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반점(대전시 서구 도마동 매일약국 골목)

최근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치솟는 물가에도 가격 파괴로 푸짐하고 맛깔난 음식으로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착한가격 업소가 화제가 되고 있다.

1500원 짜장면
1500원 짜장면
짜장면
짜장면

대전 최고 착한가격 업소 전국에서 찾는 동네중국집

대전시 서구 도마동에 위치한 ‘매일반점’은 짜장면을 일반중국집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 1천5백 원에 판매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는 동네중국집이다. 2011년 행정안전부와 대전시가 지정한 착한가격업소이다.

짬뽕도 2천500원, 미니탕수육도 4천원이다. 다른 중식 메뉴도 3000원이면 먹을 수 있는 집이다. 탕수육, 짜장, 짬뽕까지 세트로 먹어도 단돈 8000원에 불과하다. 짜장면가격은 25년 전 가격 그대로이다. 매일반점은 70-80년대 동네 중국집을 연상케 하는 허름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배어나오는 음식의 맛은 상상 이상이다.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보니 재료가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하지만 그런 소리를 안 들으려고 최고의 재료만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노력을 아는지 식사시간에는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2500원 짬뽕
2500원 짬뽕
미니탕수육
미니탕수육

이집은 임원조. 이상옥 부부가 1987년 문을 열었다. 오픈당시 짜장면 가격이 1천원이었는데 33년 동안 5백 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시중 짜장면 가격의 반의 반값으로 다 남아야 1500원인데 이 가격을 받아도 남는 게 있을 까 의문이 생긴다.

이들 부부는 이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배달을 하지 않고 2명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작고 비좁은 주방에는 쉴 틈 없이 남편 임원조 씨가 주문한 요리를 척척 만들어 낸다. 부인 이상옥 씨는 자주 주방에 들어가 요리를 도와주기도 하고 홀 서빙과 설거지를 책임진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서 인지 막힘이 없이 척척 돌아간다.

식기반납대
식기반납대
벽면에 있는 각종 표창장
벽면에 있는 각종 표창장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종업원을 않고 부부가 운영하고 추가반찬, 물, 앞 접시, 가위. 수저와 식사 후에는 먹은 그릇을 식기 반납대에 넣는 일 까지 모두 셀프로 운영된다. 특히 여기에 제일 중요한건 자가 건물이라 집세가 없는 것도 착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 와중에도 꼭 지키는 원칙이 있다. 당일 판매할 분량은 당일 판매하고 재고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보통 저녁 7시30분이면 재료가 바닥이 나서 영업을 종료할 때도 많다.

짜장면
짜장면
주인 이상옥 씨
주인 이상옥 씨

33년 전통 근면과 정직함으로 지켜 , 먹은 그릇 반납 등 셀프로 운영

짜장면은 돼지고기와 양파, 대파 등과 춘장을 넣고 볶아 나온다. 옛날 전통방식의 짜장면으로 양도 푸짐하고 맛도 있다. 짜장면이 들어가는 고기는 국내산 냉장육을 사용한다. 시중에서 보통 짜장면 가격이 5000-6000원 하는 걸 생각할 때 놀랄 수밖에 없다. 짬뽕도 양도 많고 홍합이 수북하게 올려 나오는데 인기가 많다. 특히 이 부부는 일요일에는 어려운 분들에게 음식봉사도 한다.

매월 첫째 수요일 점심에는 무료급식 날로 정해서 65세 이상 노인 분들에게 무료로 짜장면을 제공한다. 또 일요일에는 노인복지관, 어린이보호시설 등을 찾아 자장면을 만들어 노인 분들과 어린이들에게 급식봉사를 한다. 가족단위 손님이 많은 일요일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매출을 생각하면 힘든 일인데 이런 봉사활동이 30년이 넘었다니 정말 대단하다.

대전시 서구 도마동에 있는 매일반점 전경
대전시 서구 도마동에 있는 매일반점 전경

더 대단한 것은 공짜 음식이라고 아무렇게나 만들지 않고 양질의 재료로 정성껏 만든다. 왜 봉사를 하느냐는 말에 그냥 이라고 한다. 그냥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을 때까지, 자장면을 못 만들 때까지 봉사를 계속하겠다고 한다. 이 부부에게 봉사란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와 나누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행동이다.

이런 사연으로 식당 벽면에는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많은 상장이 붙어 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 상장들의 정확한 명칭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상장은 그냥 받은 것일 뿐이지 본인들이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가격표.
가격표.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을 때까지 봉사 계속 할 것

이런 가격을 받고 운영이 되냐고 다시 묻자 이상옥 씨는 "덜 벌면 된다."고 아무렇지 않게 답한다. 그러면서 더 많이 벌고 싶은 욕심보다 많은 분들이 우리가게를 찾아 저렴한 가격에 맛있게 음식을 드시고 가는 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대전시 서구 사마1길 16에 위치해 있다.

작년 기준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이 7천500원, 경제가 어려운 요즘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서민들과 학생들에게는 정말 고마운 집이다.
남들보다 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매일반점, 가격도 가격이지만 남을 돕는 천사의 마음이 더 감동적인 곳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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