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전반적 전력 약세 분명, 불안 속 희망 존재, 가을야구 희망

약체로 분류되는 한화이글스지만 약점을 보강한다면 충분히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약체로 분류되는 한화이글스지만 약점을 보강한다면 충분히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사진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한용덕 감독과 선수들 모습.

“코로나 19”의 확산이 쉽사리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확산의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우려를 확신으로 바꿀 정도의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프로스포츠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아직은 많은 어려움을 함께 하고 있다.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10개 구단의 선수들은 개막일만을 기다리면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고 많은 야구팬들도 야구를 보기 위해 오랜 기다림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몇몇 선수들과 협력 업체에서 “코로나 19”와 관련 가능성이 있는 사안들이 발생했지만 다행히 “음성”으로 밝혀지면서 한시름을 놓았다. 그럼에도 모든 구단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안 발생 시 발 빠르게 자가 격리 및 철저한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 19”가 진정세로 접어들고 프로야구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본다. 

최근 10개 구단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이 이루어졌다. 설문의 내용은 단순했다. 우승팀과 가을야구 진출 팀을 물었다. 각 팀마다 5명이 설문에 응했는데 단장, 감독, 프런트, 선수 2명으로 구성되었다. 우승팀은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30표를, 키움이 15표를 받으면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가을야구 진출이 가능한 5강은 어땠을까. 역시나 두산, 키움을 비롯해 LG, SK, NC의 순으로 5강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고 가장 확률이 적은 팀은 한화이글스였다. 무려(?) 3표를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다. 한화이글스 소속으로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5명인데 3표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2표가 이탈했다는 의미이다. 즉, 한화이글스 소속이면서도 자신의 팀이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고백(?)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냉정하게 현재 한화이글스의 전력을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예상하는 수준이고 아직 시즌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객관적으로 한화이글스의 전력이 약한 것임은 분명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설문 결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정말 한화이글스의 2020시즌은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암울한 시즌이 될 수밖에 없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전반적 전력의 약세는 분명, 하지만 불안 속에 희망은 존재

앞서 언급한 가을야구 관련 설문의 결과를 보면 한화이글스는 10개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최약체로 평가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아쉬움이 남지만 현실을 직시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의 사실 관계를 파악해보자. 얼마 전, 한국야구위원회는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사전 등록을 위한 후보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전체 111명의 대규모 선수들이 명단에 포함이 되었다. 10개 구단 체제에서 111명의 선수들이 뽑혔다는 것은 각 팀의 주전들은 거의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군에 있거나 해외에 있는 선수도 포함은 됐지만 세 명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선수가 선발된 구단은 두산이었다. 14명의 선수가 선발되었다. 그렇다면 두 번째로 많은 선수가 선발된 구단은 어디였을까? 우승에 도전하는 LG와 아이러니하게도 앞선 설문에서 최약체로 평가 받았던 한화였다. 물론 모든 구단의 수치가 2-3명의 차이에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는 한화이글스 주전 선수들이 다른 구단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최종 엔트리에 들어갈 선수가 몇 명이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고 단 한 명도 포함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수준에서 검토를 해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선발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한화이글스의 전력을 정확하게 짚을 수 있었다. 투수에서 5명, 야수에서 7명이 선발되었다. 투수는 정우람을 필두로 안영명, 신정락, 박상원 그리고 신인 남지민이 포함되었고 야수는 김태균을 필두로 송광민, 이성열, 이용규, 최재훈, 하주석, 정은원이 엔트리에 승선했다.

한화이글스의 불펜진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안영명, 신정락, 박상원에 선발되지 않은 이태양까지 불펜진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정우람은 화룡점정이다. 이 선수들 중에 최종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 선수는 현재로서는 정우람 정도 밖에 없다. 하지만 신정락이나 박상원은 올시즌 성적과 쓰임새에 따라 충분히 선발 가능성이 있는 매력 있는 투수들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고졸 신인 남지민.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고졸 신인이 선발됐다. 물론 남지민만 선발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남지민에게 관심이 가는 것은 선발 쪽 요원으로 뽑혔다는 것이다. 즉, 한화이글스 토종 선발은 단 한 명도 선발이 안 된 상태에서 아직 검증이 안 된 고졸 신인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남지민의 가능성에 희망을 보지만 한화이글스 토종 선발은 믿을만한 선수가 하나도 없다는 불안 요소가 가득하다는 것을 방증해주고 있다.

안방마님 최재훈은 충분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수준이고 하주석과 정은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한화이글스의 “젊은 피”들이다. 여기에서 베테랑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 이용규도 후보군에 합류했다는 것은 아직 이 선수들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종 명단에 포함되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그렇다. 한화이글스의 전력은 전반적으로 약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주전급 야수들은 적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문제는 백업일 것이다. 정우람을 필두로 한 필승 불펜진 또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다만, 토종 선발진이 문제일 것이다. 대표팀 1차 명단을 통해 드러나 한화이글스의 약점. 토종 선발진과 야수 백업의 경쟁력. 이 두 가지가 어느 정도 개선이 된다면 한화이글스는 충분히 5강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발 장시환과 젊은 영건들 그리고 지난 시즌 많은 경험을 한 오선진과 장진혁, 마지막 불꽃을 터트리기 위해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김문호, 최승준, 정진호가 자신의 몫을 해준다면 한화이글스는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기약이 없는 2020시즌 개막을 위해 많은 노력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단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라운드에서 많은 팬들의 함성과 함께 경기할 날을 기다리며 부상 없이 훈련을 소화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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