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에 1번 살 수 있는데.." 시민들, 입고 시간 알 수 없어 '답답'

마스크 공급 대란으로 시작된 '마스크 5부제' 첫 날, 대전지역 약국 곳곳에는 아침부터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월요일 아침부터 약국에는 출생년도 끝자리가 1과 6인 시민들이 마스크 2장을 사기 위해 연신 문을 열고 약사에 말을 걸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직 입고 전입니다. 정확한 입고 시간은 알 수 없습니다"였다. 

아침 9시 서구 둔산동 모 약국 정문에는 '공적마스크가 아직 지급되지 않았습니다'라는 안내문이 정 가운데에 붙어 있었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에 방문한 시민들은 다른 약국을 가기 위해 급히 발을 돌렸지만 헛수고였다. 근처 동네에서 제일 큰 대형약국도 상황은 마찬가지. "약국 문이 열리면 바로 살 수 있겠지"라고 착각했던 시민들은 '입고 전' 안내문을 보고도 "마스크 없어요?"라고 재차 질문했다. 

대전시청 인근 한 약국 직원은 "마스크가 입고될 땐 평일 11시 전후로 들어오긴 했었다"면서 "오늘은 언제 들어올지 우리도 알 수 없다"고 했다. 병원 인근에 있는 약국들은 병원 처방전을 들고 온 고객들을 상담하면서도 "마스크 없어요, 입고 전이에요"라는 말을 연거푸 반복했다. 

서구 한 대형약국은 '오후 5시 판매예정 (미입고시 다음날 판매)'이라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직장인 김 모 씨는 "마스크 입고와 판매 시간이 너무 제각각"이라며 "바쁜 직장인들은 약국을 돌면서 마스크를 구할 시간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인 오후 1시 30분께 서구 롯데백화점 인근 약국들에는 마스크 2장을 손에 들고 나오는 시민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입고량 250'이라는 안내문을 보고 약국에 들어간 시민들은 신분증을 약사에게 보여준 뒤 3000원에 마스크 2장을 구매할 수 있었다. 카운트 한쪽에는 공적마스크 15개 정도가 남아있었다. 약사는 "오늘 오전 9시 30~40분쯤 마스크 250개가 입고됐다"며 "4시간 가량 됐지만 아직도 마스크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마스크를 사기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면, 지나가던 분들도 덩달아 줄을 서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들었다"면서 "마스크 5부제 시행 후 실제 상황은 여유롭게 팔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약국보다 골목에 있는 작은 약국에서 더 구매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0대 한 여성은 마스크가 입고됐다는 소식에 약국 문을 열려고 했지만 '마스크 미착용자 출입금지' 탓에 들어오지 못했다. 한 30대 남성은 새 마스크로 갈아 끼려고 했지만, 약국 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없다'는 권고사항에 따라 급히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오후 2~3시께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에 들른 시민들은 모두 아쉬움을 뒤로하며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30대 여성 이 모씨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직장인들, 점심시간에도 시간을 내기 힘든 바쁜 사회인들은 마스크를 언제 구매할 수 있는 것이냐"면서 "일주일에 한 번 구매할 수 있는데, 연차라도 써서 구해야 하는 건가"라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9일부터 출생연도에 따른 '마스크 5부제'를 실시했다. 월요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가 1·6년인 사람, 화요일에는 2·7년인 사람, 수요일에는 3·8년인 사람, 목요일에는 4·9년인 사람, 금요일에는 5·0년인 사람이 마스크를 살 수 있다. 주말에는 모든 출생연도 구매가 가능하다.

생일이 지난 만 10세와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80세,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31만 명은 대리구매가 가능하다. 대리구매자는 자신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공인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자신과 대리구매 대상자가 함께 병기된 것)을 제시해야 한다. 장기요양급여 수급자를 위해 대신 구매하는 경우에는 장기요양인증서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기 전 주말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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