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통합당 공관위 컷오프 결정 ‘불복’, “무소속 출마”

7선 도전에 나섰다 컷오프(공천배제)된 이인제(71.충남 논산‧계룡‧금산) 전 의원이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을 향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 전 의원은 김형오 위원장을 향해 “만행”이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경선이 치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1일 오후 논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디트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컷오프 심경을 묻는 질문에 “통합당 공관위가 있을 수 없는 난폭한 짓을 저질렀다”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공관위, ‘개혁’ 명분 내세워 난폭 저질러”
“선두 배제하고 경쟁력 약한 후보 전략공천”

그는 “경합 후보가 여러 명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그 지역 유권자 뜻에 따라 공식 후보가 결정되는 것”이라며 “공당은 헌법에서 민주적으로 운영하도록 돼 있고, 당헌‧당규에도 경선이 절대적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공관위가 주민들의 후보 결정권을 빼앗고, 마음대로 후보를 결정할 권한은 헌법에도, 정당법에도, 당헌‧당규에도 없다. 그런데 ‘개혁’이란 명분을 내세워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했다”고 반발했다. 

앞서 논산‧계룡‧금산 선거구는 이 전 의원을 포함해 이창원 세무사 등이 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통합당 공관위는 지난 5일 박우석 전 조직위원장을 단수 추천했다. 

이 전 의원은 이에 반발해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에 재심 청구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공천에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5선)되면서 ‘피닉제(불사조 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공관위는 현저하게 지지율이 낮은 사람을 제외하고, 1~2위나 1~3위를 놓고 경선해야 한다. 특히 이 지역은 험지다. 아무나 공천해서 될 수 없다. 그런데 공관위는 선두주자인 저를 배제하고 경쟁력이 약한 사람을 전략 공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산·계룡·금산 선거구에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국회의원.
논산·계룡·금산 선거구에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국회의원.

“주민들 후보결정권 송두리째 박탈..용납 못할 만행”
“지도부 재심 결정 없으면 당 떠나 승리한 뒤 복귀”

“이는 ‘이인제 하나 죽여도 좋다’가 아니다. 논산‧계룡‧금산 주민들의 후보결정권을 송두리째 박탈한 것이다.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다. 공관위 이의신청도 기각됐다. 늦어도 13일까지 최고위가 재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재심 결정이 안 될 때는 불가피하게 잠시 당을 떠나 시민들과 투쟁해 승리를 거둬 당에 복귀하려고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명박 정권에선 친이(친 이명박) 세력이 친박(친 박근혜) 세력에 칼을 휘둘려 공천 파동이 일었다. 당시 친박연대를 만들어 선거가 난장판 됐다”며 “이후 박근혜 정권 시절 20대 총선에선 친박이 친이에 공천파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이길 수 있던 선거를 패배로 몰아갔다. 저도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 공천파동으로 지지율이 빠져 낙선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 번의 뼈아픈 공천 파동을 교훈삼아 헌법과 당헌과 당규가 정한 바대로 원칙과 순리대로 공천 작업을 해야 했다. 그런데 김형오 위원장이 전권을 달라고 해서 공관위원도 다 자기가 임명해 마음대로 공천을 휘두르고 있다. 1등 후보를 제켜놓고 여기 신청한 사람을 저기로 돌려막고, 이름도 성도 모르는 사람을 밀실에서 데려다 내리꽂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체적인 흐름이 탄핵에 반대한 세력을 밀어내고, 탄핵에 앞장서고 탈당한 세력이 다시 점령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민들이 모르는 것 같지만 다 알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김형오, 사실상 탄핵 앞장선 사람..점령군처럼 행세”
“정치인 정치생명은 국민에 있어..끝까지 도와 달라”

이 전 의원은 “김형오 위원장만 해도 당의 혜택으로 국회의장을 한 사람 아닌가. 지난 탄핵과정에서 당이 어려울 때 탈당했다. 탄핵에 사실상 앞장선 사람”이라며 “갑자기 들어와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정말 말할 수 없는 모욕감을 느낀다. 이 당이 자기들이 점령한 피정복자인가.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정치인의 정치생명은 주권자인 국민들이 부여하고 국민들이 거두는 것”이라며 “주권자인 국민이 공천권을 주기도 뺏기도 하는 거다. 두 번의 피맺힌 교훈을 망각하고 자기들 세상 만난 것처럼 무도한 짓을 하고 있다.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유권자들을 향해 “김형오 공관위가 선두를 달리던 저를 제쳐놓고 경쟁력이 약한 사람을 전략 공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저에게 칼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공천권 가진 주민들 주권을 찬탈한 천인공노할 만행”이고 하소연했다. 

이 전 의원은 또 “여러분이 저에게 정치적 생명을 준 것처럼, 제 정치생명을 거두는 것도 여러분 몫”이라며 “마지막으로 명예롭게 고향으로 위해 헌신하고 문재인 정권에 고통 받는 대한민국을 회복하는 일에 제 모든 걸 바칠 각오다. 저를 끝까지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황교안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에서 “현재 진행되는 공천 일부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들도 당의 이런 입장을 열린 마음으로 적극 검토해 달라”며 공천심사 결과에 재의를 요구해 일부 지역구 공천이 조정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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