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청정지역 대전도 뚫려…지역사회 감염 확산 고조
확진자 다녀간 중앙로 일대, 시민들 "불안하다"

22일 오후 3시 30분 일부 시민들이 대전 중구 으느정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태풍이 왔을 때처럼 거리에 사람이 없어요."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남았던 대전마저 뚫리자 젊은이들의 거리로 불리는 대전 으느정이 거리 일대는 썰렁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22일 오후 2시 중앙로 지하상가가 폐쇄되면서 은행동·대흥동 일대는 한산할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이날 시에 따르면 대전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은 19일 311번 버스를 타고 오후 5시 11분 중앙로역 6번 출구 정류소에서 하차했다. 

확진자가 중앙로 일대와 지하상가를 돌아다녔다는 소식이 지역사회에 퍼지면서 골목상권 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더 커졌다. 

대흥동에서 타코야끼를 파는 30대 점주는 "아예 장사가 안된다고 봐야 한다. 주말에는 이 거리가 빡빡할 정도로 사람이 가득했는데, 오늘은 사람도 없고 매출도 평소 4분의 1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꼬치를 파는 50대 김 모씨는 "탕후루가 인기가 좋은 데 오늘은 아예 사먹는 사람이 없다. 빨리 치료제가 나와서 코로나19 공포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22일 오후3시께 중앙로 지하상가 직원들이 '출입통제안내문'을 중앙로역 입구에 붙이고 있다. 

중앙로 지하상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방역을 위해 폐쇄됐다. 주말 이른 아침부터 영업을 시작했던 상가들은 몇 시간 만에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지하상가 손님이 뚝 끊기자 지하철 입구에서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70대 여성도 "평소에는 1000여 장 정도를 사람들에게 나눠주는데, 오늘은 300장도 안 된다. 확진자가 은행동 일대를 다녔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걱정했다. 

▲22일 오후 2시부터 폐쇄된 중앙로 지하상가 일대

오후 4시께 으느정이 거리를 거닌 사람들은 대부분 10~20대로 보였다. 친구와 빠른 걸음을 걷고 있던 20대 중반 남성은 "쇼핑하려고 은행동에 왔지만, 얼른 사고 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유 모씨(22)는 용돈을 벌기 위해 식당 아르바이트 면접을 왔지만 "겁이 난다"고 걱정했다. 

친구들과 코인노래방 등에 가기 위해 지나가던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은 무서워서 마스크 2개를 쓰고 있으면서도 "놀 곳이 으느정이 밖에 없어서 이 곳에 왔다"고 했다. 대신 "부모님이 걱정하셔서 일찍 들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4시 대전 중구 대흥동 거리 일대

거리를 지나가는 대부분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주변 약국에는 기능성 마스크가 단 1개도 남아있지 않았다. 30대 한 남성은 "주변에 병원이 많아서 약국이 많은데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은행과 병원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30대 남성은 화요일부터 매출 감소를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30~40% 가량 1일 수입이 줄었다"면서 "월급 받는 직장인들은 걱정이 없겠지만, 자영업자들은 죽어나가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평일에도 이 정도는 아니다. 직장인들 점심 시간이 끝난 평일 오후보다 심각하다"고도 했다. 

"태풍이 왔을 때처럼 거리에 사람이 없어요." 봄이 일주일 가량 다가온 지금, 대전 뿐만 아니라 전국이 꽁꽁 얼어 붙고 있다. 

▲22일 오후 4시 대전 중구 대흥동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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