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학교 원격 화상 수업 준비 미비
“내실 있는 시스템 준비부터" 또는 "법 개정으로 수업 일수 더 감축해야"

대전지역 각급 학교들이 원격수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교육부가 원격수업을 하려해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교육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초·중·고의 개학 일정이 또다시 미뤄지고 고등학교부터 '온라인 개학'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대전 관내 각급 학교에서 당장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원격수업을 할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온라인 개학이 능사가 아니라 학습망을 구축하고 교사들 훈련과 수업 콘텐츠 마련 등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지난 27일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을 마련, 운영 방식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그 밖에 교육감ㆍ학교장이 인정하는 수업 등을 제시했다.

특히 실시간 관찰이 가능한 쌍방향 수업에 한해서는 원격 수업 중 수행평가도 가능하고 교사가 학생들의 수업태도와 참여도 등을 관찰·평가해 학생부 기재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각 교육청에서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 소유 여부와 대여 수요 조사, 인터넷 접속 환경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선 학교의 원격수업 환경 미비, 콘텐츠 부족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즉 화상수업이 처음이기 때문에 교육당국도 일선학교도, 학생도, 학부모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화상수업을) 할 수 있는 곳은 몇몇 학교와 일부 선생님만 가능하다. 모든 학교가 화상수업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개학이 3차까지 미뤄진 현재처럼 EBS나 e학습터를 통해 학습 공백을 메우는, 콘텐츠 활용 중심의 일방통행 식 온라인 학습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 교육계는 여태까지 안 해 봤던 것을 계속 시도해 봐야 하는 상황이다. 학교별로 우수한 사례는 전파하고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학습 체계를 잡아 나가야 한다“며 ”EBS나 e학습터에서 부족한 부분은 원격수업 강의지원단 교사들을 통해 교육청 차원에서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일선학교 교사도 공감하고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특목고를 제외한 대부분 고등학교는 고화질 카메라 등 방송 기재자도 턱없이 부족하고, 교사별로 정보통신 활용 능력도 편차가 크다"며 "당장 화상수업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학을 마지노선인 4월 20일까지 늦추자는 것은 교사들도 대부분 찬성한다"며  "하지만 온라인 개학을 당장 하는 것이 아니라 20일까지 원격수업 시스템을 내실 있게 갖추고, 양질의 콘텐츠도 마련하자. 서두르지 말자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에 “'온라인 학습은 한계가 분명하다', 해서 현행 10%(19일)인 수업 일수 감축을 법 개정을 통해 더 감축하거나 아예 없애다시피 방학을 줄여서 개학을 최대한 늦추고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31일 추가 개학 연기 및 순차적 온라인 개학 여부 등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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