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각종회식에는 뭘 먹을까하는 고민은 늘 따른다.
돼지고기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도 불판 위에 고기 몇 점 올려 소주 한 잔 곁들이고 있으면 이 세상 시름이 다 사라질 것만 같은 서민의 고기다. 최근 스페인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베리코 베요타
이베리코 베요타살  꽃목살, 갈비살

퇴근길 소주 한 잔 유혹하는 명품돼지고기 이베리코베요타전문점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선술집 행복한 추억 쌓는 안식처

대전시 서구 변동 향우자동차학원 앞에 있는 ‘금성육가공 십일월’은 대전에서 보기 힘든 명품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는 이베리코베요타 전문점이다.

가게 창문에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비롯해 여러 시인들의 시가 붙어있는 것이 이채롭다.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주인의 친절한 인사소리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식탁 8개의 작은 매장이지만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동네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제대로 된 선술집 분위기가 난다. 전국적인 명성으로 외지에서도 일부러 찾는 시람이 많다.

이베리코는 스페인 이베리아반도를 중심으로 산간 지역에서 사육되는 토종 흑돼지다. 스페인 전통음식인 하몬(소금에 절여 건조한 돼지의 다리로 만든 햄)의 주재료로 쓰이는 종자로 세계4대 진미로 손꼽히는 식재료다. 스페인에서 사육하는 흑돼지 품종 중 하나로 목초지에서 야생도토리와 올리브, 유채꽃, 허브 등을 먹고 자란다.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로도 선정된 바 있을 정도로 육향육색이 강하다.

불판의 이베리코 베요타 돼지고기
불판의 이베리코 베요타 돼지고기
불판에 익은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불판에 익은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이베리코 최고 등급인 이베리코 베요타는 100% 순종 이베리코를 자연방목으로 17개월 이상 키워 도축한다. 이때 도토리철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방목해서 키워야만 베요타 등급을 부여받을 수 있다.스페인 숲에서 도토리와 올리브를 먹고 자라 감칠맛을 나게 하는 지방산인 올레인산이 풍부하고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돼지고기 특유의 잡냄새도 적다. 운동량이 많아 육질이 쫄깃한 것이 특징. 

베요타는 스페인어로 도토리를 뜻한다. 이베리코는 최고 1등급이 베요타, 2등급이 세보데깜보, 3등급이 세보로 나뉘어져있다. 일반적인 이베리코 전문점에서는 대부분 세보데깜보를 사용 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이곳은 베요타 등급만 전문적으로 판매해 고기 맛에 민감하고 세련된 한국인들의 미각과 시각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이베리코는 국내산 돼지고기보다 가격이 2배 정도 비싸지만 이집은 국내산 가격정도로 저렴하다. 200g 1만 3000원이다. 이렇게 판매할 수 있는 건 자가(自家)로 임대료가 없고 차 대표 부부가 운영해 인건비를 절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명폼 돼지고기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명폼 돼지고기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명폼 돼지고기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한상차림
명폼 돼지고기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한상차림

이베리코 베요타 등급만 판매 미각과 시각 동시 만족

메뉴는 꽃목살과 갈비살. 꽃목살은 소고기 꽃등심하고 육질과 육향이 비슷해 꽃목살로 불린다. 살코기와 지방의 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져 마블링이 풍부하고 고소한 육향이 특징. 목살인데도 부드럽고 쫄깃함이 살아있다. 여기에 소주 한잔은 온갖 시름을 털어낸다.

갈비살도 갈비와 갈비사이의 살로 비주얼만 봐도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다. 고소하면서 부드럽고 적당한 기름기가 식탐을 자극하는 맛이다. 부위별로 다른 맛을 내는 이베리코는 각자의 입맛에 따라 선호하는 부위를 선택해 맛보는 것 또한 하나의 즐거움이다.

명폼 돼지고기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한상차림
명폼 돼지고기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한상차림
명폼 돼지고기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인증 표시 블랙라벨,스페인에서는 2014년 상표의 색깔을 다르게 하는 방법으로 누구나 하몬의 등급을 쉽게 알 수 있는 규정을 법제화 했다. 즉 통돼지 다리 하몬의 발목에 각각의 등급을 나타내는 색깔 띠를 부착시키도록 한 것이다 1) 검은 띠 상표(brida negra)100% 순종 이베리코 돼지에 100% 도토리 사료
명폼 돼지고기 스페인 이베리코 베요타 인증 표시 블랙라벨,스페인에서는 2014년 상표의 색깔을 다르게 하는 방법으로 누구나 하몬의 등급을 쉽게 알 수 있는 규정을 법제화 했다. 즉 통돼지 다리 하몬의 발목에 각각의 등급을 나타내는 색깔 띠를 부착시키도록 한 것이다. 1) 검은 띠 상표(brida negra)100% 순종 이베리코 돼지에 100% 도토리 사료

차재영 대표는 충남 논산에서 출생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서울에서 성장했다, 군 의장대에서 20년을 원사로 복무하고 평소 고기를 좋아해 창업한 것이 벌써 17년이 지났다. 의장대 출신이다 보니 훤칠한 키와 훈남이다. 오랜 기간 군을 떠났지만 몸에는 아직도 조금은 군기가 남아있어 목소리는 아직도 쩌렁쩌렁 울린다.

도마동에서 마약오겹살로 유명했던 금성육가공을 14년 운영하고 2016년 11월 이곳으로 확장 이전했다. 이전 당시 상호는 십일월이었지만 금성육가공 당시의 추억이 있는 고객들의 성화에 상호를 다시 금성육가공 십일월로 바꿨다. 각종방송에서 극찬을 했던 곳으로 kBS 스펀지 한점 승부에서는 ‘돼지고기 명인’ 칭호를 받았다.

이집은 고기집이라도 밑반찬이 집 밥처럼 정갈하게 나온다. 브로컬리 김치, 절인깻잎, 백김치, 대파김치, 계란찜, 배추김치, 쌈 채소 등이 나오는데 다른 고기 집보다 가짓수도 많고 다양하게 나온다. 시장에서 사다 쓰는 것이 없고 모두 부인 강연주의 손맛에서 나온다, 혼자 주방에서 모두 만들어낸다. 식재료 대부분은 부인의 친정 강원도 횡성에서 갖다 쓴다.  

고기집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칼칼한 맛의 만두국
고기집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칼칼한 맛의 만두국
칼칼한 맛의 김치국수
칼칼한 맛의 김치국수

특이한건 대파김치, 다른 곳은 쪽파를 사용하는데 이곳은 가는 대파를 사용해 김치를 담가 새콤한 맛이 고기를 먹은 후 텁텁했던 입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또 줄기와 잎과 꽃을 이용해 담은 브로콜리 김치는 새콤하게 익어 특별한 맛을 준다. 이곳에서 개발했기 때문에 전국에서 이곳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희소성 김치이다.

여기에 배추김치는 차 대표의 8순 노모가 직접 담근 것을 사용한다. 토속적인 묵은지 맛이 고향 향수를 자극한다. 고기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을 확 잡아준다. 백김치도 맛있게 익어 고기와 함께 싸 먹으면 색다른 맛을 준다.

이베리코 국산돼지보다 가격 2배 비싸지만 가격 저렴

사이드 메뉴 역시 부인 강연주 씨의 손맛의 열정이 녹아있다. 고기 먹은 후에 단골들이 주로 시키는 사장추천 만둣국은 사골육수에 직접 빚은 왕만두로 만드는데 만두소에 얼큰한 김치가 들어 있어 칼칼한 맛이 특징. 김치국수는 일반 소면과 달리 노란 치자 면에 시원한 멸치국물에 시원하게 말아서 나온다. 이것 역시 칼칼하다.
일요일 휴무, 32석, 오후 5시-12시. 대전시 서구 변동로 35에 위치해 있다.

대전 서구 변동 향우자동차학원 앞에 있는 금성육가공 십일월 외부전경
대전 서구 변동 향우자동차학원 앞에 있는 금성육가공 십일월 외부전경
주방입구에는 가격표와 함께 이베리코 베요타 설명이 붙어 있다.
주방입구에는 가격표와 함께 이베리코 베요타 설명이 붙어 있다.

최근 대중성이 높은 돼지고기도 적정가격에 고품질을 원하는 매스티지 소비가 증가하면서 차별성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직장인들의 술자리는 삶의 애환이 서려 있다. 이제 퇴근길에 부담 없이 가볍게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이베리코전문점 금성육가공 11월을 찾아보자.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선술집으로 행복한 추억을 쌓는 안식처 같은 곳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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