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권 감수성 부재 발언, 음주운전 전과 지적
당적 변경 후보엔 '철새 정치인' 설전까지

2일 열린 세종시 갑구 국회의원 후보 토론회 모습. (사진=세종시풀기자단)
2일 열린 세종시 갑구 국회의원 후보 토론회 모습. (사진=세종시풀기자단)

세종갑 국회의원 후보들이 첫 토론회에서 '후보 자질'을 주제로 설전을 벌였다. 성인권 감수성 부족부터 당적 변경, 전과 이력까지 난타전이 펼쳐졌다.

2일 열린 주도권 토론 핵심 이슈는 ‘후보 자질론’으로 압축된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후보가 정치권 입문 전 다수 강의에서 한 발언들과 통합당 김중로 후보의 당 이적, 정의당 이혁재 후보의 전과 이력 등이 공격 대상이 됐다.

정의당 이혁재 후보는 민주당 홍성국 후보를 향해 “이번 공약에 양성평등 행정수도 세종시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그간 여러 발언들이 알려졌는데, 최근 논란이 된 N번방 사건과 홍 후보의 여성 비하 막말은 젠더인식이나 성인지 감수성이 없다는 데서 생기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중로 후보도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한 번 잘못은 실수지만 여러 번의 잘못은 사고 체계 문제”라며 “자질 문제까지 거론됐지만, 당에서는 사과 한 마디 없이 당대표가 후원회장까지 맡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당으로부터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받았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해명에 나섰다.

민주당 홍성국 후보는 “그런 말을 드린 것은 사실이나 오해도 있다”며 “남성중심사회에서 살다보니 또 강의 전달력을 높여달라는 부탁에서 나온 발언이다. 말의 신중함과 무거움을 느꼈고, 당에서 성인지 감수성 교육도 받았다.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 2014년 민주당이 공식 비판했던 서금회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서금회 도움을 받고 사장에 취임했다는 이야기는 하늘을 우러러 잘못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철새 정치인 논란과 음주운전 전과

세종갑 국회의원 후보 3인. 왼쪽부터 통합당 김중로, 민주당 홍성국, 정의당 이혁재 후보. 사진은 토론회장 배치 순.
세종갑 국회의원 후보 3인. 왼쪽부터 통합당 김중로, 민주당 홍성국, 정의당 이혁재 후보. 사진은 토론회장 배치 순.

통합당 김중로 후보는 민주당과 정의당 두 후보로부터 낡은 색깔론과 당적 변경 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진정성을 추궁받았다. 김 후보는 국민의당 비례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해 바른미래당에서 활동하다 선거를 앞두고 통합당에 입당했다.

민주당 홍성국 후보는 “지난 3월 13일자 기사에서 ‘세종시는 좌파의 성지’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낡은 색깔론이다. 보수의 리더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전부 좌파로 모는 것이냐”고 물었다.

통합당 김중로 후보는 “좌파의 성지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두 번의 선거에 걸쳐 민주당이 승리하지 않았느냐”며 “또 정부가 주 52시간 근로, 최저임금 인상 등 사회주의 경제 정책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정의당 이혁재 후보를 통해 우회적으로 김 후보를 저격하기도 했다. 정치인의 이중 당적, 잦은 당적 변경 등과 관련된 정치 문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을 던지면서다.  

홍 후보의 질문에 정의당 이혁재 후보는 “철새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적 철학과 가치를 져버린 사람”이라며 “당선과 사리사욕을 위해 당을 갈아타는 행위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정치 문화”라고 지적했다.

이후 나온 이 후보의 질문에 김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국민과 국가에 의무를 다하고, 사람에게 충성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당을 옮긴 것도 국민과 국가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홍 후보는 정치인들의 전과 이력 등을 언급하며 이 후보에게 어린이 교통안전 정책에 대해 물기도 했다.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이 후보를 에둘러 저격한 셈.

정의당 이 후보는 “이정미 의원이 민식이법을 공동 발의했다”며 “17년 전 음주운전 관련 내용을 상기시키고자 하신 질문 같다. 젊은 시절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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