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환의 정치 톺아보기]

정부세종청사 인근 모습. 자료사진.
정부세종청사 인근 모습. 자료사진.

세종시는 ‘세종시 이름’으로 두 번의 총선을 치렀다. 그 때마다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 선거구가 되었다. 

2012년 선거에선 심대평 전 충남지사와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두 거목이 붙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2016년엔 거대정당 후보 간 대결보단 공천탈락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대표의 생사 여부로 관심이 모아졌다. 물론 두 번의 선거 모두 이해찬 대표가 꽃다발을 안았다.

세종시는 2020년에도 정치적 관심을 끄는 지역이 될까? 우선 선거구 분구문제가 관심을 끈다. 인구가 30만이 넘어 분구가 되어야 한다. 세종시 분구 문제는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문제와 함께 충청지역 최대현안이다. 

세종시가 분구가 된다면 여야, 거대양당 기준으로 4명의 후보들이 남과 북으로 나뉘어 각각 2명이 붙는다. 다른 군소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뛸 수는 있겠으나 일단 논외로 한다.

이 지역과 관련된 거목 두 명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해찬 대표와 이완구 전 총리다. 지역여론으로 거론이 되었던 이낙연, 황교안 전 총리 역시 동시에 종로출마로 종로대전을 펼친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 청와대 정책실장과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양극의 정치를 경험한 김병준 씨가 세종시 출마를 예고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는 앞서 언급한 이들에 비해  떨어질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도 정치적 비중은 큰 인물이다. 

필자는 여야 모두 비중 있는 유명 인물들이 세종시에 출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종선거는 단순한 지역구 선거가 아니다. 현재까지 두 번의 선거처럼 전국적 관심을 이어가야 한다. 전국적 관심을 끌려면 정치적 비중이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3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첫째,  국가적인 문제(National Agenda)로 행정수도의 완성을 일굴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본원이든 분원이든 어떤 형태로라도 청와대와 국회를 끌어와야 한다. 대한민국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들이 안내려오면 행정수도라 말할 수 없다. 이 임무를 반드시 해내야한다.

강영환 정치평론가
강영환 정치평론가

둘째, 세종시 자체 지역의 문제(Local Agenda)다. 세종시는 행정타운과 아파트기 밀집된 남쪽권역과 재래상권과 토착주민이 살고 있는 구도심(연기군 등)의 북쪽권역이 명확하게 나눠진 지역이다. 따라서 정치적 힘이 되었든 최고역량을 지닌 전문성이 되었든 불균형을 극복해 지역균형발전을 일굴 수 있는 능력자가 나서야 한다. 

사실 남쪽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기에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특별히 많은 일이 주어질 것 같지는 않다. 정부는 북쪽엔 별 관심이 없다. 국회의원이 할 일이 많다. 그리고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도시 균형발전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는 권역의 문제(Regional Agenda)이다. 즉 충청권역을 연결하고 충청을 대표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조치원을 중심으로 세종시 북쪽은 충청의 한 가운데다. 대전과 천안, 그리고 다소는 이질적이지만 청주의 3개 큰 도시가 이루는 트라이앵글의 중심에 있다. KTX 이전 시절엔 기차가 반드시 서고, 국도1호선 길을 달리며 충청민심이 흐르는 곳이다. 

그런데 김종필 전 총리, 심대평 전 지사, 이완구 전 총리, 안희정 전 지사로 이이지는 충청을 대표할만한, 충청의 일을 선도적으로 끌어갈만한 마땅한 리더가 없다. 

사실 나는 이런 면에서 이해찬 대표와 이완구 전 총리의 불출마가 아쉽다. 이들은 세종 북쪽에 출마해 충청인으로서 충청민심을 보듬고 충청선거를 끌어가야 했었다. 세대교체와 냬부 권력관계라는 중앙정치의 시각 틀에 갇혀 충청을 보는 시각이 빛을 발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이런 면에서 4명의 여야후보는 충청민심을 끌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갖춘 분들이어야 한다. 

세종선거를 보는 중앙의 눈은 첫째 국가적 문제에 쏠려 있다. 그러나 나는 다른 두개의 문제에 주목한다.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일은 둘째 세종시의 균형발전 문제다. 그리고 충청 선거의 눈으로 본다면 그 어떤 거목이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충청 선거를 진두지휘할 만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분구가 된다면 남쪽보다는 세종북쪽에 누가 후보가 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다른 거목이 보이지 않는 지금,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에겐 북쪽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도 리더십을 갖춘 강력한 후보를 내세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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