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재능 있는 영건 후보군 다양, 선발, 불펜 가능성 충분

한화이글스의 내일을 위해 마운드는 어떤 포지션보다 중요하다. 제2의 류현진처럼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유망주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한화이글스의 내일을 위해 마운드는 어떤 포지션보다 중요하다. 제2의 류현진처럼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유망주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사진은 한화이글스 투수 중 일부 모습.

“코로나 19”의 위력은 여전하다. 팬들이 프로야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아직 이른 시간인 듯하다. 하지만 팬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많은 관심으로 프로야구를 기다리고 있고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언제 개막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초, 중, 고 학생들의 개학을 온라인 개학으로 확정하면서 프로야구도 다시 긴 호흡에 들어갔다. 9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는데 한국야구위원회는 학생들의 오프라인 개학(대면 개학)을 사회적으로 “코로나 19”의 안정을 인정하는 잣대로 설정하고 이에 맞춰 개막을 준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나름의 시뮬레이션으로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가장 첫머리에 올리고 경기 축소, 이에 따른 대안들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4경기를 치르기 위한 최후의 마지노선은 5월 5일 어린이날 전, 후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개막을 하게 되면 경기 수의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구단은 자체 청백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데 모든 것을 집중 하고 있다. 하지만 청백전은 다른 구단과의 연습 경기나 시범 경기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확실히 집중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온전히 선수들의 경기력을 측정하는 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청백전을 대하는 선수들의 태도는 사뭇 진지할 수밖에 없다. 아직 개막을 논하기에 이른 시점이지만 청백전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하면 시즌 중에 언제든지 경기에 투입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집중력은 주전급 선수들 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한화이글스는 아직 베테랑의 팀이다. 하지만 박종훈 전 단장의 영입과 한용덕 감독의 취임 이후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들이 이루어졌고 이에 많은 젊은 선수들이 발굴되고 성장해서 1군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김응룡,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이루어졌던 외부 영입은 중단되고 내부 육성에 힘을 쏟은 결과이다.

2018시즌이 끝난 후, 외부 영입 후 팀의 중심을 잡아주었던 배영수와 권혁은 두산으로 팀을 옮겼고 심수창은 LG로 적을 옮겼다. 한편 2019시즌 중 송은범은 트레이드, 정근우는 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이글스를 떠났다. 이제 남은 외부 영입 선수는 주장 이용규와 정우람 뿐이다. 이 두 선수는 아직 한화이글스 전력에서 핵심인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한화이글스는 아직 베테랑의 팀이다. 특히 야수진은 더욱 그렇다. 과연 2020시즌을 맞아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1군에 얼굴을 선보이고 베테랑 선배들을 경기력으로 위협해서 주전 자리를 노릴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후보군은 충분하다. 그들의 노력과 기회를 잡는 타이밍이 중요할 뿐이다. 2주에 걸쳐 한화이글스의 10년을 책임질 투수진과 야수진의 젊은 선수들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이번 주는 한화이글스의 10년을 책임질 마운드 유망주를 찾아보자.

향후 10년 한화이글스의 마운드를 책임질 수 있는 유망주, 과연 누가 될 것인가!! 

1990년생은 올해 우리 나이로 31살이 된다. 현 시점에서 만으로 나이를 따지면 30살 또는 29살에 해당이 된다. 20대의 끝자락이다. 고졸로 입단을 했다면 2009년에 입단했으니 벌써 12년 차의 중견 선수가 된다. 대졸 선수는 2013년 입단으로 8년 차가 되겠다. 사실 이 선상에 있는 선수들을 유망주라고하기에 민망할 수 있겠으나 한화이글스의 사정은 그렇지 않다.

사실 한화이글스가 취약한 선수층이 바로 이 시기의 선수들이다. 공교롭게도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 이 시기에 제대로 신인 선수 선발도 성장도 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이 세대의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1990년대 중, 후반의 젊은 선수들이 주전 경쟁과 1군 진입이 되어 있어야 미래를 논할 수 있는데 한화이글스의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

1990년생 이후의 한화이글스 선수들 중 투수 중에는 장민재, 이태양, 박상원 정도가, 야수 중에는 하주석, 정은원 정도가 1군 안정권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다른 구단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치이다. 하지만 올시즌을 기점으로 이 세대 이후의 선수들이 1군 라인업에 이름을 더 올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그렇게 됐을 때 한화이글스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향후 선발진에 합류가 가능한 후보군들이 많다. 물론 기본적으로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리는 세 자리 정도이다. 하지만 토종 선발이 명확한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성적은 극과 극을 보여준다. 특히 토종 에이스급이 있는 팀들은 당연히 강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후 한화이글스 선발진에는 토종 에이스급은커녕 제대로 성장한 선발 투수가 없었다. 오죽했으면 트레이드를 통해 장시환을 영입했을까. 하지만 올시즌에는 경쟁보다는 유력한 토종 선발 후보군으로 장민재와 김민우(1995년생)가 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이 많다. 물론 다른 구단에 비해 이름값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좋은 피칭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뒤를 받치는 후보군에는 지난 시즌 고졸 신인으로 후반기에 가능성이 보인 김이환(2000년생)이 있다. 올시즌에도 1군 무대에서 자주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김민우나 김이환이 선발진에 자리를 잡아준다면 한화이글스의 토종 선발 암흑기는 빠르게 희석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올시즌에는 불펜에서 시작할 전망이지만 향후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줘야 하는 좌완 김범수(1995년생)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40km대 후반의 직구를 꾸준하게 던질 수 있는 스테미너를 보유한 아주 매력적인 좌완 선수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선발로 경험을 쌓은 해외파 김진영(1992년생)과 박주홍(1999년생) 그리고 2000년생 김진욱의 성장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직구 스피드가 살아나고 있는 김진영이 투수진에서 기여할 수 있다면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박주홍과 김진욱은 올시즌의 성장 여부에 따라서 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좋을 것이다. 

여기에 입단 후 바로 군에 입대한 1라운드 좌완 이승관(1999년생)과 한화이글스 선발 최대 유망주로 군 복무 중인 사이드암 김재영(1993년생)까지 경쟁이 된다면 한화이글스의 선발진의 경쟁력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군 문제가 해결된 김진영, 김민우, 김범수가 장민재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약을 해주고 후배들이 차례로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 로테이션이 되면 이상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태양(1990년생)이 중심을 잡아줄 불펜은 아직은 성장이 필요한 선수들이 많다. 물론 박상원(1994년생)이 자리를 잡았지만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시기에는 이탈이 불가피하다. 박상원은 정우람 이후의 마무리로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이기 때문에 꾸준한 성장과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 시즌 추격조로 경험을 쌓은 문동욱(1992년생)과 김종수(1994년생), 박윤철(1996년생)도 기회가 올 때 좋은 피칭을 해준다면 꾸준하게 불펜 자원으로 기용이 될 수 있고 임팩트 있는 피칭을 선보였던 사이드암 서균(1992년생)은 한화이글스에 상당히 매력적이고 귀중한 자원이다. 문동욱, 김종수, 박윤철의 우완 3인방은 상황에 따라서는 선발로도 출장이 가능한 자원들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노력과 팀 상황이 맞아 떨어진다면 충분히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이드암 서균은 빙그레 시절 한희민 이후 제대로 된 옆구리 계열의 투수를 성장시키지 못한 한화이글스에서 거의 유일하게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줬다(물론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서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화이글스의 마운드 미래는 이제 언급할 네 명의 선수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따라 무게감이 달라질 가능성이 많다. 바로 NC에서 트레이드로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야잘잘” 윤호솔(1994년생)과 올시즌에 입단한 고졸 신인 트리오 신지후, 남지민, 한승주(2001년생)가 그 주인공이다. 

윤호솔은 고향 팀으로 이적한 후, 심리적인 안정과 부상에서 회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서 예전의 스피드(150km)를 찾아가고 있다. 윤호솔이 선발이든 불펜이든 자신의 잠재력을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터트릴 수만 있다면 한화이글스는 정말 좋은 에이스급 선수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주목을 받으며 입단한 고졸 신인 3인방은 프로 무대에 적응을 하고 있다. 신지후는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했지만 너무나 좋은 하드웨어에 빠른 공을 주무기로 미래의 마무리 후보로도 벌써부터 주목 받고 있다. 또한, 남지민은 올림픽 국가대표 명단에 포함되면서 이목이 집중되었는데 고졸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투수로서의 완성도 높은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한승주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선수답게 주눅 들지 않고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한화이글스 뿐 아니라 다른 구단에서도 많은 유망주들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화이글스의 젊은 자원들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선수들의 노력과 현장에서 코칭스태프의 지도가 잘 어우러진다면 좋은 재목으로 성장해서 팀의 주축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자신들의 기량을 맘껏 발휘하기를 바란다.

아직 기약이 없는 2020시즌 개막을 위해 많은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단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라운드에서 많은 팬들의 함성과 함께 경기할 날을 기다리며 부상 없이 훈련을 소화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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