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13일 김명수 공주교대 교수협의회장(왼쪽)과 위혁준 공주교대 총학생회장이 항의문을 들고 교육부로 가고 있는 모습.
사진은 지난 13일 김명수 공주교대 교수협의회장(왼쪽)과 위혁준 공주교대 총학생회장이 항의문을 들고 교육부로 가고 있는 모습.

공주교육대와 충남대총장으로 선출된 사람들이 대통령의 임명을 받지 못하면서 총장 공석상태를 맞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 데도 교육부가 임명제청을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는 데 따른 것이어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공주교대는 이명주 교수가 임용을 받지 못하면서 공주교대는 지난 6일부터 총장 공석 상태에 들어갔고, 충남대는 이진숙 교수가 1순위 후보로 선출됐으나 현 총장 임기 만료일이 17일이어서 총장 공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주교대는 지난해 9월 이 대학 교수와 학생 직원이 참여한 직선제 투표에서 학생 82%를 포함해 학내 구성원 66.4%를 얻은 이 대학 이명주 교수를 1순위로 교육부에 추천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 6일 이명주 후보자를 임용 제청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총장 후보자를 재선정해달라고 공주교대에 통보했다. 교육부는 제청 거부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 후보의 양성우 변호사에 따르면 2008년 대전시교육감선거 출마 때 저서를 나눠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가, 더구나 12년 전 일이 거부 사유라면 물러나야 할 장차관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양 변호사는 “교육부가 밝힌 사유는 정부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위해 제시하고 있는 7대원칙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의 인사검증 7대원칙은 병역기피 세금탈루 불법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부정 음주운전 성범죄 등이다. 양 변호사의 말대로 이 후보자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으면서도 임용받지 못할 정도면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애초에 총장선거 출마 자격조차 얻기 어려운 중대 범죄전력이 있다면 공개되어야 마땅하다.

교육부, 공주교대 총장 후보자 임용 제청 거부 사유 공개해야

공주교대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에서도 중대 범죄자를 대학총장으로 앉히는 데 찬성할 수 없다. 이 후보자가 막중한 대학총장 자리를 맡겠다고 나선 이상 자신의 범죄 전력조차 숨길 권리는 없다고 본다. 만약 인사검증 7대원칙에도 문제가 없고, 중대범죄가 아닌 데도 교육부가 이 후보를 거부한 것이라면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각에선 이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 때 좌편향 국정교과서를 비판했던 전력을 문제삼은 것 아닌가 의심한다. 교육부는 국정교과서와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교육부는 납득할 만한 제청거부 사유를 밝혀야 한다.

이명주 후보자는 공주교대 교수와 학생 직원 등 대학 구성원이 정상적 절차에 따라 뽑힌 총장 후보자다. 교육부가 명백한 결격 사유도 밝히지 않고 임용을 거부하는 것은 대학 구성원들의 결정을 무시하는 것이고 대학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처사다. 공주교대 학생회는 “이번 선거는 학생, 교직원들의 노력으로 이뤄낸 우리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최초의 총장선거”라며 “교육부의 임용 거부로) 민주주의 꽃인 선거가 허상에 불과함을 보여줬으니 우리 예비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아직 이 정도 불과하다는 것을 가르쳐야만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현 충남대총장 임기는 17일 오늘까지인데 아직 교육부의 통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 충대 총장도 공석 상태가 피할 수 없게 됐다. 충남대는 구성원의 직접선거로 이진숙 교수를 1순위 후보, 김영상 교수를 2순위 후보로 선출, 지난 달 14일 교육부에 추천했으나 교육부의 검증 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 과정이 정말 늦어지고 있는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공주교대총장 후보자에 대한 교육부의 거부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남대총장 임명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주교대와 충남대 총장 후보자들은 모두 학내 구성원들이 적법하고 정당하게 선출된 사람들이다. 총장이 될 수 없는 명백하고 중대한 이유가 없다면 정부는 대학 구성원은 물론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대학 구성원들의 뜻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교육부의 임용 제청 거부와 지체가 대학 구성원들 뜻이 아닌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라면 이거야말로 권력이 대학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다. 대학 구성원들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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