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예비주자들, 마땅한 선거운동 방법 없어 ‘고심’
보건 관계자 “개별적 방역봉사, 권하고 싶지 않다”

'코로나19' 방역봉사를 벌이고 있는 총선 예비후보들. 우측 하단은 '마스크 판매처' 앞에서 거리홍보전에 나선 예비후보. 

‘코로나19’가 정치를 집어 삼켰다. 4·15 총선 출마예정자, 특히 신인급 경선주자들이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매머드급 ‘코로나 이슈’에 파묻혀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과거처럼 다중을 상대로 접촉할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온갖 고육책을 꺼내놓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대전지역 총선 예비주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현역 의원들과 경선 통과자, 단수공천자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에 속한다. 더불어민주당 2곳, 미래통합당 2곳 등 경선경쟁을 펼쳐야 하는 4곳의 예비주자들은 1차 관문을 뚫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후보들은 ‘코로나19’ 비상상황에 맞춰 너도나도 방역봉사에 나섰다. 과거엔 찾아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다. 황운하 민주당 소속 대전 중구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지난달 28일 이후 지역구 곳곳을 돌며 소독봉사를 벌이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SNS 홍보전을 이어가는 한편 거리인사를 대체할 방법으로 방역봉사를 선택했다.

황 예비후보와 당내 경선경쟁을 펼치고 있는 송행수 예비후보도 지난 3일 오류동 상점가 상인회와 함께 방역과 청소봉사활동을 했다. 송 예비후보는 최근 지역 정치부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보다, 후보자 입장에서 14일 동안 자가격리 되는 것이 더 두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후보자 입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정치적 격리'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 셈.  

같은 당 대덕구 경선주자인 박영순, 박종래, 최동식 예비후보는 경쟁하듯 방역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지역 주민센터와 사회복지관, 어린이공원 등을 찾아 소독제를 뿌리며 방역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른바 ‘방역마케팅’ 나선 것은 미래통합당 예비주자들도 마찬가지. 통합당 육동일 대전 유성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연일 방역봉사 활동에 나서며 관련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같은 지역구에서 경쟁 중인 김소연 예비후보는 6일 아침 마스크 판매처인 탄동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거리인사를 벌였다. 

김 예비후보는 거리인사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런 생각 없이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기에 하나로마트를 찾았다가 울컥하다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는 단상을 남겼다. 야당 후보로 ‘마스크 대란’에 대한 현 정부 책임을 부각시키는 노이즈 마케팅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방역마케팅에 나선 후보들의 공통점은 ‘경선 예비주자’라는데 있다. 경선 일정이 눈앞에 다가온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체계적이지 않은 비전문가의 방역 봉사활동을 권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소독액의 성분, 소독 방법, 방역자의 방역 수칙 등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므로 공중방역은 전문가에게 맡겨 두는 것이 낫다”며 “코로나19를 빨리 종식시키는데 동참하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개별적인 소독봉사는 권해 드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인들의 ‘방역마케팅’이 실질적 방역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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