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창원 3·8민주의거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

▲인창원 3·8 민주의거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

1960년 3월 8일 대전고등학교 학생 1000여 명이 담장을 넘어 거리로 뛰쳐나왔다. 경찰의 무자비한 몽둥이가 학생들을 위협했지만 이승만 독재정권에 맞서는 그들의 함성은 사흘간 멈추지 않았다.

4.19 혁명의 단초가 된 '3·8민주의거'가 올해 60돌을 맞았다. 3·8민주의거는 1960년 3월 8일부터 10일까지 대전지역 고등학생들이 맨손으로 자유당 독재정권 부정부패에 맞서 항거한 민주화 운동이다. 충청권 최초의 학생운동으로 큰 획을 남긴지 58년여 만에 국가기념일로 지정, 이제는 '3·8민주의거 기념관' 건립에 속도가 붙고 있다. 

6일 인창원 3·8민주의거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념관이 민주시민 교육의 산실이 되길 바란다"며 "연중무휴로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한 학생운동을 했던 대구나 마산에 비해 뒤늦게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기념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만큼 그의 기대도 남다르다. 인창원 위원장은 "올해 예산에 기념관 설계비가 반영됐다. 이제는 역사성과 접근성을 고려해 건립 부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버스와 지하철이 인근에 위치해있고, 시민 접근성이 좋은 곳에 건립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대전시는 국가 기념일로서 품위를 높이고, 시민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156억원(국비 58억원, 시비 98억원)을 들여 명품 3·8민주의거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건립 위치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오는 5월 결정된다.

그는 기념관에 3·8민주의거 과정을 담은 자료실에 이어 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도 구상하고 있었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핼릿 카를 언급한 그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며 "무수한 교훈을 던져 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아카데미 토론장이나 민주시민 교육 프로그램도 연중무휴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 작은 도서관, 체험공간, 문화활동 장소도 갖춰 연중무휴 시민들의 발이 닿는 공간으로 탄생하길 내내 고대했다. 

충청인의 자긍심을 높일 3·8민주의거가 60돌을 맞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기념식은 취소됐다. 대신 그는 8일 오전 11시 대전고 앞에서 3·8민주로 명예도로명판 제막식을 통해 아쉬움을 달랬다. 직후 임 위원장이 속한 대전고 총동창회는 정문에서 제막식을 열고 진원지 표지판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3·8민주의거에 대해 한 걸음 더 알리는 계기도 마련했다.  

60년 전 3월 8일, 대전고 2학년이었던 그는 당시 "두려움 없이 뛰쳐 나갔다"고 말했다. "세계 역사상 고등학생이 혁명에 불을 당긴 유례가 없다"고도 자부했다. "고등학생이었지만 일반사회 시간에 배운 '헌법 제1조 1항'에 따라 민주주의를 열망했던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요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불의를 보면 분노할 줄 아는 청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민주주의 가치가 실현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행동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향한 3·8민주의거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인창원 3·8 민주의거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