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기록 해명요구에 성 접대 의혹제기까지 
“도 넘었다” 자성...시당은 “비방 자제” 요청

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구와 중구 총선후보 경선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간 경쟁이 상호 비방전으로 번지는 등 과열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당 내부에서조차 “도를 넘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감정다툼으로까지 번진 경선 열기를 식히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전략공천지역에서 경선지역으로 번복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대덕구에서 가장 심각한 내부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당내 공조직인 지역위원회가 자기 당 후보의 포함한 범죄전력까지 문제 삼는 모습을 연출했다.     

서윤관 민주당 대덕구 지역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5일 박영순 예비후보에 대한 공개질의를 통해 “근로기준법 위반 외 몇 건에 대한 형사처분 내용, 지난 대전시장 선거 당시 보도된 성 접대 및 향응, 금전거래 의혹 등에 대해 상세히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박 예비후보측은 이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발에 나섰고, 서 위원장은 9일 재차 입장문을 통해 “대덕구 상황에서 박영순 필패라는 이유가 (공개질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기에 지역위원회 운영위원장으로서 소명에 따른 당연한 질의”라며 “대덕구 전 당원의 알권리 충족과 공직선거후보자를 지원할 의무를 다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예비후보자 신상정보 공개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 박영순 대덕구 예비후보의 경우 2건의 전과기록이 등재돼 있다. 이 중 1건은 지난 1990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집시법 등 위반으로 징역2년을 선고 받은 범죄경력으로 1993년 특별 사면된 사안이다. 다만 박 후보는 지난 2001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경력도 있다. 

중구 경선에서는 지방의원들의 캠프참여와 선거운동을 두고 “불법선거운동 자행”이라는 내부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송행수 예비후보측은 9일 “황운하 예비후보측이 불법선거운동을 자행, 경선을 어지럽히고 있어 이에 대한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행수 후보측은 “황운하 후보 캠프관계자들이 당원전화번호를 불법으로 취득해 황 후보 지지에 이용하고, 현직 시·구의원들이 황 후보 지지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현직 시·구의원의 특정후보지지는 선출직 공무원의 중립의무(당규 제4호)를 위반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명백한 불법선거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경쟁후보가 불법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수사를 촉구하기에 이른 것. 

그런데 이 같은 경선 과열양상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도를 넘는 과도한 공격”이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박영순 후보의 민주화운동과 투옥 경력을 뻔히 알면서도 당내 인사가 이를 공격의 수단으로 삼거나, 사실로 확인되지도 않은 성접대·향응 의혹으로 상대를 흠집 내는 것은 다른 당에서도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이라며 “더구나 당내 공조직이 자기 당 후보를 상대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공멸하자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중구 경선에 대해서도 “지방의원의 특정 후보 공개지지 등의 금지, 경선 중립 의무는 당규에 정해진 내용으로 당의 규범적 문제이지 불법선거운동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불법선거운동을 주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내 문제에 수사기관의 수사까지 촉구하는 자세는 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전시당도 경선 과열양상에 대해 ‘경고 조치’ 등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제어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당 관계자는 “시당 내부에서도 과열 경선 양상에 대해 여러 문제의식을 느끼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일단 소속 시·구의원에게 경선중립 의무를 준수해 달라는 윤호중 당 사무총장의 공문을 주지시키는 한편, 후보 캠프 쪽에도 상호 비방전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 등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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