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전체 엔트리 증가, 투수진 2-3자리, 야수 백업이 관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화이글스의 개막전은 미뤄졌지만 개막전 엔트리에 누가 들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 중인 한화이글스 선수단.

프로야구 팬들이 그라운드에서 2020시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의 여파가 아직 잦아들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야구위원회는 잠정적으로 2020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 19”의 상황에 따라, 4월 6일 초, 중, 고교의 개학과 맞물려 4월 7일 이후로는 팀 간 연습경기(시범경기의 성격)가 가능하게 하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계획일 뿐이다. 개막이 계획대로 이루어질지, 연습경기도 제대로 진행이 될 수 있을지는 “코로나 19”의 상황이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다. 다만, 시즌 개막을 위해 모든 구단의 관계자와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많은 야구 팬들도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만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 각 팀들은 팀 간 연습경기마저도 제한된 상황에서 팀 내 청백전을 소화하고 있을 뿐이다. 아무래도 긴장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나마 경기 감각은 유지할 수 있기에 훈련과 병행을 하고 있다. 각 구단에서는 겨우내 야구에 굶주렸던 팬들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구단 별로 자체 중계를 실시하면서 팬들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많은 팬들은 청백전의 경기 내용과 결과를 통해 2020시즌 선수 운영에 대한 나름의 예측을 할 수 있게 된다. 

한화이글스도 청백전을 통해 스프링캠프에서의 훈련 결과를 확인하고 연기된 개막전을 준비하면서 컨디션 조절과 함께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결과를 총체적으로 검토해 개막전 엔트리 및 시즌 선수 운영의 큰 그림을 그리게 된다. 

이를 알기에 선수들도 마지막 테스트라 할 수 있는 청백전을 통해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만 1군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스프링캠프, 청백전을 통해 드러난 주전급 선수들과 1군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예상해보자. 개막이 늦어진 현 시점에서 개막과 시즌 초 엔트리를 예상하는 작업은 개막 직전의 가장 큰 즐거움일 것이다.

2020시즌 전체 엔트리 증가, 개막과 시즌 초 엔트리 그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개막과 시즌 초반 엔트리에 합류한다고 해서 그 시즌의 출장과 활약이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출발선에서 한 발 먼저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유리한 부분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한화이글스 같은 베테랑이 주전급으로 버티고 있는 팀에서 젊은 선수들이 백업으로 엔트리에 합류한다는 것은 코칭스태프에게 가능성에 대한 어필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2020시즌을 맞아 한국프로야구는 엔트리 증원에 합의했다. 종전 27명 등록, 25명 출전에서, 28명 등록, 26명 출전으로 한 명의 엔트리가 늘어난 것이다. 즉, 1군 엔트리에 합류 인원이 최대 28명이 된 것이다.

감독들은 주로 28명 중 투수를 12-13명으로 구성하고 나머지를 야수에 분배한다. 야수에 할당된 인원은 15-16명이 된다. 여기에서 물리적으로 최소 두 명이 필요한 포수 포지션을 제외하면 순수 야수 인원은 13-14명으로 줄어든다. 여기에서 감독이 어떤 성향으로 경기 운영을 하는지에 따라 내야수와 외야수의 인원이 다르게 또는 같게 책정이 된다. 물론 개막 시리즈에서는 두 번째 시리즈를 위해서 시즌과 같은 엔트리 운영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한용덕 감독은 투수진의 운영은 팀 특성상 불펜에 비중을 두면서 운영을 하지만 야수진의 운영에서는 디테일한 작전 야구보다는 선수들에게 맡기는 굵은 야구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공인구의 변화로 인해 투고타저 현상과 함께 장타의 실종으로 올시즌에 야수 운영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기자기한 야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투수진의 엔트리를 살펴보면, 외국인 두 투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 그리고 트레이드로 영입된 장시환이 선발 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장민재가 합류되면 남은 자리는 한 자리가 된다. 현재 가장 강력한 후보는 6년차 우완 김민우와 고졸 2년차 김이환이다. 이 두 선수 중 탈락한 선수는 롱릴리프로 대기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거나 퓨처스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선발 5인(서폴드, 채드벨, 장시환, 장민재, 김민우)에 김이환을 롱릴리프로 넣어 보자. 마무리는 정우람이 건재하기 때문에 확정이라고 보면 벌써 7명이 채워졌다. 한화이글스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경쟁력 있는 필승 불펜진은 안영명(우), 신정락(사), 이태양(우), 박상원(우), 김범수(좌)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12명이 채워졌다. 여기에 13명으로 투수진을 가져간다면 반드시 젊은 선수가 포함되어야 한다. 고졸 신인 남지민이 깜짝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금 더 후보군을 넓혀보면, 윤규진(우), 송창식(우), 임준섭(좌), 김진영(우), 윤호솔(우), 이현호(좌), 김종수(우), 박주홍(좌), 한승주(우) 정도가 뒤를 받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투수와 배터리를 이루는 안방마님은 최재훈이 주전으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된 이해창이 백업으로 1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김종민은 혹시 모를 상황에 준비가 될 것으로 보이고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박상언과 허관회의 젊은 피들은 퓨처스에서 가능성을 점검하고 경험을 쌓게 된다. 

한용덕 감독의 고민은 바로 내야수와 외야수의 운영에 있을 것이다. 일단 내야 주전은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 하주석, 정은원으로 확정이다. 바로 지명타자까지 포함된 다섯 자리를 의미한다. 여기에 키스톤 백업으로 수비의 오선진, 가능성과 공격력을 감안하면 고졸 2년차 노시환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내야는 일단 7명으로 구성이 된다. 여기서 키스톤 백업으로 한 자리를 더 할애하게 되면 후보는 박한결이나 김현민이 될 것이고 외야에서 한 자리가 빠지게 될 것이다.

이제 남은 자리는 불과 여섯 자리다. 가장 어려운 선택이 바로 외야의 구성이다. 외국인 제라드 호잉과 돌아온 캡틴 이용규가 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기정사실. 나머지 네 자리를 놓고 많은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다. 최진행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롯데에서 방출되고 가까스로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어 절치부심하고 있는 김문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이적한 정진호에 지난 시즌 많은 경험과 성장을 한 장진혁, 군 문제가 해결된 이동훈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고졸 2년차 유장혁이 그 주인공들이다. 

일단 김문호, 정진호, 장진혁은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한 자리를 과연 비슷한 쓰임새를 보일 수 있는 이동훈과 유장혁 중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가 될 수 있겠다. 좌타와 우타의 다름이 결정의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이들 뿐 아니라 내야에서는 새로 영입된 최승준과 김회성 그리고 강경학, 박한결, 변우혁, 김현민이 1군에 합류 가능한 선수로 여겨지고 외야에서는 최진행, 백진우(개명전 백창수), 김민하, 양성우, 장운호 등이 언제든지 준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이렇게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최근 한화이글스의 뎁스가 많이 강화된 것이 느껴진다. 이제는 확실하게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용덕 감독의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아직 기약이 없는 2020시즌 개막을 위해 많은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단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라운드에서 많은 팬들의 함성과 함께 경기할 날을 기다리며 부상 없이 훈련을 소화해주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