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환의 정치 톺아보기]

대전지역 현역 국회의원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박범계, 이상민 의원, 허태정 대전시장, 박병석 의원. 미래통합당 이장우, 이은권, 정용기 의원.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박병석, 박범계 의원님! 그리고 미래통합당 이장우, 정용기의원님! 선거가 50여일밖에 안 남았어도 의정활동 하는데 전념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시죠? 속된말로 계 타셨습니다.”

대전의 다섯 분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인사말이다. 

아무리 프리미엄이 있는 현역의원이라 할지라도 목이 마르고 피가 마르는 선거여야 할 것 같은데 아직까지 대전의 선거판은 그렇지 않다. 

2개 지역을 제외하곤 챔피언인 현역의원 입장에선 몸 관리만 잘하면 될 일이다. 아직 몸 풀 날이 멀리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대전의 선거이슈는 2개 정도가 큰 관심거리로 보인다. 

하나는 중구에 황운하 민주당 예비후보가 실제 출전 할 수 있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이고, 또 하나는 유성을의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경선통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인 듯하다. 이에 대한 다양한 추측과 분석의 소리가 들린다. 

황운하 후보가 워낙 정국이슈의 핵심에 있고 그로 인해 전국적 지명도를 갖추었기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통합당 이은권 의원은 황 후보와의 대결 성사 여부가 제법 신경이 쓰일 듯하다. 

본인 자신이 경선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상민 의원은 대전 현역의원 중에 제일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만큼 여론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일 수 있다.

이들 두 현역의원을 제외하곤 다소 여유롭게 본선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5지역 모두 상대 당, 상대 후보의 상황이 꼬여있고 녹녹치 않기에 더욱 그렇다.

통합당 이장우 의원이 있는 동구는 상대 당에서 영입을 하려던 2명의 장관, 청와대출신 유력 공직자들이 출마고사 또는 불출마선언을 한지라 젊은 정치신인들의 각축전이 되었다. 노련한 이 의원의 시름이 줄어들 법하다.

통합당 정용기 의원이 있는 대덕구는 상대당의 최근 전략공천 지정요청으로 시끄럽다. 기존 표밭을 누비던 예비후보들의 전략공천 거부움직임이 거세고 혹여나 민심이반으로 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어떻게 되든 그 여파는 정 의원에겐 '땡큐'다.

강영환 정치평론가
강영환 정치평론가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6선에 도전하는 서구갑은 상대당 후보가 5명이나 된다. 그 중 박 의원에 연속으로 패한 이영규 후보가 5번째 만에 공천장을 거머쥘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다. 상대 당 5명의 치열한 신경전을 박 의원은 멀찌감치 지켜보며 제 할일만 하고 있으면 될 일이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있는 서구을은 일찌감치 상대후보가 양홍규 예비후보로 결정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보수통합의 여파로 변수가 생길 듯 하다. 어느 여론 조사결과를 보니 상대 당 두 후보간 격차가 꽤 벌어져 있었으나 정치는 모를 일이다. 박 의원은 새롭게 조성될 가능성이 있는 상대당 내부대결이 반가울 듯하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있는 유성갑은 일찌감치 강력한 후보였던 박성효 대전시장이 후배정치인들에게 길을 비켜준 관계로 꽃길을 걷고 있었다. 이 지역은 대덕구와는 반대로 상대당의 전략공천 성사여부가 관심거리다. 그 결과에 따라 조의원의 걸음걸이 속도는 결정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명의 현역의원에게 유권자들의 관심이 가지 않는다. 이는 현역 의원에겐 나쁠 것이 없다. 

여론조사를 하면 통상 ‘이번 총선이 현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인지, 정부의 발목을 잡는 야당을 심판하는 선거인지’를 묻는다. 또한 ‘국회의원은 국가정책을 제대로 끌어가는 활동이 중요한지,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활동이 중요한지’를 묻는다. 

선거라면, 도전하는 후보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챔피언인 현역의원들은 이 의문에 답하며 때로는 역공격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 참여하며 유권자들은 챔피언과 도전자의 지금까지 한 일과 능력, 양심과 도덕성, 그리고 우리 지역에 가져올 비전과 계획을  평가하며 표를 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런 질문과 대답, 그리고 유권자의 평가에 현역의원들은 현재 멀찌감치 피해있다. 선거는 TV와 스마트폰 속 뉴스에서만 진행되지, 실제 유권자가 있는 지역현장에서 진행되지는 않는 듯하다.

게다가 한참 이름을 알려야 하는 예비후보 도전자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선거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여러모로 현역의원, 특히 다섯의 현역의원들만 다행이다. 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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