍부를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지난 1월부터 <법률신문> 필진으로 참여해 매월 한차례씩 칼럼을 써 왔다.

정 부장이 쓴 '멍부를 아시나요' 칼럼이 주목받는 이유는 검찰과 법무부간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최근 상황과 맞물려 법무부를 겨냥한 비판 칼럼이기 때문이다. 이 칼럼의 주된 내용은 법무부가 대형 사건의 공판을 진행해야 할 담당 부장검사를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단에 파견한 것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정 부장은 "직장인들의 우스갯소리 중 '똑부, 똑게, 멍부, 멍게'의 상사 분류법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똑게'(똑똑하고 게으른 상사)를 최고,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한 상사)를 최악의 상사로 친다"며 "똑게 상사는 일단 상황을 파악하고 부하들에게 맞는 역할을 정해 방향만 일러주는 반면 멍부 상사는 아무한테나 엉뚱한 일을 맡기고 온갖 쓸데없는 일을 벌이면서 쉬지 않고 부하들을 들들 볶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별다른 성과도 내지 못하면서 부하들의 재능과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고갈시킨다"고도 했다.

정 부장은 "대전에서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250억원 규모의 유사수신범행을 한 일당이 기소됐다. 피해자가 2천명에 육박하고 수사기록만 2만 페이지가 넘는데다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검찰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사건"이라며 "실력있는 고참검사가 몇달 동안 재판을 준비해 왔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열띤 공방이 시작되는 참이었다"고 밝혔다.

정 부장은 그러면서 "법무부에서 코로나 역학조사 지원단에 검찰인력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하더니 난데없이 이 고참검사를 뽑아가 버렸다"며 "워낙 방대한 사건이라 내용을 모르는 검사가 그 빈자를 메울 수는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지난 인사 시즌에 다른 지방으로 떠나갔던 수사팀 검사들이 처음부터 다시 재판을 준비하고 매번 재판기일마다 장거리 출장을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 관련 범죄수사도 아니고 역학조사에 굳이 검사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분명한 것은 그 검사는 코로나 역학조사 대신 250억원 규모의 유사수신행위 공판에서 천만 배의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 쓸 줄 모르는 어느 '멍부'의 결정으로 여러 명이 개고생"이라고 법무부를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정 부장은 대전지검에서 형사부 이외에 코로나19 대응팀 팀장을 맡아 코로나19와 관련된 각종 범죄를 처리하고 있다. 정 부장의 칼럼은 검찰 내부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어떤 파장을 낳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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