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만난 총선, 대전 정치권 이색풍경
코로나19 만난 총선, 대전 정치권 이색풍경
  • 김재중 기자
  • 승인 2020.03.31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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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기자 오지마라” 기자들 “정치인 오지마라”
질의응답 없는 온라인 회견, 언론보도 차별성 ‘실종’
지역이슈 쟁점 사라져 ‘깜깜이 선거’ 지속

대전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총선 후보자들(위쪽)과 미래통합당 소속 총선 후보자들(아래쪽).
대전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총선 후보자들(위쪽)과 미래통합당 소속 총선 후보자들(아래쪽).

코로나19 사태와 21대 총선이 맞물리면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대면접촉에 집중하던 과거 선거운동 방식은 완전히 실종됐다.

대전지역 정치권도 마찬가지. 국회의원 출마 예정자들은 예비후보 시절부터 너나할 것 없이 코로나19 소독봉사 활동을 펼치면서 시민들을 만났다. 명함을 건네고 악수를 청하는 것이 보편적인 선거운동 방식이었지만, 이번엔 소독 통을 들고 나서거나 마스크 판매점 앞에서 거리인사를 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선거시즌, 대전지역 총선후보들이 가장 신경 쓰는 곳 중 한 곳이 대전시의회 기자실이다. 지역 주요 일간신문과 방송, 통신, 인터넷신문의 정치부 기자들이 상주하는 곳인지라, 선거시즌만 되면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 기자회견 장소로 이용됐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런 풍경도 바꿔 놨다. 30일부터 외부인 출입이 차단되면서 정치인들과 정치부 기자들로 북적이던 시의회 기자실은 사실상 기자들만 조용히 기사를 작성하는 독서실 같은 공간이 돼 버렸다.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뿐만 아니라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들까지 이곳에 몰려들다 보니, 기자단이 내부 논의를 거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기자들과 정치인들의 접촉면이 사라진 것은 비단 이곳 뿐만은 아니다. 각 정당들도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등 통상적으로 언론에 공개하던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기자들이 정치인 접촉을 꺼리 듯, 정치인들도 기자들과 접촉을 꺼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31일 오전 대전시당 회의실에서 각 후보들과 공동선대위원장단 회의를 개최했지만, 방송사 카메라 1대만 회의장을 촬영했을 뿐 다른 기자들은 참관하지 못했다. 대신 시당은 사진과 보도자료를 별도로 언론에 제공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이색풍경이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언론보도의 차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 정당과 후보자가 제공하고 싶은 메시지만 언론에 제공할 뿐, 질문과 응답이 사라지면서 동일한 기사만 양산되고 있는 중이다. 유권자 입장에서 볼 때, 더욱 재미없는 선거가 됐다.

후보들의 공약발표도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31일 미래통합당 정용기 대덕구 후보는 유튜브 채널과 SNS를 통해 21대 공약을 발표했다. 예전 같았으면 후보 입장에서 가장 큰 행사가 공약발표 기자회견이지만, 기자들을 불러 모으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연히 공약의 실현 가능성 등을 묻는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 따위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후보들은 과거보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 온라인 선거운동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 선거보다 얼마나 많아졌는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총선은 온라인 선거운동을 빼고 달리 자신을 알릴 기회가 없는 깜깜이 선거가 돼 버렸다.

꼭 필요한 기자회견이라면, 실내보다 야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민주당 장철민 동구 후보는 1일 오후 대전대학교 정문 앞에서 ‘대전의료원 조기설립’과 관련한 공약발표에 나선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기자회견이 어렵다보니, 공약의 내용과 밀접한 외부현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치권도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집권여당이다 보니 정부방침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다 강하게 실천할 수밖에 없었지만,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내달 2일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 마감된 총선 후보자 등록현황을 보면, 대전에서는 7개 선거구에 총 28명이 등록해 평균 4대 1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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