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의 가치
[칼럼]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의 가치
  • 류재민 기자
  • 승인 2020.04.0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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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톡톡: 열네 번째 이야기] ‘총선용’ 갑론을박 대신 ‘숨통’부터 트자

소득하위 70% 4인 가구당 100만 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밝히면서 “모든 국민이 고통과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원금 대상을 소득하위 70%로 한정한 불가피성도 설명했다. 역설적으로 고소득층을 포함한 소득 상위 30% 국민에 양해도 구했다.

보수 야당은 문 대통령과 정부 방침이 불편한 기색이다. 정부가 총선을 보름 앞두고 내놓은 ‘구휼정책’이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까닭에서다. 미래통합당은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 ‘매표(買票)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일회성 지원으로는 경제위기 극복이 어려울뿐더러, 국민 모두에 줘야 공정하다는 주장이다.

황교안 대표는 40조 규모 국민채 발행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 올해 예산 100조원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통합당은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은 국민들의 ‘좋은 삶’을 위해 최선을 지향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공동체 전체가 고용불안을 경제적‧심리적으로 보조해 줌으로써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활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최근 국내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청년구직기금과 기본소득제는 이러한 맥락을 공유하고 있는 정책들이다.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삶, 박연옥, 2020>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들은 경제적‧심리적으로 지쳐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공동체 의식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일회성 퍼주기 정책이라도, 국민들은 ‘나와 내 가족을 책임지는 국가’를 실감할 것이다. 그것이 곧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이 지닌 가치다.

21대 총선 후보 등록자 중 약 2%(1.9%)는 최근 5년간 세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 기간 체납 전력 후보도 전체 등록자의 14%가 넘는다. 미래한국당은 선거 보조금 지급 마감 날 교섭단체 요건인 현역의원 20명을 채웠다. 그 대가로 61억이 넘는 정당 보조금을 받는다.

20대 국회는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세비는 꼬박꼬박 챙겼다. 이런 정당과 정치인들이 세금의 효율적 배분과 집행을 논할 자격이 있나 싶다. 국회의원 300명 중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는 몇이나 될까. ‘엘리트 집단’이 인식하는 100만원의 사회‧경제적 가치도 궁금하다.

정부는 오늘(3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발표한다. 정부가 내건 ‘합리성’과 ‘신속성’이란 두 원칙이 국민적 공감을 얻기 바란다. 상위 30%는 ‘희생’보다 ‘배려’를 발휘하시라. 나라살림 걱정도 잠시 잊자. 누군 주고 누군 안주니, 총선용이니 퍼주기니 ‘갑론을박’할 때가 아니다. 막힌 숨통을 트고, 기운을 차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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